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7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22. 7. 23. 17:46
<리제로 26권>을 읽고 글을 쓴 다음 곧바로 라이트 노벨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7권>을 읽을 계획이었지만, 도중에 여러 일이 있어서 책을 읽지 못하다고 오는 7월 23일(토)을 맞아서 마침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리제로 27권>은 지난 26권과 비교를 한다면 전개가 상당히 빨랐기 때문에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전개가 빠르다는 것은 사건이 빠르게 전개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주인공 나츠키 스바루가 사망귀환을 하는 타이밍이 굉장히 짧다는 뜻이기도 하다. 라이트 노벨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7권>에서 읽어볼 수 있는 한 장면을 옮겨 본다면 다음과 같다.
무심코 자신의 얼굴에 손을 짚은 스바루는 핏기가 가신 얼굴의 차가움과 그 차가움이 느껴지는 두 손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안도와 공포로 감정이 어지러워졌다.
시간으로 따져 보면 스바루의 신상에 일어난 사건은 불과 20분쯤 사이에 있던 일이다.
그 20분간에, 스바루는 이미 다섯 번이나 목숨을 잃었다.
플레아데스 감시탑의 최종국면, 그때도 승산을 찾아내기 위해서 15회 이상이나 '죽음'의 경험을 거듭했지만, 그것은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것이, 이번에는 없다.
쌓인 나츠기 스바루의 시체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는 실감에 이르지 못한다. (본문 140)
스바루의 독백 그대로 스바루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 죽음을 반복하고 있었다. 처음 플레아데스 감시탑에 들어갈 때도 탑에서 스바루 일행을 노리는 레이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빠른 죽음을 반복했지만, 그때는 율리우스를 비롯해 에밀리아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스바루의 곁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바루는 믿고 의지할 수 없는 동료가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도움을 받은 상인 플롭까지 같은 사건에 휘말리는 처지라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 이유는 스바루가 생각 없이 '나는 렘과 함께 돌아가겠다'며 슈드라크의 숲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도시인 괴랄로 발을 들인 탓이었다.
그 도시에는 슈드라크 숲에서 슈드라크의 민족에게 패배한 제국군의 잔당이 본진과 합류해 있었다. 스바루는 이 당연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채 괴랄로 들어갔다가 정말 괴랄스럽게 죽음을 반복하며 '어쩌지, 어쩌지, 도대체 뭐야!'라며 당황했다. 우리 주인공 스바루는 그 오랜 경험을 하고도 아직 너무나 미숙했던 거다.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7권>을 읽어 본다면 아벨이 그런 스바루의 모습을 콕 집어서 지적한다.
"대답해, 개자식아. 왜 우리를……."
"쓸데없는 수고를 덜었을 뿐이다."
"쓸데없는 수고……?"
물어뜯을 듯한 스바루의 서슬에 아벨은 탄식과 구별이 가지 않는 소리로 말했다.
그 대답에 스바루가 눈을 깜빡이자, 아벨은 느릿하게 집회장의 바닥을 손으로 문질러 손바닥에 메마른 흙을 건져 올렸다.
"네놈 같은 작자는, 현자의 충고보다 우자인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을 중시하지. 내 입으로 무엇을 설명하는 것보다 떨어지는 거센 빗방울이 효과가 있다."
"―――."
"덕분에 통감했을 테지. ――네놈들에게 도망칠 곳은 없다고." (본문 176)
그렇다. 스바루만 아니라 대체로 많은 사람이 항상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주 실수를 반복한다. 그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사람은 비로소 타인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서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분하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해낼 수 있게 된다.
스바루는 그동안의 모험을 통해서 간간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본질은 바뀌지 못해 여전히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다가 낭패를 본 이후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친다. 그게 바로 이 라이트 노벨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시리즈의 주인공 나츠키 스바루다.
그중에서는 정말 좌절해 모든 것을 손에 놓았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스바루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한 사람인 렘이 이번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7권>에서도 다시금 스바루를 세워주면서 그가 앞을 향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기억을 되찾지 않은 상태에서 스바루를 견제하면서도 그를 지지해주는 렘은 정말 천사였다.
렘 덕분에 다시금 고개를 들어 올린 스바루는 아벨이 계획하고 있는 도시 괴랄 함락 작전에서 무혈입성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수단을 마련한다. 그 수단은 '밝히는 남자에게는 여자 자객이 복병이다'라는 것을 실천한 작전으로, 해당 작전을 준비하는 과정과 마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스바루의 모습은 여러모로 놀라웠다.
지난 첨탑에서 일어난 사건과 비교를 한다면 다소 맥이 빠지는 전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7권>에서 도시 괴랄의 군사를 이끌고 있는 지휘관을 무릎 꿇게 하는 스바루의 작전은 아주 기발하고 재밌었다. 아마 <리제로 27권>을 책으로 읽으면서 많은 사람이 웃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7권>은 그렇게 스바루의 작전으로 지휘관의 항복을 받아낸 덕분에 모든 것이 스바루가 계획한 '무혈입성'이 이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지 못한 제국의 강자 서열 제2위가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갈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바로, 그때 스바루의 앞에 등장한 인물은…! 오오!
책을 읽으면서 해당 장면을 묘사한 글과 첨부된 일러스트를 보았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다행히 일찌감치 국내에 정식 발매된 라이트 노벨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8권>이 바로 곁에 있어, 이 글을 다 적은 이후 저녁을 먹거나 간단한 일을 한 이후 곧바로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8권>을 읽을 예정이다.
과연, 이 제국 편은 어떻게 되는 걸까? 스바루 앞에 나타난 그를 구원해줄 인물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그 비밀은 라이트 노벨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8권>에서 모두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리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7권>의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책을 읽어보면서 하나하나 다 확인해보도록 하자!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