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에이티식스 4권 후기

 5월 노블엔진 신작 라이트 노벨로 만난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4권>은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를 가진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아니, 애초에 <86 에이티식스>라는 작품은 황량한, 삭막한 그런 말이 어울리는 무대 위에서 오늘을 살아남아서 내일을 바라보고자 하는 이야기라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늘 읽은 <86 에이티식스 4권>은 다른 편보다 더욱 무거운 공기가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86 에이티식스 4권> 마지막에 그려진 공화국 지하에서 레기온이 시행하고 있는 어떤 행위와 그 결과물은 앞으로 인류가 쉽게 맞설 수가 없는 ‘절망’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86 에이티식스 4권>의 시작은 좀 여유로운 분위기가 있었다. 연방에서 재회한 신과 레나 두 사람만 아니라, 어릴 적에 헤어졌던 신을 쫓았던 아네트를 비롯해서 저마다 사정을 가진 사람들이 어깨동무를 함께 하며 ‘하나의 팀’으로 뭉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에는 분명히 작은 웃음이 있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86 에이티식스 4권>에서 다시 뭉친 에이티식스 부대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인 공화국 북부 탈환 작전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급속도로 달라진다.


 레기온의 침략에 의해서 거의 멸망 직전에 갔음에도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공화국의 하얀 돼지들은 여전히 ‘광신’에 빠져 있었고, 그런 하얀 돼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레나는 신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죄책감에 빠진다. 신과 그 친구들은 괜찮다고 말해도 레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86 에이티식스 4권>에서 레나만큼 또 고민한 인물은 어릴 적에 신과 함께 지냈던 아네트다. 아네트 또한 신에게 사죄하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한다. 그저 “미안하다.”라는 말로서 끝낼 수도 없고, 신은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방향은 어긋났다.


 <86 에이티식스 4권>에서 그런 아네트에게 직설적으로 충고를 하는 프레데리카의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라 무심코 ‘호오.’ 감탄을 흘리고 말았다. 그 말을 일부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모른다는 말을 들었으면 됐겠지. 그다음은 그대 혼자서 정리하는 게 좋을 거다.”

“하지만 사과하지 않으면, 나는—— 전진할 수 없어.”

프레데리카는 살짝 콧웃음을 쳤다. 노골적인 모멸을, 아니, 적의를 담고서.

“전진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돌아갈 수 없다는 거겠지. 그대는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그때의 관계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그대의 죄를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은 게지. ……신에이를 상처 입혔다고 말하면서. 그 상처에는 눈도 주지 않고, 그대 혼자서 편해지고 싶을 뿐이다.”

“…….“

말없이 바라보는 채로 아네트는 굳어버렸다. (본문 117)


 프레데리카의 이 말은 ‘사죄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자신의 얽매고 있는 아네트에게 있어 충격 요법에 가까운 일침이다. 프레데리카의 이 말은 살짝 냉소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아네트가 진짜로 해야 할 행동을 지적해준 말이기도 하다. <86 에이티식스 4권>은 이런 에피소드가 길게 그려져 있다.



 레기온과 싸우기 전에는 신 일행에 죄책감을 껴안고 있는 레나와 아네트의 심리를 그리는 데에 집중하고, 레기온과 싸울 때는 신이 마주한 너무나도 절망적인 상황을 그리는 데에 집중하면서 책을 읽는 독자를 끌어당긴다. 공기가 무거워서 힘들어도 도저히 책을 손에서 떼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86 에이티식스 4권> 마지막에 신이 목격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해 불사신 같아진 신형, 그리고 잡병 레기온도 공화국 침공 당시 손에 넣은 수많은 인간의 뇌로 지능을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 ‘레기온 이라는 적과 맞서야 하는 인류는 더욱 커다란 시련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


 과연 앞으로 신과 레나 일행은 어떻게 되어버리는 걸까? 그리고, 신이 말한 “인간은 어디를 가든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뿐입니다.”라는 말에 침묵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레나는 앞으로 어떻게 신의 곁에 있게 될까? ——그 모든 것이 궁금해지는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4권>이었다.


 오늘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4권> 후기는 여기까지다. 언제 <86 에이티식스 5권>이 나올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노블엔진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매하고 있기에 7월 정도에는 5권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 다시금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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