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빠 1권 후기, 가족애를 그린 만화

[만화책 감상 후기] 나의 아빠 1권, 생판 남인 아버지와 딸의 일상으로 가족애를 그리다


 단란한 가족이라는 건 어떤 형태의 가족인지 종종 상상할 때가 있다. 만화와 라이트 노벨 같은 작품을 읽으면 종종 가족애를 다룬 작품을 만나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라이트 노벨 <슬라임을 잡으면서 300년, 모르는 사이에 레벨 MAX가 되었습니다 5권>도 크게 보면 가족애를 다룬 작품이다.


 이렇게 평온하게 지내는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면 괜스레 ‘현실에서도 이렇게 단란한 가족이 실제로 존재하는 걸까?’는 의문을 품게 된다. 실제로 내 눈으로 보지 못한 건 대체로 믿지 못하는 편이고,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행복한 가족’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가족의 모습은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우리 집은 솔직히 말해서 좋은 가족이 아니었다. 불과 반년 전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했지만, 이혼을 하기 전에도 2011년부터 별거를 한 상태라 딱히 낯설지 않았다. 애초에 2011년부터 ‘아버지’라는 인물과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지금은 오히려 그런 아버지가 있었던 것조차 잊고 지낸다.


 만약 지금 곁에 없는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였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다. 아니, 세간에서 말하는 ‘범죄자’에 가까운 유형으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 아버지였다. 가정폭력, 도박, 횡령, 음주 운전 등 그 죄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절대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어릴 때부터 생각했고, 그런 아버지에게 맞을 때마다 칼로 찔러 죽이는 복수를 몇 번이고 상상하기도 했다. 결국에는 ‘환경’이라는 게 사람을 만드는 법임을 스스로 체감한 셈이다. 만약 내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대체 어떻게 되었을까?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포함한 여러 따뜻한 이야기를 품은 책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고, 오늘도 따뜻한 작품을 읽을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뭉클한 슬픔이 ‘괜찮아. 난 버틸 수 있어.’라며 오늘을 살아가게 해준다. 오늘 만난 만화 <나의 아빠 1권>도 그렇다.





 처음 <나의 아빠 1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그저 평범한 코미디 작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책을 펼치고 읽은 첫 장면이 5만 엔을 가지고 동정을 떼려고 하는 주인공 우에다 아츠시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다음 장에서 곧바로 분위기를 전환하며 말문이 막히게 했다.


 그는 중학교 시절 동창인 카츠라기 세이지로부터 어떤 부탁을 받는다. 그 부탁은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는데, 자신의 딸을 부탁할 사람이 아츠시밖에 없다며 딸을 부탁한 거다. 그렇게 주인공 우에다 아츠시는 동정인 상태로 한 딸의 아버지가 되어 43살이 되었고, 딸은 15살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피가 섞이지 않은 아버지와 딸이 그리는 이야기는 사뭇 감성 있게 그려졌다. 피가 이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살짝 반항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학생 딸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가족’이라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아버지 우에다 아츠시는 갑자기 연락한 중학교 시절 동창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그의 딸을 맡아서 키울 정도로 사람이 너무나 착했다. 그래서 지금 일하는 택배 회사에서도 15년 동안 일하며 남의 부탁을 한사코 거절하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더욱이 거기에 43살까지 여자와 하지 못한 동정이었고.


 그 탓에 아츠시는 아직까지 스즈에게 ‘진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있었고, 곧 중학교 동창이 형기를 치르고 사회로 나올 시기가 1년 정도 남아 있어 초조해하고 있었다. 아츠시의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딸 스즈는 여전히 천진난만하게 행동하며 ‘엄마’에 대해 궁금해하며 아츠시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만화 <나의 아빠 1권>은 대충 그런 이야기다. 어쩌다 보니 아빠가 된 주인공 우에다 아츠시와 아츠시의 딸로 자란 우에다 스즈 두 사람이 서툴러도 서로를 걱정하며 가족으로 지내는 이야기. 그리고 한쪽에서는 회사에서 일하는 우에다 아츠시를 둘러싼 주변 사람의 이야기도 짧게 그리고 있다.


 앞으로 <나의 아빠> 시리즈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작품의 전개 방향은 <나의 아빠 1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했어도 크게 튀는 부분 없이 소소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족’이라는 게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전개로 그려진 만화라고 생각한다.


 생판 남이라도 진짜 가족으로 지내는 아버지와 딸의 일상을 그린 만화 <나의 아빠 1권>. 오늘 잠시 소소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언젠가 아버지가 될지도 모르지만(나는 김연아를 만나 악수를 하는 것보다 확률이 낮겠지), 만약 아버지가 된다면 이런 아빠가 되고 싶다.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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