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악명의 태도 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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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 판타지로 유명한 라이트 노벨 <고블린 슬레이어> 시리즈의 두 번째 외전 <악명의 태도> 시리즈가 지난 6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발매되었다. <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악명의 태도>에서는 고블린슬레이어가 등장하기 이전의 영웅으로 불리는 한 파티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그 파티에는 우리가 잘 아는 검의 처녀도 등장하고, 잘 모르는 검사와 전사 등을 비롯한 파티원들이 등장해 ‘죽음’이 있는 미궁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렇다. 미궁이다. 단순히 고블린이 서식하는 서식지를 습격하는 게 아니라 <던만추> 시리즈와 똑같은 미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이 라이트 노벨 <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악명의 태도> 또한 <고블린 슬레이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다. 그저 육촌 종누이, 감정사였던 여주교, 여전사, 미르미돈 승려 등의 단어로 그들을 지칭하고 있을 뿐이다. 뭐, 이것도 <고블린 슬레이어>답다고 해야 할까?


 하나 더 특이한 점은 주인공을 가리키는 어떤 지시 대명사 혹은 고유명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악명의 태도>는 주인공을 가리켜 ‘당신’이라는 말하며 마치 책을 읽는 독자가 바로 작품의 주인공인 것처럼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당신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는 그렇게 말하고 듬직하게 턱을 타각타각 울렸다.

그렇다면, 이걸로 정해졌다.

당신과, 종누이, 그리고 하프 엘프 척후. 본래 감정사였던 여주교, 종잡을 수 없는 여전사, 미르미돈 승려.

이 여섯 명으로, 당신은 ‘죽음의 미궁’에 도전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모험의 시작이다. (본문 77)


 이렇게 주인공을 ‘당신’이라는 지시 대명사를 사용해 언급하며 책을 읽는 독자가 마치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읽는 듯한 묘사를 하고 있다. 그래서 라이트 노벨을 읽는 사람이 다소 불편할 수도있고, 혹은 반대로 더 라이트 노벨에 몰입해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후자였다.



 라이트 노벨 <고블린 슬레이어 악명의 태도>의 무대가 죽음의 미궁이라고 해도 크게 뭔가 거창한 모험을 하는 에피소드는 그려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주인공인 당신을 비롯해 파티원들이 죽음의 미궁에 도전하기 위한 파티원을 모집하는 에피소드가 그려지는데, 여기서 검의 처녀를 만나게 된다.


 눈을 검은 천으로 가리지 않은 그녀의 모습과 감정사로 일하는 모습은 다소 애달프게 그려져 있어서 짐짓 안쓰러운 느낌도 들었다. 고블린에게 당했던 그녀는 파티에 들어와서 함께 미궁에 들어 갔을 때도 고블린 앞에서 얼어붙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고블린은 퇴치해야만 하는 악이었다.


 하지만 미궁의 첫 도전에서 만난 몬스터가 고블린이라는 사실은 ‘죽음의 미궁’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1층에는 다소 약한 몬스터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인공과 그 파티원들의 첫 미궁 도전은 고블린을 퇴치하는 일이다. 그리고 돌아올 때 슬라임을 만나 한 차례 진흙탕 싸움을 하게 된다.


 이러한 에피소드가 조금 지루한 느낌으로 길게 이어지는 라이트 노벨 <고블린 슬레이어 악명의 태도 상>은 생각보다 크게 긴장감은 없었다. 물론, 미궁 내부에 들어갈 때 묘사는 다소 긴장감을 자아내는 형태로 잘 그려져 있었지만, <고블린 슬레이어>에서 본 목숨이 오가는 긴박한 전투는 없었다.


당신은 숨을 삼켰다.

아니, 한 걸은 나아갈 때마다 잡아먹히는 것 같았다.

아직 그다지 나아간 것도 아닐 텐데, 돌아봐도 이미 지상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희미하게 어렴풋이 하얀 통로의 윤곽선만 뻗어 있고, 어둠 속으로 흩어지면서 끊어진다.

앞길을 봐도 변함이 없다. 당신은 암흑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미궁에 가득 차있는 독기나 괴물이 있다는 선입관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어느 쪽이든 미궁에서 다른 파티와 만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본문 90)


 윗글은 ‘죽음의 미궁’이라는 이름이 붙은 미궁에 처음 들어갈 때의 주인공이 느낀 감정의 묘사다. 이러한 형태로 미궁을 묘사하면서 긴박한 분위기를 띄고 있어도, 첫 미궁에서 조우한 마물은 고블린과 슬라임이라 목숨이 오가지는 않았다. 갑자기 미노타우로스가 하층에서 도망쳐 오지도 않았고.



 그리고 라이트 노벨 <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악명의 태도 상>은 몬스터 퇴치가 아니라 미궁에서 초심사를 습격하는 쓰레기들을 퇴치하는 에피소드로 막을 내리게 된다. 그들과 전투가 <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악명의 태도 상>에서 그려진 가장 큰 전투이자 긴장감이 흐른 전투였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여주교, 다시 말해서 검의 처녀의 모습은 앞서 고블린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사뭇 다르게 냉정한 모습이라 인상적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라이트 노벨 <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악명의 태도>를 읽어보기 바란다. 본편보다 조금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읽을 만한 판타지였다.


 뭐, 어디까지 나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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