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8. 10. 4.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 작가의 운명을 건 동인지 승부
일본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서 나는 동인지 판매 행사가 1년에 두 번 열리는 코믹 마켓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동인지 판매 행사는 코믹 마켓 같은 대형 행사만 아니라 다양한 규모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멜론북스와 토라노아나 같은 서점을 통해 위탁 판매를 할 정도로 그 시장이 엄청 컸다.
그동안 일본을 방문해서 멜론북스에서 여러 동인지를 사서 읽었어도 자세한 내막은 잘 몰랐다. 오늘 10월 신작 라이트 노벨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을 읽으면서 겨우 이제야 동인지 판매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기분이다. 일본 서브 컬처 시장의 내력을 본 것 같았다.
동인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다루어진 소재가 동인지였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 시작은 더블피스의 부탁으로 스즈카와 유우 두 사람이 취재를 겸해 동인지 판매를 돕는 장면이다.
처음 동인지 판매 행사에 참여한 스즈카의 귀여운 모습을 보면서 작품 속에 그려진 스즈카의 코스프레 장면을 상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주인공 유우 또한 고양이귀를 한 코스프레 복장으로 동인지 판매를 하는 스즈카의 모습을 때때로 얼굴을 붉히며 본다. 이게 바로 동인지 판매의 매력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언제나 현실이 아니라 이차원이라 가능한 일이다. 현실에서는 아무리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쁘고, 귀엽고, 화려한 코스프레 사진을 올리는 사람이 있어도, 현실에서 직접 만나면 ‘역시 사진은 보정빨이지!’라는 말만 나오는 게 상당수다. 그러니 코스프레 히로인은 이차원이 딱 제격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동인지 판매 이벤트에서 유우와 스즈카 남매는 칸자카 하루나와 칸자카 아키노 자매를 만나면서 상당히 뜨거워진다. 왜냐하면, 칸자카 하루나는 서클 ‘암비발렌트’라는 초인기 서클을 이끄는 일러스트레이터였고, 그녀는 더블피스가 천재라고 말할 정도로 큰 재능이 있었다.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가미 남매와 딱히 뜨겁게 타오를 이유는 없다. 이 장면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이유는 칸자카 하루나가 동인지 판매 승부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승부로 이야기가 진행된 이유는 하루나가 토와노 치카이 라이트 노벨을 모욕하자 스즈카가 발끈해 응수한 탓이다.
토와노 치카이의 작품을 원작으로 해서 누가 더 재미있는 동인지를 만드는지 승부하기로 한다. 여기서 스즈카는 너무나 발끈한 탓에 “만약 우리가 지면 토와노 치카이는 라이트 노벨 작가를 은퇴하겠어요!”라고 선언한다. 처음부터 너무나 커다란 패로 승부를 건 스즈카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선다.
동인지를 만들기 위해서 제일 먼저 칸자카 자매가 쓴 동인지를 구매해 읽어보면서 공부를 하고, 동인지 시나리오를 쓸 취재를 겸해서 자신의 욕구를 채우고자 유우에게 문화제 데이트를 제안한다. 물론, 문화제 데이트를 제안하기 전에 더블피스의 집에서 벌어지는 아무 멋진 코스프레 이벤트도 있다.
더블피스의 집에서 벌어진 코스프레 이벤트는 ‘크아아아, 이게 뭐냐 ㅋㅋㅋㅋ 항마력이 필요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참 좋은 이벤트였다. 더블피스는 나가미 남매에게 소프트 SM 연기와 복장을 요구하는데, 스즈카가 M과 S를 번갈아 연기하는 장면은 아마 7할 정도는 진심이지 않았을까?
더블피스 집에서 벌어진 이벤트만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을 구매해서 읽은 보람이 있을 정도로 웃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진짜 재미있는 건 유우가 토와노 치카이로 아가씨 학교에서 라이트 노벨 강의를 하는 편이다. 당연히 그 아가씨 학교는 스즈카의 학교였다.
문화제를 맞아 특별 게스트로 초청된 유우는 스즈카와 함께 소형 강의에서 대규모 홀을 빌린 강의로 변한 무대에 서게 된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스즈카의 폭주를 비롯해 아기씨 학교의 물들지 않은 아가씨들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레벨에 있었다. 자세한 내막은 꼭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웃음)
유우과 단상 위에서 강의를 하는 건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에서 아주 약소한 이벤트로, 스즈카와 함께 문화제를 돌아보며 펼쳐지는 이벤트는 ‘최상급 이벤트’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자꾸 브레이크가 망가지는 스즈카와 어리숙한 유우의 콤비가 환상적이다.
문화제에서 있었던 일은 곧 동인지 시나리오를 쓰는 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한 가지 사건이 발생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오빠와 가까이서 러브러브한 스즈카의 폭주는 그녀의 컨디션을 악화시켜 감기에 걸리고 말았던 거다. 이 절체절명의 상태에서 스즈카를 대신해 유우가 동인지 시나리오를 쓰게 된다.
바로, 그 장면이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의 하이라이트다. 원작을 얼마나 진심으로 좋아하는지가 중요한 동인지 시나리오 작성에서 유우는 그 애정과 실력을 십분 발휘한다. 그리고 유우의 격려에 힘입어 어려움을 겪던 더블피스 또한 최고의 에로 동인지를 완성한다.
그렇다. 에로 동인지다. 이 동인지 승부의 결말은 라이트 노벨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을 읽어보자. 글을 쓰는 데에 있어 ‘진심’이 중요한 이유를 승부의 결말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이 결말에서 이야기는 또다시 수라장으로 변하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막을 내린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웃음을 지울 수 없었던 라이트 노벨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 3권>.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는 10월부터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 모두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아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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