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년증녀 1권 후기, 니시오 이신 최신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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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증년증녀 1권, 신종병에 걸린 소년소녀 이야기


 내가 처음 니시오 이신의 작품을 만난 건 <바케모노가타리(괴물이야기)>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서다. 우연히 애니메이션을 보고 난 이후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와 전개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흔히 말하는 <모노가타리(이야기)> 시리즈를 모조리 다 사서 읽거나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팬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나온 니시오 이신의 새로운 작품, 만화 <증년증녀> 시리즈. 처음 제목만 읽었을 때는 도저히 어떤 작품인지 알 수 없었는데, 책을 넘기고 얼마 있지 않아 알 수 있었던 작품의 세계관은 너무나 멋졌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상상하고 이야기를 그릴 수 있었는지 너무나 놀라웠다.


 <증년증녀 1권>의 표지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의 두 주인공은 딱 보기에도 분위기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소녀는 무척 밝고 천진난만해 보이고, 소년은 너무나 초췌해 보인다. 더욱이 눈에 깃든 것도 ‘즐거움’과 ‘분노’ 같은 감정이 완전히 대비된 느낌이다. 표지만 봤을 때부터 딱 느낌이 왔다.


 실제로 책을 읽었을 때도 두 주인공은 서로 상반된 성격과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소년은 남에게 멸시받는 것을 좋아하고, 삶을 살고자 하는 의욕이 조금도 없었다. 소년은 자신이 걸린 특이한 병이 12살에 죽는 병이라는 걸 알았을 때도 속으로 환호했다.


 ‘비정상적이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소년이다. 이런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니시오 이신은 작품을 통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건지 쉽게 예측할 수가 없다. 삶에 한 줌의 미련조차 갖고 있지 않은 듯한 소년이 정반대의 소녀를 만나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바뀌길 바라는 걸까?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증년증녀 1권>의 주인공 두 소년 소녀가 앓고 있는 병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두 소년 소녀가 앓고 있는 병은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얼굴과 말이 검게 칠해져 보이는 병이다. 정확히는 ‘개성’이라는 것을 가진 존재와 단어를 인식할 수 없는 병이다.


 소년은 주변 사람의 얼굴이 모두 검게 칠해져 보이고, 소녀는 주변 사람의 얼굴이 모두 천과 단추로 보인다. 서로 다른 사람의 얼굴과 고유 명사를 인식할 수 없는 소년과 소녀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서로의 얼굴은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노이즈가 낀 듯한 대화가 아닌 진짜 대화도 가능했다.


 처음 자신이 이 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 소년은 12살이 되기 전에 죽을 수 있다고 속으로 환호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멸시한 사람들이 자신을 통해 병을 연구한 결과로 ‘날 멸시하던 그 무개성들의 무개성한 자식들이 내 덕분에 목숨을 건질 것이다.’라며 통쾌해했다. 그런데 그에게 전환점이 찾아온다.


 그토록 바라던 이상적인 죽음 앞에서 자신보다 더 각광을 받으며 죽을 수 있는 소녀가 등장한 것이다. 자신과 달리 모든 게 빛나 보이는 소녀가 자신보다 먼저 죽는다면, 자신은 찬밥 신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 소년은 소녀를 죽이려 소녀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소년은 소녀에게 계속 휘둘려지기만 한다.




 <증년증녀 1권>에서 볼 수 있는 소녀도 사실 그냥 멀쩡한 소녀는 아닌 듯했다. 그녀는 “내가 이 큐트한 소년을 죽여버리지 않게.”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도대체 소녀의 안에는 무엇이 잠들어 있는지 궁금했다. 소녀의 부모님은 아빠가 살인귀고, 엄마는 방화마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비밀이 있을까?


 소녀와 소년이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연구진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수상쩍은 냄새를 슬슬 풍기기 시작한다. 특히 소년이 소녀를 죽이고 싶어 한다는 걸 눈치챈 ‘독’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밝힌 인물과 그 인물 뒤에 있는 ‘선생’이라는 인물의 정체와 꿍꿍이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다.


 그러한 미스터리를 잔뜩 남긴 채 만화 <증년증녀 1권>의 이야기는 끝을 맺었다. 과연 다음 <증년증녀 2권>에서는 어떤 에피소드가 기다리고 있을까? 니시오 이신의 최신작, 니시오 이신의 독특한 세계관과 이야기가 일품인 만화 <증년증녀>.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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