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 후기, 소설가와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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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 소설가와 만화가의 대결!


 평균보다 비싼 한정판을 구매해놓고도 이제야 포장지를 뜯은 라이트 노벨이 있다. 다른 라이트 노벨을 먼저 읽느라 시간이 다소 걸리고 말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에 이 작품을 읽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에 가까운 탁월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작품을 읽으면서 엄청 웃었으니까!


 오늘 소개할 작품은 제목만 보더라도 'キモオタ(気持ち悪いオタク)'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지도 모르는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이라는 작품이다. 제목의 '여동생만 있으면 돼!'라는 강력한 주장이 느껴지는 문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여동생만 있으면 돼>의 주인공 이츠키는 엄청난 여동생 애호가다.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은 여동생을 메인 히로인으로 쓴 그의 작품이 애니메이션화가 결정된 이후의 이야기다. 자신의 작품이 뛰어나서 애니메이션화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다른 작품의 상황이 좋지 않아 대역으로 선택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분해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어쨌든, 이츠키는 애니메이션화를 반기면서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서 애니메이션화를 하기로 한다. 그의 동료 작가인 하루토는 애니메이션화가 완전히 망해버렸지만, 이츠키의 경우는 아직 열리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이니까. 순수하게 이를 즐기는 모습이 무척 좋았다.




 역시 라이트 노벨을 쓰려면 일본에서 일본어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어를 배워서 일본어로 적어야 라이트 노벨이 되어 대박 작품이 될 수도 있고, 애니메이션화까지 노려볼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서브 컬처 시장이 커진다고 해도 아직은 아이들 장난 수준에 불과하다. (크다면 내 블로그 방문자 수가 이 정도일 리가 없어….)


 오늘 내가 라이트 노벨 후기를 쓰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솔직히 한국 라이트 노벨 시장은 규모가 큰 것 같으면서도 아직 협소한 수준이다. 일본의 카도카와나 가가 문고 등이 진출하여 조금 더 본격적으로 시장을 키우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아아, 정말 일본에서 데뷔하고 싶어어어어!


 그런 생각과 욕심을 품은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은 애니메이션화를 맞이한 이츠키 주변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었다. 그중 충격적인 인물이 새롭게 등장했는데, 그 인물은 이츠키의 작품을 만화로 그릴 새로운 작가였다. 처음에는 미소녀 같은 여대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이런 캐릭터일 줄은!


 아래에서 그녀의 몇 장면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카이코 씨가 요즘 특히 마음에 들었던 여동생은 누군가요? 제 작품 빼고요."

"그렇군요……. 뻔한 대답이라 면목 없지만, 역시 '에로 망가 선생'의 사기리 일까요?"

"오오, 좋네요. 사기리 여신님! 엄청나게 귀엽지만 다루기 쉽지 않은 여동생을 쓰는 데는 후시미 츠카사 선생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죠."

"확실히 후시미 선생님 하면 전작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의 키리노 씨도 대단했었죠."

"그렇죠! 일반 독자가 떨어져 나갈 법한 조형이면서도 어느샌가 좋아하게 되어버린다고 하는 그 아슬아슬한 밸런스 감각……. 후시미 선생님께는 언젠가 직접 만나 가르침을 청하고 싶을 정도예요."

"그 외에는 '낙제 기사의 영웅담'의 시즈쿠도 무척 좋아한답니다."

"저도요! 그 한결같이 오빠를 생각하는 갸륵함……. 하지만 오빠 쪽은(스포일러이므로 생략)." p70


 여동생 화제로 의기투합하는 이츠키와 카이코 두 사람의 모습을 읽으면서 웃음이 저절로 터졌다. 현재 2분기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며 '사기리 여신님!'이라는 칭호가 번지는 <에로 망가 선생> 에피소드도 그렇고, 설마 여기서 <낙제 기사 영웅담>까지 언급될 줄은 몰랐다. 아하하. 정말 꿀 작품들이다!


 여동생으로 의기투합하는 두 사람은 만화를 그리는 데에서도 완벽히 의견이 일치할 것 같았다. 하지만 폭탄은 카이코가 그린 여동생 그림에서 터지고 만다. 그녀는 '속옷 애호가'였던 것이다. 이츠키가 알몸으로 묘사한 여동생의 이벤트 장면에 모조리 속옷을 그리는 만행(?)을 그녀는 저지르고 만다.


 소설 속에서 '속옷파vs알몸파'의 싸움이 격렬하게 벌어지는데, 이 장면이 굉장히 재밌었다. 카이코의 엄청난 그림에 이츠키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을 본 나유타가 미야코를 데리고 카이코를 만나면서 카이코가 알몸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이벤트 장면은 꼭 책을 읽어야 한다!




 위 그림에서 저렇게 귀엽게 생긴 신인 작가가 만드는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의 에피소드. 그녀가 얽히는 속옷파와 알몸파의 싸움은 나유타의 귀여움까지 더해지면서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이 부분만 읽어도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을 읽기 잘했다고 생각할 정도다. 아아, 나유타는 최고라니깐!


 이후에는 하루토가 자신의 여동생에기 위로를 받으면서 '여동생 같은 건 아무런 도움이 안 될…… 터였는데 말이지….'이라는 독백을 남기는 에피소드가 있다. '여동생이 귀여울 리가 없어'라는 어느 작품이 떠오르는 소제목으로 적힌 이 에피소드는 제법 훈훈한 에피소드였다. 역시 여동생은 정답일까?


 하루토와 여동생의 에피소드 이후에는 회계사 애슐리와 치히로의 짧은 에피소드, 주인공들이 모여서 하는 게임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카이코 에피소드 이후 가장 웃었던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의 에피소드는 마지막에 그려지는 '라이트 노벨 작가 인생 체험 보드 게임'을 하는 에피소드다.


 라이트 노벨 작가 인생을 걸어가는 길이 얼마나 혹독하고, 잔인하고, 행복은 절대 손에 쉽게 넣을 수 없으며, 희망은 저 멀리 있다는 걸 가르쳐준 망게임으로 평가받은 라이트 노벨 작가 인생 체험 보드 게임. 이 에피소드 또한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을 통해 직적 읽어보아햘 에피소드 중 하나다.


 그렇게 모든 에피소드를 즐겁게 읽은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오늘(8일)처럼 습하고 더운 날에 불쾌지수를 내려주는 책이었다. 이 작품 또한 드라마 CD가 만들어지고, 애니메이션화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이미 확정이 되었었나?) 아, 애니메이션으로 볼 그 날이 기다려진다!


 오늘은 여기서 <여동생만 있으면 돼 4권> 후기를 마치고자 한다. 일본 라이트 노벨 작가 데뷔를 하기 위해서, 아니, 일본에서도 내 라이트 노벨 후기를 퍼뜨리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일본어를 공부해야 하겠다고 결심한 하루였다. 역시 나는 여러모로 진정한 의미로 글러 먹은 오타쿠일지도 모른다.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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