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앨범2 4권, 세츠나 다시 노래하다
- 문화/라이트 노벨
- 2014. 10. 3.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WHITE ALBUM2 4권, 3년 전으로
9월 신작 라이트 노벨을 전부 다 읽고, 10월 신작 라이트 노벨이 오기 전까지 공백 기간 동안 다시 책장에 놓여 있는 《화이트 앨범2》 소설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일본어 실력이 늘어감과 동시에 책을 읽는 데에 익숙해지면서 하루에 1권은 읽을 수 있게 되면서 탄력이 붙어 이전보다 더 빨리 책을 읽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또 혼자 울먹였다.
솔직히 정말 《화이트 앨범2》 소설 시리즈는 국내에도 정식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면 하는데, 왜 아직도 안 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낙제 기사의 영웅담》은 정식 발매가 되고 있는데, 같은 GA문고 작품인 이 시리즈는 왜 안 되는 걸까? 설마 이 대단한 인기를 가지고 있는 작품의 수요 시장을 예측하지 못했을 리는 없을 텐데….
뭐, 나는 일본어로 읽을 수 있으니 딱히 상관은 없다. 일본어로 읽으면서 조금씩 막히는 부분을 가끔 만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냥 한국어로 읽는 것과 똑같으니까. 어쨌든, 그렇게 읽은 《WHTIE ALBUM2 3권》은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좋았다. 책을 읽는 동안 '역시 일본어를 공부하는 건 정답이었어' 같은 생각은 물론, 읽는 내내 정말 몰입할 수 있었다.
화이트 앨범2 4권, ⓒ미우
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화이트 앨범2 4권》의 표지이다. 위 표지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은 서브 히로인 코하루, 마리, 치아키 세 명의 소녀인데… 이 인물들이 여기에 등장하는 이유는 이번 4권이 CC의 마지막 권이기 때문이다. 5권부터 CODA 루트로 들어가고, CC에서는 이들이 등장하는 CC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뭐, CODA 부분에서 조금 언급이 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WHITE ALBUM2 4권》은 카즈사의 근황을 시작으로 해서 하루키가 세츠나와 이브 밤을 엉망으로 보낸 이후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하루키는 세츠나에게 미안해하면서 정말 최악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를 일으켜 세워준 건 다른 누구도 아니라 서브 히로인들이었다. 마리의 전화로 다시 일어선 하루키는 치아키의 위로, 코하루의 설교 타임을 통해 달려나갈 준비를 한다.
그리고 이 사이에서 무거운 기분으로 읽은 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카즈사의 이야기다. 토우마 요코의 신년 콘서트를 위해 일본으로 방문한 토우마 카즈사는 요코의 콘서트 한자리에 앉아있는다. 그런데 그 옆자리는 계속 비어있었는데, 그 자리는 요코가 하루키를 위해 준비했던 자리였다. 앙상블의 인터뷰를 보고 그에게 요코가 표를 보냈지만, 하루키는 오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왔었다. 공연장 바로 앞까지 왔다가 돌아갔는데, 나중에 카즈사가 밖으로 나와서 하루키가 버린 그 표를 줍게 된다. 물론, 카즈사는 공연장 앞까지 온 인물이 하루키라는 사실을 모른다. 그건 요코가 비밀로 준비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새해를 알리는 종이 울릴 때, 카즈사는 하루키를 떠올리면서 들리지 않을 새해 인사를 건네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가, 이 소리……정말 일본이구나."
오랫동안 귀로 듣지 못한 종소리에 카즈사는 눈을 스르르 감았다.
"……잘, 지내고 있어?"
그리고 중얼거린다.
어둠 속에서, 결코 닿지 않을 목소리를, 입으로 내었다.
"새해 복 많이 받아. 올해도 잘 부탁해."
그리고 천천히 눈을 떴다.
"……더는 만날 일은 없겠지만, 말이야." (p88)
《화이트 앨범2》 소설은 CC 노멀 엔딩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올렸던 글에서 이야기했던 '대사'를 통해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추가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어 비록 원작 게임을 모두 클리어했어도 책을 읽는 데에는 지루함이 없을 거다. 뭐, 나는 게임을 하지 않았기에(비록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훌쩍이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하루키의 시점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세츠나의 시점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카즈시의 시점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여전히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비록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책에서 읽을 수 있던 서브 히로인 마리의 모에부터 시작해서 치아키의 '닿지 않는 사랑' 연극에 대한 이야기, 토모의 고군분투 등의 모습은 정말 소중했다. 읽는 한순간이 너무 소중했다.
서브 히로인의 엔딩이 각각 나는 부분은 책에서만 읽을 수 있는 장점이다. 이들의 이야기로도 책이 나오면 좋겠지만, 아마 그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아아, 정말… 《화이트 앨범2》는 내가 보고, 읽은 작품 중에서 정말 어떤 작품보다 가장 먼저 선택하게 될 것 같은 작품이다. 한 번 읽어도, 두 번 읽어도 절대 질리지 않는다. 아프면서도 계속 읽게 되는, 화내면서도 응원하게 된다.
《WHITE ALBUM2 4권》은 세츠나가 하루키와 함께 크리스마스 무대에서 노래하는 데에 성공하고, 마침내 하루키와 세츠나가 맺어지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그들은 행복한 나날을, 아니, 미래를 꿈꾸면서 두 손을 마주 잡는다. 하지만 둘의 행복은 한순간에 조금씩 다시 어긋나기 시작한다. 곧. 4권 마지막에 읽을 수 있었던 카즈사와 하루키의 재회를 통해. 여기가 CODA 시작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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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만이 아니었다. 《화이트 앨범2 4권》에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이야기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코하루의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짧게 읽어볼 수 있었던 거다! CC 루트 부분 중에서 코하루 루트는 코하루가 호죠대가 아닌 다른 곳의 수험을 치고, 합격하면서 끝을 맺었었는데… 책에서 읽어볼 수 있던 추가 에피소드는 코하루가 하루키가 일하는 편집부에 아르바이트로 들어오는 이야기다.
이미 '들어왔지만', 코하루가 하루키의 직장 멤버 사이에서 열심히 이야기하는 모습을 정말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특히 앙상블 취재로 하루키를 유럽에 보내서 토우마 오쿄와 그 딸을 만나게 할 예정이라는 것을 들은 코하루는 막 울음을 터뜨리는데, 이 부분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나도 울었다. 아아, 우리 가엾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코하루! 하루키 이 부러운 녀석-!!!
이 추가 에피소드는 책을 읽는 재미에 더 크게 해주었다. 역시 마리도 좋지만, 코하루도 정말 좋은 히로인이다. 언젠가 이런 히로인을 현실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꿈에서나 하도록 하자. 코하루, 코하루, 코하루…. 포니테일의 귀여운 소녀의 이야기가 담긴 추가 에피소드를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 정식 발매가 된다면!)
그럼, 여기서 소설 《화이트 앨범2 4권》 감상 후기를 마친다. 여기서 CC 루트가 끝을 맺었고, 5권부터는 CODA 루트가 시작한다. 과연, 어떤 결말일지 기다려진다. 최종권 6권까지 앞으로 두 권이 남아있다. 10월 신작 라이트 노벨이 도착하면, 그 작품을 먼저 읽겠지만… 그 이전에 먼저 남은 두 권을 다 읽을 수 있도록 힘내겠다! 아자! 내가 살아가는 의미는 이것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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