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파라 데이즈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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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파라파라 데이즈 1권, 애니메이션 작화 현장을 그리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라이트 노벨 등의 작품을 늘 감상만 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사실 그 작품을 하나 만드는 데에 얼마나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들어갔는지 잘 알지 못한다. 가끔 작품을 통해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를 읽기도 하지만, ‘호오, 그렇군.’이라며 끄덕이는 것으로 그치고 만다.


 그림체가 대단히 눈에 띄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같은 작품이나 <아이돌 마스터 극장판>처럼 ‘작화진이 죽어 나갔다는 소문이 있다.’라는 작품을 보면 확실히 감탄이 나온다. 이 작품 하나를 위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투입되고,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최근에는 라이트 노벨 작가 혹은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이 제법 늘어났는데, 아마 작품을 읽는 사람들이 작품을 좋아할수록 ‘이런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라는 호기심을 저격한 마케팅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나도 그런 종류의 작품을 무척 즐거운 기분으로 읽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애니메이션 <시로바코>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철저하게 보여준 <시로바코>는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림체, 성우, 음악 등 모든 부분에서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며 ‘명작’으로 호평을 받았다. 덕분에 애니메이터 일이 얼마나 고된지 엿볼 수 있기도 했다.


 오늘 소개할 대원씨아이 신작 만화 <파라파라 데이즈 1권>도 <시로바코>와 닮은 작품이다. 주인공 야시마는 10년 차 애니메이터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 한 작품의 작화 감독을 맡으면서 후배들과 함께 일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코믹 요소와 진지한 요소를 적절히 섞은 작품이었다.






 처음 만화 <파라파라 데이즈 1권>을 만났을 때는 책의 띠지에 ‘<토끼 드롭스> 우니타 유미가 그려내는 애니메이션 작화 현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제법 기대를 했다. 아니, 솔직히 고백하자면, <토끼 드롭스> 작품을 본 적은 없지만, 항간의 소문을 통해 좋은 작품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파라파라 데이즈 1권> 첫 장면에서 읽은 주인공의 ‘나는 신입 시절과 변함없이, 매일 후드티에 스니커즈 차림으로 출근해서는 그림을 그리다가 날짜가 바뀌면 기다리는 사람 없는 집으로 돌아간다.’라는 독백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딱 독백 대사 하나만으로도 어떤 작품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파라파라 데이즈 1권>은 코믹이나 모에 등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 없이 작화 감독으로 일하는 주인공과 주변 사람의 모습을 덤덤하게 그려낸다. 그래서 살짝 지루한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애니메이터로 일하는 사람들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덕분에 애니메이터 일을 하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주인공 야시마는 애니메이터 일을 시작하고 나서 10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감독으로서 남의 그림을 지적하는 일을 잘하지 못했다. 그런 주인공이 조금씩 책임감을 지니기 시작하는 모습이 <파라파라 데이즈 1권>에서 잘 그려져 있다.


 <파라파라 데이즈 1권>을 읽으면서 애니메이터가 약간이나마 즐거워지는 때가 언제인지 엿볼 수 있고, 자신의 일을 고민하는 사람은 늘 있기 마련임을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모에 혹은 코믹 같은 재미로 읽는 작품이 아니라 약간 진지하게 애니메이터로서 일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서 그려진 작품이다.


 그래서 단순히 웃기 위한 코믹 만화를 찾거나 귀여운 여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면서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웃기 위한 코믹 만화를 찾는다면 <그랑블루>가 최고고, 귀여운 여 캐릭터를 보면서 힐링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주문은 토끼입니까> 같은 작품이 최고다.


 애니메이터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한 사람에게 만화 <파라파라 데이즈 1권>을 추천해주고 싶다. 띠지에 적힌 ‘직장에서 펼쳐지는 마감 현장,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마음, 애니메이션 작화 감독 분투기!!’라는 말이 딱이다.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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