소설 화이트 앨범2, 눈이 자아내는 선율
- 문화/라이트 노벨
- 2015. 5. 23.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WHITE ALBUM2, 눈이 자아내는 선율
누군가 나한테 가장 재미있게 읽은 라이트 노벨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시리즈입니다."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작품은 또 뭐가 있냐고 묻는다면, "<소드 아트 온라인>의 시리즈를 좋아합니다!"이라고 당당히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재미있게 본 라이트 노벨'이 아니라 '가장 가슴 속에 남은 라이트 노벨은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내 대답은 앞의 두 작품이 아니라 "제가 평생 가슴 속에서 기억할 라이트 노벨은 바로 <WHITE ALBUM2> 입니다."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에게 둘도 없는 작품이라면서….
내가 <WHITE ALBUM2>를 알게 된 것은 애니메이션이 최초였다. 애니메이션을 본 이후 나는 정말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이 작품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고, 당시 일본에서 라이트 노벨(소설)로 발매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일본어 원서를 구매해서 책을 읽어보았었다.
화이트 앨범2 5권, ⓒ미우
<화이트 앨범2>를 소설로 읽기 전에는 블로그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면서 게임으로 읽을 수 있는 <화이트 앨범2>의 다른 엔딩을 찾아서 읽어보았었는데, 모든 이야기가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좋았다. 쉽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나는 감동했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를 전부 읽었다.
그리고 부족한 일본어 실력을 갖추고도 갖은 애를 쓰면서 일본어 원서를 3권부터 6권을 다 읽었고, 읽는 그 시간은 아마 내가 가장 책을 읽는 데에 열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라이트 노벨 이외에 많은 책을 읽지만, 아마 그때만큼 내가 책을 읽는 데에 열중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소설 <화이트 앨범2> 시리즈는 그랬다. 누가 보면 바. 보 같은 생각이지만, 나는 이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 오늘을 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소설 <화이트 앨범2> 시리즈는 과거에도 없었고, 분명 앞으로도 없을 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소용돌이칠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화이트 앨범2 1권, ⓒ미우
그리고 나는 새로 나오는 라이트 노벨 목록을 살펴보다 일본어 원서로 읽은 이 소설이 한국에 정식으로 번역되어 발매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록 일본어 원서로 책을 다 읽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아 띄엄띄엄 넘어간 부분을 한글로 다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환호성을 질렀었다.
무엇보다 소설 <WHITE ALBUM2>의 1권과 2권은 구매하지 않고, 바로 3권부터 읽었던 탓에 그 이야기가 정말 궁금했다. 여러 5월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이 작품을 먼저 읽지 않은 이유는 오직 하나다. 작품이 주는 여운을 깊게, 그리고 길게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읽은 소설 <WHITE ALBUM2> 1권과 2권 두 권의 이야기는 더할 나위 없이 지금의 나를 가장 만족하게 해준 소설이었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에 내 머릿속에서는 <WHITE ALBUM>이 재생되었고,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장면과 이미 소설로 읽은 장면, 그리고 게임의 여러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화이트 앨범2 2권, ⓒ미우
그런 감정으로 읽은 소설 <화이트 앨범2>는 어떤 라이트 노벨보다 몰입해서 읽었고, 이야기 하나하나에서 읽을 수 있는 세세한 감정 묘사는 역시 슬픈 아름다움이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었던 하루키와 카즈사, 세츠나가 서로에 대해 그리는 마음은 내내 나도 모르게 신음을 내게 했다.
그 정도로 나는 집중해서, 빠르게, 그러면서도 아파하거나 괴로워하면서 책을 읽었다. 이렇게 사람을 몰입하게 할 수 있는 책이, 이렇게 아파하거나 괴로워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과연 내가 평생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을까? <화이트 앨범2>는 절대 내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작품이었다.
이야기의 어느 부분을 내가 인용하지 않는 이유는, 꼭 책을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정말 애니메이션 <화이트 앨범2>만 보았다면, 꼭 책을 읽어보자. 내일 자살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자살하기 전에 꼭 이 책은 읽어야 한다. 그러면 3권이 읽고 싶어서 결코 자살은 생각하지 않게 될 테니까.
화이트 앨범2 2권, ⓒ미우
우스운 소리지만, 이렇게 나는 소설 <WHITE ALBUM2>를 읽었다. 앞으로도 몇 번이나 읽을 것 같다. 지금 열심히 레슨을 받으면서 하는 피아노는 'WHITE ALBUM'과 'Powder Snow' 두 곡을 완벽히 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실력이 너무 부족하지만, 조금씩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내 곁에 내 피아노에 음을 맞추며 지적해주는 토우마 카즈사가 있고, 노래를 부르면서 힘을 주는 세츠나가 있다면… 나는 좀 더 멋진 내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뭐, 이게 얼마나 바보 같은 망상인지 잘 알고 있다. 정말 나도 글러먹은 인간인 것 같다. 아하하.
어쨌든, 소설 <WHITE ALBUM2>는 커다란 울림을 준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이상으로 아픔을 느끼면서 괴로워하고, 그러면서도 뒷장을 넘길 수밖에 없게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애니메이션만 보고 아직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내일 죽더라도 소설은 꼭!
화이트 앨범2 2권, ⓒ미우
오늘 소설 <화이트 앨범2>의 1권과 2권 '눈이 자아내는 선율' 감상 후기는 여기서 끝을 맺어야 할 것 같다. 새롭게 생긴 출판사 '컬쳐팩토리'에서 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 시장은 순조롭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꼭 독자가 늘었으면 좋겠다.
NT노벨에서 연재되던 만화·애니메이션 잡지 <뉴타입> 시리즈가 막을 내리게 된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일본과 한국의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 문화의 교류가 늘어나서, 카도카와 서점이 직접 들어와서! 꼭 대단한 일상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그럼, 얼굴부터 뼛속 깊은 곳까지 오타쿠였던 나의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막을 내린다. <화이트 앨범2>의 IC를 읽을 수 있는 1권과 2권. 앞으로도 꾸준히 가슴 속에 남아 아픔을 느끼게 해주면서도 책을 읽는 즐거움을 주는 이 이야기를,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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