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타임 2권, 뛰어가는 타다 반리와 카가 코코
- 문화/라이트 노벨
- 2013. 10. 13.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리뷰] 골든 타임 2권, 뛰어가는 타다 반리와 카가 코코
1권에 이어서 바로 읽은 뒤에 감상 후기를 쓰고 있는 '골든 타임 2권'이다. 이번 2권은 1권보다 조금 내용이 복잡했지만, 그래도 잘 따라가면서 작품이 지닌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1권에서 너무 큰 사건이 연이어 터졌고, 2권에서도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이야기 때문에 꽤 머리가 복잡했다. 더욱이 남주인공 타다 반리가 가진 복잡한 심경을 잘 그려내면서 그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던 나도 함께 또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여러모로 참 어려웠다. 그럼에도 '골든 타임 2권'은 시간을 투자해서, 돈을 투자해서 읽을 만한 재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골든 타임 2권, ⓒ미우
'대답은 YES'라는 말을 부제로 가지고 있는 '골든 타임 2권'의 처음 시작은 복잡하면서도 재미있는 시작이었다. 책을 읽어보면 '대답은 YES'라는 부제가 왜 선택되었는지 잘 알 수 있다. '골든 타임 1권'에서 읽을 수 있었던 타다 반리와 린다의 과거 이야기. 그 고민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반리라는 남주인공의 복잡함. 그리고 자신이 고백한 여성 카가 코코와의 관계에서도 복잡함. 정말 그 모든 이야기가 한 곳에 뒤섞여 하모니를 이룬다. 말이 하모니이지… 불협화음이 모인 것과 같다. 그래도 웃으며 읽을 수 있었던 건 뒷이야기에 대한 기대감과 작품이 가진 재미 덕분이다.
"어머! 어머! 어머!"
그리고 손을 활짝 펼치고 시간을 들여 고개를 한껏 기울이더니 이윽고 놀란 표정에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얼굴로 바꾼 후 활짝 웃으며 동작을 멈추었다.
약간 허리를 굽힌 채 큰 보폭으로 터벅터벅, 망설임 없이 반리의 눈앞을 향해 똑바로 걸어왔다.
"타다 아니니!"
네, 타다입니다만―그대로 꽉 끌어안는다. 윽! 깜짝 놀라는 그를 무시하고 입술은 닿지 않도록 볼에 얼굴을 대더니 좌우로 "쪽! 쪽!" 키스를 퍼붓는다.
외, 외국인이다….
반리는 아연실색해 할 말도 잊고 물러나 만족스러운 듯 웃는 코코의 얼굴을 보았다. 이 사람은 보통 외국인이 아니다. 한껏 흥분한 외국인이다. … 이하 생략 (p43)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정말 웃음이 터졌다. '뭐야!?'라는 말도 입에서 저절로 나왔다. 자세한 상황은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도 마지막 부분에 가면 이 부분을 볼 수 있을 듯한데, 그 부분도 꽤 기대된다. 아니, 애니메이션은 지금도 원작과 조금 다르게 방향을 틀어서 가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보지 않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런 사건과 함께 카카 코코와 타다 반리는 이번 2권에서도 사건의 중심에 서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 이야기에서 여러 사건에 부딪히게 되는데, 여기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이번 '골든 타임 2권'의 주제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린다와의 일은 이번 2권에서 해결되지 않았다. 물이 조금씩 새고 있던 수도꼭지를 이번 2권에서는 조금 더 세게 틀어 물이 더 잘 나오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그 정도의 느낌이다. 그리고 그만큼 또 반리는 코코와 거리를 좁힐 기회를 맞이했는데, 2권의 마지막은 꽤 좋은 모습으로 끝을 맺을 수 있었다. 아아, '골든 타임 3권'에서 읽을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또 어떤 이야기일까. 정말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내가 개인적으로 안고 있는 상처 때문에 혼자 힘들게 아파했던 그 순간의 느낌과 비슷한 남주 타다 반리의 독백이 있어 그 부분을 남긴다. 이 부분은 단순히 '라이트 노벨'의 일부분이지만, 사람에 의한 상처 때문에 너무 아파했던…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는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라면 꽤 무거운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게는 아무도 잡아줬던 사람이 한 번도 없었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나는 살기를 바랬을 뿐이다. 무의식적으로 멀어지려고 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도 숨 쉬고 있다.)
"…하지만! 노! 라니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반리는 기억을 잃었으니까. 이제 돌아갈 수 없다. 가는 길을 모른다. 설령 몇 번을 돌아본다 해도 거기에 있었을 터인 과거의 자신은 찾을 수 없다.
그러니까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잃어버린 슬픔에 꽉 얽매여 돌아갈 길도 모른 채 우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망치고 도망치고 또 도망친다.
만사를 뿌리치고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그저 달린다. 반리는 지금 그런 곳에 스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또 다음 선택지를 고른다. 살아 있는 한 그런 일의 연속이다.
예스인가?노인가?
눈앞의 길은 육교로 이어져 있다.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그 밑에는 헤아릴 수 없는 차가 지나다닌다. 미쳐버린 듯 빛나는 헤드라이트들의 무리다. 차라리 그대로 내달려 슬픔도, 계속되는 선택도 '전부 무효!'로 하기에도 충분한 높이다. 아니, 설마― 스스로의 생각에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발은 계속 움직였다.
간단할 터였다. 분명히.
괴롭고 힘들어서 숨도 못 쉬겠잖아. 아무리 미안하다 해도 부족하잖아? 슬프고 슬퍼서 견딜 수 없잖아? '그것'을 그만두고 싶으면 달려버려, 그대로. 뛰어버려. 거꾸로.
봐, 저기 빛이 있잖아.
이 몸이 가는 길에는 언제나 새하얗고 강렬한 빛이 입을 딱 벌리고 있다.
골라라.
스스로.
"…그."
예스야? 노야?
"…그건…."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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