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트 아포크리파 25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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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감상 후기] 페이트 아포크리파 25화, 여정의 끝


 오늘로 드디어 애니메이션 <페이트 아포크리파> 시리즈가 완결이 되었습니다. 처음 <페이트 아포크리파> 시리즈를 보았을 때는 너무 규격 외 에피소드라 살짝 정이 가지 않았지만, 잔느의 등장과 평범한 인간과 같은 욕구를 지닌 지크의 등장으로 이야기를 굉장히 의욕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페이트 아포크리파 25화>가 그린 것은 각자 나름의 도달점입니다. 아마쿠사 시로는 어쌔신 세미라미스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했고, 세미라미스는 그런 시로를 떠난 보낸 이후 끝을 맞이했습니다. 이 두 사람이 서로에 걸고 있던 믿음과 기대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이라고 칭하기 부족함이 없었죠.


 하지만 <페이트 아포크리파 25화>의 진짜 주인공은 '지크'입니다. 그는 대성배의 안에서 만난 헤븐즈 필의 단말기 같은 존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소원'을 결정하게 됩니다. 원래라면 대성배는 성배 전쟁에서 살아남은 지크에게 도달해야 했지만, 아마쿠사 시로가 룰 위반을 했으니까요.


 만약 대성배가 파괴되지 않았더라면 '소원의 취소'도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페이트 아포크리파 25화>를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지크는 '대성배를 파괴한다'는 선택지를 고르지 않은 걸까요? <페이트 제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마지막은 '대성배 파괴'였는데 말이죠.


 문득 글을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지크에게는 더 이상 남은 영주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디 성배를 추구하면서 이 세상에 현현한 서번트는 자신의 의지로 성배를 파괴할 수 없고, 영주의 명령으로 '강제적' 효과가 부여되어야만 성배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크는 성배를 파괴할 수 없었고, 그는 자신이 용이 되어 인간들에게 불로불사를 안기는 '저주'를 내뿜는 대성배를 가지고 세계의 뒷편으로 향하는 결말을 짊어졌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세계의 뒷편'이라는 존재가 작품에서 등장할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크'와 연관된 용 '파브니르'의 신화를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파브니르는 원래 막대한 재보를 지닌 용으로 묘사가 되는데, 그 용이 불로불사의 힘이 되는 재보를 지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그가 파브니르의 심장을 이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일지도 모릅니다.


 <페이트 아포크리파 25화>는 그렇게 모두가 자신만의 종착점에 도착하는, 혹은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레티시아의 모습을 보면서 '아아, 저런 히로인이 나에게도 생겼으면…!'이라고 생각했고, 지크가 살아있는 덕분에 여전히 서번트로 현현할 수 있는 아스톨포의 모습도 참 새롭더군요.


 이야기 마지막에 이르러 잔느와 지크가 다시 재회하는 '번외' 에피소드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 에피소드가 바로 팬들이 원하는 그림이니까요. 아마 괜히 애니메이션에 깊은 감정을 투영한 사람은 저처럼 잔느와 지크의 만남 장면에서 살짝 눈시울이 붉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랬거든요. (쓴웃음)


 참, 어디까지 애니메이션에 영향을 받기 쉬운건지 알 수 없지만, '이번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그 한 마디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많은 등장인물이 있었기 때문에 모두가 주인공이기도 했던 <페이트 아포크리파>. 그럼에도 진짜 주인공은 지크와 잔느라는 점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겁니다.


 오늘 애니메이션 <페이트 아포크리파 25화> 후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현재 <페이트 아포크리파> 시리즈는 라이트 노벨로도 발매가 되고 있으니, 혹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만으로는 불포화상태라면, 라이트 노벨을 구매해서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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