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러버 3권 후기, 게임 이론 범죄자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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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데스러버 3권, 사랑을 선택한 남자의 최후


 지난 <데스러버 2권>이 코미디에 열중한 한 편이었다면, <데스러버 3권>은 조금 더 진지하게 감정을 그린 한 편이었다. 이야기 시작은 간수가 준비한 두 번째 승부인 ‘귀신의 집’ 테마로 이루어진 장소에서 그려진 대결로, 귀신의 집을 무사히 통과하는 게 게임을 종료할 수 있는 절대적인 규칙이었다.


 제일 먼저 출발한 주인공 후지시로와 스케카와 두 사람은 각각의 난문을 가볍게 통과한다. 특히 스케카와는 남자라면 자칫 이성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결백증’이라는 특유의 병이 자제심을 갖게 해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한차례 난문을 통과한 스케카와에게 찾아온 새로운 위기는 바로 사와다.


 지난 2권에서 있었던 일 이후 스케카와는 사와에게 계속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그 마음은 그가 처음으로 겪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 앞에서 무방비한 상태가 되어버리는 스케카와는 바로 실수를 할 뻔했다. 그때 그를 밀쳐낸 건 다른 이도 아닌 바로 상대 사와였다.


 사와는 지금 스케카와가 자신과 관계를 가지면 죽어버린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를 밀쳐낼 수밖에 없었던 거다. 하지만 이 사건은 간수들 사이에서 심각한 논의 대상이 되어 질책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 되고 말았다. 당연히 특수 임무를 다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배제되는 건 흔한 일이다.




 사와는 그 모든 것을 감수한 상태로 어떤 작전이 있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 작전은 마지막으로 스케카와를 만나 작별을 고할 작정으로 말한 작전이었다. 그 작전은 많은 사람이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범죄자의 딜레마’라는 이름의 게임 이론이다. 나는 이 이론을 최근에 대학 일본어 통역 수업에서 통역을 한 적이 있다.


 게임 이론의 대표적인 사례인 범죄자의 딜레마는 똑같은 죄를 지은 두 범인을 각기 다른 방에서 취조를 하는 조건에서 시작한다. 두 범죄자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가만히 있으면 두 사람에게 모두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지만, 한 사람이 자백하고 한 사람이 다물면 한 사람만 이득을 보는 상황에 놓인다.


 만약 두 사람이 모두 자백을 해버리게 되면 두 사람은 지금 추궁받는 죄만 아니라 여죄도 함께 책임을 물으면서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범죄자를 취조하는 형사는 “네가 자백하면, 너의 죄는 눈감아 주마. 상대방만 구속할게.” 같은 말로 낚시를 하며 그의 자백을 끌어내려고 한다.


 바로 이게 게임 이론이다. 사람은 개인의 이익이 되는 쪽으로 자연히 기울 수밖에 없어 ‘혹’ 하는 마음이 들 수가 있지만, 양자 모두에게 그런 상황이 되면 최악의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가장 최선의 결과는 서로 묵비권을 행사하기로 다짐한 동료를 믿으면서 자신도 입을 다무는 일이 최선이다.


 그런 상황이 <데스러버 3권>에서 그려지는데, 당연히 이 이론을 떠올린 주인공 후지시로는 ‘하아? 그따위 일을 할까 보냐!?’라며 강경하게 나선다. 다른 인물도 자신 나름대로 뚜렷한 철학을 내세우면서 낚시에 올라서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감성적으로 나서게 된 스케카아와 사와 두 사람이었다.




 <데스러버 3권>에서 볼 수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순간에 피었다 지는 꽃에 비유할 수 있다. 서로의 일보다 서로의 감정을 선택한 두 사람이 맞이하는 결과는 짧은 사랑과 이별이었고, 스케카와는 ‘사랑’을 선택한 자신의 선택지에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남자다운 선택을 과감히 한 거다.


 뭐, 그와 사와의 자세한 이야기는 <데스러버 3권>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한국에서 정식 발매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일본어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직접 구매해서 읽어도 나쁘지 않을 거다. 그런데 애초에 내가 가타부타 다 말해버린 듯한 기분도 들지만, 섬세한 과정과 해프닝은 되도록 말하지 않았다. (웃음)


 아무튼, 이렇게 진행된 <데스러버 3권>은 ‘게임이론’을 통해서 상당히 이야기가 재미있게 흘러갔다. 시설 밖으로 나간 스케카와의 놀란 표정이 대단히 신경이 쓰이지만, 아직 그 비밀이 밝혀지는 건 조금 더 뒤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하지만 그 비밀과 상관없이 <데스러버>는 매회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데스러버 3권> 마지막에 그려진 상황이 역전된 그림이 <데스러버 4권>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겼다. 그 이외 <데스러버 3권>에 추가 에피소드로 그려진 0화 에피소드를 비롯해 사와와 스케카와 두 사람이 보낸 에피소드도 있으니 마지막까지 읽어보기를 바란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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