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스타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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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슬로우 스타터, 좋아하는 마음이란


 기말고사 시험 기간을 맞아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지만, 역시 손에서 책을 쉽게 떼지 못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만화 <슬로우 스타터>라는 작품으로,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조건이 있는 성인 만화다. 하지만 성인 만화라고 해도 그냥 무작정 야한 이야기만 하는 작품은 아니다.


 <슬로우 스타터>를 읽다 보면 어렴풋이 <엿보기 구멍>의 에미루 같은 인물의 마음이 그려지는데, 누군가를 그냥 평범하게 좋아할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모습이 이상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남자 주인공 미도리가 우연히 히로인을 만나 하는 장면이 너무 빠르게 나와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히로인 아자미는 미도리와 한 이유를 ‘좋아하는 사람과 평생 안 될 거라면 아무나 괜찮다고 생각했어’라고 말했는데, 사람의 감정이라는 건 너무나 복잡한 법이다. 물론, 만화책이기 때문에 억지로 설정을 꾸겨 넣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름 제법 개연성을 잘 갖추고 있었다.


 히로인 아자미가 좋아하는 인물은 자신과 성별이 같은 여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해도 맺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자미가 좋아하는 ‘카오루’라는 인물은 이래저래 자유분방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카오루’를 쉽게 설명하자면 <쓰레기의 본망>의 ‘아카네’ 같은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쓰레기의 본망>이라는 작품에서 아카네는 자신이 모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이용해서 얻는 과정에 쾌락을 느끼는 인물이었다. 아카네는 남이 좋아하는 사람도 뺏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고, 거기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품었다. 하지만 아카네는 어떤 인물과 만남을 통해 가치관이 바뀐다.


 <슬로우 스타터>에서 등장하는 카오루 또한 비슷한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녀는 모두가 자신을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성격을 가진 듯했는데, 그녀가 왜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그려지지 않았다. 단지, 그녀를 좋아하는 아자미와 주인공 미도리가 그녀를 돕는 과정에서 살짝 변하는 느낌이다.


 <슬로우 스타터>의 주인공은 미도리이지만, 이야기 전개를 읽어보면 미도리와 아자미 두 사람을 메인 무대에 세워서 카오루라는 조연을 그리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미도리와 아자미의 만남은 완전히 우연히 가까웠고, 미도리가 카오루를 만나는 장면은 완벽히 카오루의 손바닥 위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마음이라는 건 늘 의도대로 되지 않는 법이고, ‘진심’으로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은 훨씬 더 커다란 의지를 지니는 법이다. 카오루 덕분에 미도리와 아자미는 함께 지내게 되고, 두 사람이 처음과 달리 서로를 마주 보며 한 번 더 하는 장면으로 <슬로우 스타터>는 엔딩을 그리고 있다.


 내용 자체는 <쓰레기의 본망>이나 <엿보기 구멍> 같은 작품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단편으로 읽기에 나쁘지 않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어른의 시점에서 ‘좋아한다’는 감정과 실제 행위를 엮어 고민하는 작품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슬로우 스타터>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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