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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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트 노벨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소미미디어에서 4월을 맞아 발매한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좀 기대했던 작품 중 하나다. 왜냐하면, <재와 환상의 그림갈>의 작가 쥬몬지 아오의 작품이기도 했고, 제목에서 복수극 냄새가 나서 꽤 스릴 있게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어본 라이트 노벨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복수극’이라는 장르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 이야기가 그려져 있었다. <재와 환상의 그림갈> 작가의 스토리라는 걸 생각하면 미리 짐작해볼 수도 있었는데, 전혀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읽었던 터라 지쳐버렸다.


 이야기는 탄탄하게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서 이야기 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라는 작품은 안성맞춤일 테지만, 나처럼 머리가 아프지 않을 정도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솔직히 말해서 이 작품은 극약이나 다름없었다.



 이 작품의 제목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주인공이 겪는 상황을 그대로 말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에 적힌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회복술사의 재시작>,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처럼 주인공이 똑같은 상황과 시간을 되풀이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라는 작품은 똑같은 상황과 시간이 아니었다. 주인공이 새롭게 태어난 한 명으로 삶을 살다가 죽으면, 그만큼 시간의 흐른 후에 다시 다른 인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전개를 갖추고 있다. 단, 똑같았던 거는 똑같은 인물에 의해 계속 죽임을 당했다는 거다.


 그 인물은 주인공의 저승사자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 처음에는 어떤 인물인지 도무지 작가가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저 18살이 되었을 때 주인공은 전장과 피해 있어도 전장과 자연스레 뒤섞이면서 그 인물을 만났고, 그때마다 그 인물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그는 4번이나 죽음을 반복해야 했다.


 이윽고 5번째는 작은 용병단에 속한 ‘로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은 이전에는 생각지 못한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그 상황은 바로, “당신은 마왕님의 숨겨둔 아들입니다.”라는 전언을 마왕이 파견한 한 명의 수하를 통해서 듣게 된 거다. 마왕의 아들이라고 하니 뭔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주인공은 지난 몇 번의 전생 중에서도 유독 허약한 체질을 가졌고, 마왕의 숨겨진 아들이라고 해도 뛰어난 마력 혹은 이능력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그저 마왕에게 불러나가서 “너는 국교를 위해서 요르문드의 공주와 결혼을 해야겠다.”라는 말을 명령조로 들었을 뿐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욕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인공은 “하아?” 하는 기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물은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주인공은 흐름을 따라 움직이게 된다. 작품을 읽다 보면 ‘이번에는 탈동정을 하고 죽을 수 있는 건가?’라는 우스꽝스러운 기대를 하면서 읽게 되는 게 또 작품의 묘미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차려진 밥상은 먹을 기회가 없었고, 다시금 주인공을 죽인 인물이 속한 ‘제국’이 공격을 해오면서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이쯤 되면 그냥 다 포기한 채로 정신이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최대한 오늘을 살기 위해서 발버둥 친다. 힘이 없었던 지난 전생, 힘이 있어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죽어야 했던 전생과 달리 최대한 치밀하게 계산을 하고 움직이면서 제국에 있는 자기 죽음에 저항한다.


 주인공이 그렇게 끈질기게 저항한 덕분에, 네 번의 죽음 이후 다섯 번째 마주한 그의 죽음에서 겨우겨우 한 차례 위기를 넘기는 에피소드로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막을 내린다.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라이트 노벨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음, 제법 심오하다.


 라이트 노벨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어디까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이고, 아직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한 냄새가 풍겼다. 만약 당신이 인내력을 가지고 무겁거나 전혀 즐거운 분위기가 아닌 이야기를 끝까지 읽을 수 있다면, <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을 읽어보자.


 하아, 평소의 두 배는 지친 것 같다. 진심.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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