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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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 '자아, 복수의 시작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5월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가장 기대한 작품이 있다. 우연히 접한 정보를 통해서 한 명의 주인공이 자신의 처절한 시간을 되돌리고, 자신에게 살아있는 것보다 죽는 게 더 나을 정도의 고통을 심어준 인물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당연히 흥미가 샘솟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 읽는 이야기 중 ‘재미있다’고 느끼는 이야기는 아드레날린이 끊임없이 솟을 수 있는 이야기다. 쉬지도 않고 전개되는 재미있는 전개는 사람의 아드레날린이 끊임없이 솟구치게 해준다. 이렇게 지나치게 욕망을 자극하며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는 소재는 ‘판타지 전투’, ‘모에’ 그리고 ‘성(性)’이 있다.


 오늘 소개할 작품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은 ‘성’과 ‘판타지 전투’라는 두 개의 요소를 ‘복수’라는 전개로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스릴 넘치는 즐거움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당한 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함께 욕을 하고, 주인공이 복수를 성공하는 장면에서는 함께 ‘크하하하!’ 하며 웃게 된다.


 물론, 내가 조금 이상한 사람이라서 그 같은 반응을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이 보여주는 전개는 누구나 주인공의 활활 타오르는 복수심에 공감하게 된다. 그만큼, 주인공이 당한 일은 정도가 심했다. ‘용사’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 중 가장 불행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 이야기 시작은 어느 판타지 라이트 노벨과 똑같이 ‘용사’라는 클래스를 가진 인물들이 마왕과 싸우는 장면이다. 처음에는 흔히 보는 ‘마왕=악, 용사=정의’ 같은 단순한 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왕이 쓰러진 이후의 모습은 그 단순한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는 이야기였다.


 마왕을 쓰러뜨리는 데에 혁혁한 역할을 한 주인공 ‘케얄’은 그냥 마왕을 쓰러뜨리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그는 마왕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현자의 돌’이라는 물건을 통해서 지난 4년간의 시간을 되돌리고자 했다. 그리고 또 다른 마술의 용사 플레어는 현자의 돌을 얻어 세계를 지배하려고 했었다.


 도무지 둘 다 ‘용사’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케얄의 목적이 오히려 순수해서 좋았다. 세계를 지배해서 자기들 마음대로 가지고 놀려고 하는 쓰레기 같은 용사보다, 쓰레기 같은 용사에게 당한 일을 복수하기 위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케얄의 목적이 더 의미가 있었다.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은 케얄이 자신의 마법과 현자의 돌을 이용해서 시간을 되돌린 이후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기억을 유지한 채’로 돌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케얄이 스스로 눈치채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14살이 되기 전의 케얄은 아직 ‘케얄’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지난날의 케얄은 끊임없이 말을 걸었고, 그 말이 이끄는 대로 나아간 케얄은 ‘정령의 눈’을 손에 넣어 모든 것을 기억해낸다. 이제 막 진정한 의미로 눈을 뜬 케얄의 능력치는 보잘 것 없었지만, ‘지식’만큼은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이때의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다.


세계의 진짜 모습이 보였다.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해냈다.

과거의 절망을. 두 번째의 세계를 바라던 갈망을.

설사 기억이 사라져도 영혼에 새겨진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안개가 걷혔다. 역사가 되돌려져 사라졌던 기억. 하지만 영혼에 새겨진 상처를 통해 기억이 복원되었다.

나는 자신을 되찾았다. (본문 41)



 그렇게 자신을 되찾은 케얄은 플레어와 만나 부분적으로 과거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지난날의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조금씩 쌓아간다. 검성을 고치는 날에는 가까스로 의식을 유지할 수 있었고, 고통을 수반하는 자신의 회복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플레아가 꾸민 약물 중독에도 마침내 저항했다.


 케얄의 복수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케얄이 쓰는 회복 마법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케얄이 쓰는 회복 마법은 단순히 “힐!’을 외치는 것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이 아니라 분해와 재구축을 통한 능력이다. 분해와 재구축을 위해서는 술자가 그 정보를 읽어 들일 필요가 있었다.


 쉬운 사례로 <마법과 고교의 열등생>에서 등장하는 시바 타츠야가 가진 ‘분해와 재생’이라는 두 가지 능력과 같은 능력이다. 시바 타츠야는 분해와 재생으로 상대방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지만, 한 번 정보를 자신이 읽어야 하기 짧은 시간 동안 축적된 고통을 모두 느껴야 했다. 굉장히 잔인한 기술이다.


 시바 타츠야는 모종의 훈련을 통해 그 고통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겨내지만, 아직 14살이 되지도 않은 주인공 케얄이 그 고통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다. 하물며 오랜 세월 축적된 상처의 정보를 짧은 시간 내에 읽는 능력은 고통을 몇 배로 견뎌야 할까. 지난날의 케얄은 이를 견디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케얄은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복수를 향한 살의를 불태웠다. 자신이 당분간 의식을 잃게 될 것을 알면서도 약물을 탄 홍차를 마시고, 약물내성이 발동해 정신을 차리는 데에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의식이 흐릿한 한 달 동안 당한 걸 곱씹으며 케얄은 마침내 행동에 나선다.



 자신을 지독하게 괴롭힌 플레어에게 복수하는 케얄의 장면은 읽은 사람마저도 속이 시원한 기분이 들게 했다. 케얄은 플레어에게 자신이 당한 고통만큼의 고통을 주기 위해서 회복과 고문을 반복했고, 플레아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일인 자신에게 안기는 일을 실천하면서 그녀에게 절망을 선물해줬다.


 하지만 케얄은 여기서 복수를 끝낼 생각이 없었다. 그는 플레어의 모습과 기억을 조작해서 자신과 함께 행동하게 하면서 지난날에 자신을 괴롭힌 다른 용사에게 복수하기 위한 ‘말’로 이용했다.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은 ‘플레이아’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플레어와 케얄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여행 도중에 케얄은 후위 역할인 자신과 플레이아를 위해 전위를 맡아줄 인물을 몰색한다. 당연히 정상적인 모험가가 아니라 노예 시장에서 될 떡밥을 찾아 나선다. 마치 <방패 용사의 성공담>의 나오후미와 마찬가지의 모습인데, 케얄은 레벨 7에 상한선과 병에 걸린 ‘세츠나’라는 아인 소녀를 얻는다.


 레벨 7부터 벌써 상한선에 걸려 한계돌파를 해야 했던 세츠나는 대단히 기량이 뛰어났고, 게다가 절세의 미소녀라 케얄에게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었다. 세츠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케얄은 그녀의 종족인 빙랑족을 구하기 위해서 지오랄 왕국 근위병과 싸우는데, 여기서도 복수를 잊지 않았다.


 지오랄 왕국의 공주였던 플레이아에게 지오랄 왕국을 공격하게 하는 행동을 비롯해, 복수 상대 중 한 명인 검의 용사를 끌어내기 위해서 ‘검의 용사’라고 자신을 말한 것이다.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에서 이 장면을 읽으면서 케얄과 검의 용사가 재회해 서로에게 검을 겨루게 될 날이 무척 기대됐다.


 라이트 노벨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은 대충 이런 이야기다. 복수를 하기 위해서 철저히 살의를 숨기며 칼을 간 케얄의 역전승과 케얄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동료를 모으는 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싹트는 새로운 전개를 위한 씨앗. 하나부터 열까지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고 자신한다.


 아직 라이트 노벨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가까운 오프라인 서점과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매해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오늘 당신에게 자극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회복술사의 재시작 1권>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상’ 그 자체였다. (웃음)


* 이 작품은 서울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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