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 더 코르시파는 지기 싫어해 2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22. 9. 7. 17:39
나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하루 한 번 웃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주변에 하루에 한 번도 웃지 않는 사람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바쁘게 살다 보면 우리는 종종 하루에 한 번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시간조차 갖지 못할 때가 있다. 열심히 사는 건 좋은 일이라고 해도 그렇게 사람이 살다 보면 삶에 지쳐버린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만화책이라도 가볍게 읽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술이나 담배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보다 훨씬 더 건전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가볍게 읽으면서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는 만화 <데비 더 코르시파는 지기 싫어해 2권>을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만화 <데비 더 코르시파는 지기 싫어해>는 제목 그대로 지기 싫어하는 악마 데비와 매일 승부를 벌이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려진 만화로, '악마'와 승부를 벌인다고 해도 그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어둠의 듀얼 같은 게임이 아니라 정말 소소하게 웃을 수 있는 놀이가 대부분이다. 만화 2권의 첫 승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막을 올렸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많은 사람이 알게 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한국과 일본 등에서 각자 이름이 있는 전통 놀이 중 하나다. 이 놀이를 활용해 그리는 주인공과 데비, 데비의 부하 레이즈 두 사람과의 승부는 생각지 못한 위기에 데비가 놓이면서 데비는 재차 주인공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만화 <데비 더 코르시파는 지기 싫어해 2권>에서 읽을 수 있었던 여러 이야기 중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건 격투 게임 편이다. 컨트롤러를 가지고 격투 게임에 임했을 때 도무지 주인공을 이길 수 없었던 데비는 악마의 힘을 이용해 게임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의 캐릭터와 승부를 벌이게 되는데, 그녀는 지나치게 주인공을 도발해버렸다.
주인공은 데비의 도발에 욱한 나머지 격투 게임의 금기 '하단 강킥 얍삽이'를 쓰면서 데비를 몰아붙이며 완승을 거둔다. 아마 평소 격투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를 어릴 적에 즐긴 적이 있는 사람들은 하단 강킥 얍삽이가 얼마나 짜증이 나는 기술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캐릭터를 구석으로 몰아서 하단 강킥만 사용하며 HP를 깎는 그 절묘한 기술!
하단 강킥 연속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방어를 해도 조금씩 HP가 깎여 나가고, 상대방은 하단 강킥으로 조금씩 필살기 게이지를 채워서 필살기까지 날리면서 일어서서 자세를 잡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바로 그 금기 기술을 활용해서 데비를 꼼짝 못 하게 하는데, 이 장면을 읽었을 때 얼마나 공감하면서 웃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만화 <데비 더 코르시파는 지기 싫어해 2권>을 읽으면서 유독 재미있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인생 게임을 가지고 승부를 벌이는 편이다. 인생 게임으로 승부를 벌일 때는 지난 1권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나타내며 갭 모에를 선보였던 디아블로가 재차 갭 모에를 보여주게 되는데, 그녀가 보여주는 생각지 못한 모습은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만화 <데비 더 코르시파는 지기 싫어해> 시리즈는 막 사람이 포복절도하고 웃을 수 있는 그런 만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화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무심코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 나오는 이야기가 골고루 채워져 있는데, 만화 2권에서 볼 수 있는 고양이를 우연히 만나 데비가 고양이의 귀여움에 반해 보여주는 모습도 아주 보기 좋았다.
만화 <데비 더 코르시파는 지기 싫어해> 시리즈는 주인공과 데비를 비롯한 몇 인물들이 소소한 게임(놀이)으로 승부를 벌일 때마다 볼 수 있는 즐거운 모습에 책을 읽는 독자도 무심코 함께 웃으며 짧게 노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는 만화다. 아직 이 만화를 읽어보지 않은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나는 망설임 없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다음 만화 <데비 더 코르시파는 지기 싫어해 3권>에서는 데비와 주인공이 또 어떤 게임으로 승부를 벌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지 기대된다. 현실에서 이렇게 가볍게 놀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친구가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역시 집에서 조용히 웃으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만화가 최고다. 암, 역시 책만큼 좋은 친구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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