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코믹 마켓 C95 주의사항이 대단해
- 문화/덕후의 잡담
- 2018. 12. 16. 10:28
일본 겨울 코미케(コミケ) C95 주의사항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일본 겨울 코믹 마켓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코믹 마켓의 수준을 훨씬 웃도는 규모로 진행된다. 한국에서도 서울 코믹콘이라는 커다란 행사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만, ‘겨울 코믹 마켓’이라는 곳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는 해당 행사의 수십 배에 달하는 사람이 모인다.
오래전에 본 추억의 애니메이션 <럭키스타>의 코나타가 한 말을 빌리자면, 사람들이 뭉쳐 있는 탓에 생긴 땀의 기화 작용으로 수증기까지 생기는 수준이라고 한다. 사람이 복잡한 곳을 싫어하는 나에게는 정말 최악의 장소에 가깝다. 아무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해도 사람이 많은 곳은 가고 싶지가 않다.
트위터를 통해 코믹마켓 주의사항을 살펴보다 우연히 코믹마켓 공식 트위터 타임라인 공지를 보았다. ‘해외에서 코믹마켓에 참여하는 분들께’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공지사항은 천천히 읽다가 무심코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공지사항만 읽어보더라도 코믹 마켓의 어마무시한 레벨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주의사항인 ‘하루에 약 20만 명이 참여하는 이벤트입니다. 만전의 준비를 부탁드립니다.’는 그렇다 치더라도, 두 번째 주의사항에서 읽은 ‘WiFi 및 휴대전화를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에서 빵 터지고 말았다. 하긴 이런 곳에서 스마트폰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행사에 가더라도 스마트폰이 더디게 작동하는데, 하루 약 20만 명이 참여하는 이벤트에서는 일절 소용이 없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코미케 스태프는 무전기를 사용해서 동선을 파악하는 일이 필요한 선택인 거다. 참, 직접 눈으로 보지 않으면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 이외에도 ‘밤샘 대기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첫차 이후에 도착해주십시오.’라는 주의사항을 비롯해 ‘국제부에는 한국어도 가능한 스태프가 있습니다. 궁금한 점 등이 있으시면 편하게 방문해주세요.’ 같은 주의사항이 눈에 띄었다. 이런 행사에 사람이 조금 빠지는 시간이 있기는 할까?
오타쿠에게는 ‘성지’ 그 자체인 겨울 코믹 마켓. 여러 애니메이션과 만화, 라이트 노벨에서도 자주 이름을 올리는 코믹 마켓. 살면서 한 번 정도는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상품을 구매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냥 천천히 둘러볼 수 있으면 그렇게 둘러보고 싶다. 하지만 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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