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펙션 1권 후기, 지옥이 되어버린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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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인펙션 1권, 인간을 노리는 보균자로부터 도망쳐라


 일본 인턴 연수를 가기 전에 대원씨아이를 통해 아주 재미있는 만화가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작품은 <인펙션>이라는 작품으로, <학교 생활>과 <학원 묵시록>이라는 두 작품과 상당히 유사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다. 즉, <인펙션>의 세계관도 갑작스럽게 죽음의 세계가 되어버린 거다.


 <학교생활>과 <학원 묵시록>에서는 갑자기 사람을 덮치는 좀비가 세계에 퍼지면서 데스 게임 같은 세계가 되어버렸다. 오늘 소개할 <인펙션>도 갑작스레 퍼진 멀쩡한 사람이 사람을 덮치는 괴물로 변한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세 작품이 모두 비슷해도 잔혹한 정도는 <인펙션>이 가장 높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펙션 1권>이 워낙 밝은 분위기에서 갑작스럽게 죽음이 눈앞으로 덮치는 분위기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펙션 1권>의 시작은 주인공 아마미야 하루키가 소꿉친구 사츠키가 다른 남성에게 고백을 받은 이야기를 소재로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드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통해 <인펙션 1권>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을 하나둘 살펴볼 수 있었는데, 친구들의 장난으로 인해 하루키는 체육 창고에 갇히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인물은 ‘이소나미 키라라’다. <인펙션 1권>에서 여러모로 존재감을 보여주는 키리라와 하루키의 플래그는 바로 이때 처음 서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체육 창고에 갇혀있는 동안 밖은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었다. 당연히 두 사람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간신히 밖으로 탈출했을 때 이변을 눈치채게 된다. 하루키가 친하게 지내던 반장과 친구들은 이미 좀비, 아니, 눈과 입에서 벌레가 들끓는 알 수 없는 괴물이 되어있었다. (끔찍하다.)


 <학교생활>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학원 묵시록>도 제법 잔인성이 수위가 높았는데, <인펙션 1권>에서 본 감염자라고 말할 수 있는 괴물들의 상태는 뭐라 표현할 길이 없었다. 작품 내에서 ‘보균자’로 부르는 이 괴물들은 사람을 덮치면서 죽음으로 몰았고, 어떤 형태로 같은 증상을 감염시키고 있었다.


 하루키는 키사라기 치카와 타카기 유즈루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학교에서 탈출한다. <인펙션 1권>은 탈출 과정에 절반 이상의 분량을 쓰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에나미 카나에’라는 아주 쓰레기 같은 여성 캐릭터가 있다. 에나미가 위기일발 상황에서 보여주는 진짜 모습은 저절로 혀를 차게 했다.


 앞으로 ‘에나미 카나에’가 어떤 운명을 맞이할지 알 수 없지만, 이 캐릭터는 아주 악랄하게 오랫동안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학원 묵시록>에도 이 비슷한 캐릭터가 있는데, 그 캐릭터는 연재가 일시 중지될 때까지도 온갖 더러운 방법을 써서 살아남았다. 민폐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인펙션 1권>은 하루키의 탈출과 함께 하루키가 자신의 가족이자 여동생인 카오리를 구하기 위해서 초등학교로 달려가는 모습도 그려진다. 역시 주인공의 여동생이라고 말할 정도의 기백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홀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살아남은 선생님을 격려하며 탈출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었다.


 그런 여동생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는 주인공인 오빠가 나타나는 법이다. 하루키는 카오리를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간신히 구해낸다. 이렇게 패기 넘치는 이 두 남매가 함께 살아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가 <인펙션> 시리즈를 보는 하나의 즐거움이다. 두 사람은 끝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


 <인펙션 1권>은 그렇게 초등학교에서 간신히 탈출한 하루키 일행이 카오리와 초등학생 아이들을 데리고 산으로 피하는 장면에서 끝을 맺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소방관 카미시로 유우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 캐릭터 또한 범상치가 않다!’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인펙션 2권>이 무척 기대된다.


 한 번쯤은 상상해보고 싶은 데스게임이 되어버린 세계관. 이 세계관을 이용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독자가 상상하는 것 이상을 독자가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읽은 <인펙션 1권>이 바로 그랬다. 기대작이다. 꼭 보기를 바란다. (웃음)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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