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만나 바뀌게 된 내 인생이야기
- 문화/아니메 관련
- 2013. 3. 5. 08:00
[인생을 말하다] 애니메이션을 만나 바뀌게 된 내 인생 이야기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계기를 통해 자신의 꿈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얻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희망과 용기'라는 말이 조금 낯간지럽스럽기도 하지만, 우리 사람이 삶을 사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아닐까. 그 의지를 갖추게 해주는 것은 바로 꿈이라고 생각한다. 꿈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서 분명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에 자신의 인생에 많은 의미를 지니지 못한 채, 무엇을 하고 싶은 용기도 내어보지 못하고 희망을 가슴에 품지도 못한 채 삶을 불행하게 살아간다.
나는 그 꿈을 바로 애니메이션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막연히 애니메이션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오타쿠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 애니메이션은 인생을 크게 바꿀 수 있었던 하나의 중요한 계기다. 뭐,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면 굳이 여기서 이야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니메이션을 만나면서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게 되었고, 그저 슬픔과 절망에 빠져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는 내게 희망이 되어주었고, 친구가 없는 내게 책과 함께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장소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내 인생을 구성하는 세 개의 기둥 중 하나이다. (이 세 기둥은 책, 애니메이션, 블로그이다.) 오늘은 애니메이션으로 바뀐 내 인생이야기를 조금 하고자 한다.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빙과'
'애니메이션'이라는 말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유치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애니메이션에는 정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있다. 화려한 액션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애니메이션, 그저 재미있는 개그와 재미를 담은 애니메이션, 추리를 통해 즐거움을 담은 애니메이션, 가족과 사람의 성장과 따뜻함을 담은 애니메이션 등. 내게 이런 장르의 애니메이션들은 사람과 만나기 어렵고, 사람이 싫어 혼자 있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았던 내게 소중한 친구가 되어준 존재들이었다.
나는 어릴 적에 학교 폭력과 가정 폭력으로 사람과 거리를 가깝게 두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했다.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다.) 애초에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학교에서 매일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와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 그러다가 나는 애니메이션을 만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하나같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훌륭히 자신의 꿈을 위해 버티어 내고, 늘 웃음을 짓기 위해 노력하였다. 처음에는 그저 보기만 했었지만, 애니메이션을 볼 때마다 내 가슴 속에는 조금씩 '나도 꿈을 바라보며 살게 되면, 저런 식으로 살 수 있을까?'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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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안도감, 행복, 감동 등 여러 감정은 내게 있어 아주 소중한 감정들이었다. 지금도 어릴 때와 비슷하게 애니메이션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고 있다. 내가 '아빠 말 좀 들어라!' 와 같은 라노벨을 읽으면서 늘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책과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은 내가 살아온 인생의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었다. 나의 주변에는 언제나 남극의 얼음보다 더 차가운 시선과 감정들뿐이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힘든 상황을 위로받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웃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꿈을 찾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용기를 얻었던 내게 애니메이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다. 나는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라이트 노벨을 만나게 되었고, 한국에 정식 발매가 되지 않은 라이트 노벨을 읽고 싶은 마음과 자막 없이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일본어 공부를 하였다. 그 덕분에 일본어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하여 1년 동안 다녔었고, 지금은 큰 문제 없이 라이트 노벨 정도의 일본어 원서는 무난히 읽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아빠 말 좀 들어라!' 원서, ⓒ미우
무엇보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애니메이션이었다. 이전에 '나오키'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분이 화이트앨범과 냥코이 코믹스를 번역하여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렸었는데, 티스토리 초대장은 그분께 받은 것이었다. (지금 그분은 블로그 활동을 접으셨다.) 그렇게 티스토리 블로그에 발을 들여 놓게 되어 나는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링크)라는 블로그를 나름 훌륭히 운영해오고 있으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미우의 소박한 이야기'도 열심히 운영해오고 있다. 그렇게 블로그는 나의 꿈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세 가지 중 하나가 되었으며, 사람들과 섞여 불편한 삶을 사는 것보다 이렇게 매일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며 사는 삶을 통해 조금 더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매일 되풀이 되는 하루가 힘들었고, 그만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하루하루가 지금은 애니메이션 덕분에 꽤 즐겁게 보내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애니메이션 덕분에 친하기 지내게 된 친구 세 명은 지금도 가끔 연락을 하고 지낸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한심한 히키코모리 오타쿠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블로그를 통해 꿈을 향해 열심히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힘들었던 순간에 목숨을 포기해버렸을 지도 모를 나는 애니메이션으로 바뀐 인생을 살게 되었으며, 지금은 '내일은 또 어떤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을까?'는 기대감에 자살할 생각도 쉽게 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내게 꿈과 희망, 살아갈 이유를 주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자신의 인생에 큰 변화를 준 무엇인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처럼 책과 애니메이션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존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은 같을 것이다. 남이 자신을 조금 부정적으로 보더라도 끝까지 그 존재와 함께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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