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를 뜯은 3분 카레의 실체가 해도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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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3분 쇠고기 카레의 건더기가 이렇게 없을 리가 없어!


 혼자서 밥을 자주 먹을 때에는 괜히 어떤 요리를 본격적으로 하기보다 간단히 집에 있는 것으로 먹을 때가 많다. 특히 나처럼 라면이나 스파게티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먹는 사람에게는 요리라는 건 그저 남의 일일 뿐이다. 요리한다고 해서 하는 건 그저 냉동식품 몇 개를 사서 구워 먹거나 초등학생도 하는 계란 프라이를 해서 밥이랑 비벼 먹는 것뿐이다.


 그리고 나처럼 이런 사람을 위해서 시중에서는 아주 훌륭한 인스턴트 식품이 많이 나와 있다. 특히 그중에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건 뜨거운 물에 데우기만 하면 조리가 끝나는 3분 요리 같은 식품이 아닐까 싶다. 캠핑 필수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제품을 나는 일상 생활에서도 종종 찾는다. '다른 걸 먹고 싶은데, 할 수는 없을 때'에 아주 좋은 제품이니까.


 그런데 얼마 전에 홈플러스에서 구매했던 한 회사의 3분 카레가 해도 해도 너무한 양이었다. 애초에 포장지에서 볼 수 있는 그 정도의 풍족함은 바라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안이 부실했었다. 솔직히 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심정으로는 사기를 당한 것 같은 불쾌함이 들 정도로 좋지 않았다. 도대체 어땠느냐고? 그건 아래에서 사진과 함께 이야기해보자.


포장지는 화려한 3분 쇠고기 카레, ⓒ미우


그런데 내용물은 엉망, ⓒ미우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카레의 포장지를 뜯어서 밥에 부은 모습을 보라. 이게 입에서 욕이 안 나올 수가 있겠는가? 솔직히 해도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카레가 들어있는 박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완전히 카레 같은 카레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카레를 먹고 있다는 맛은 느낄 수 있는, 눈요기를 할 수 있는 것 정도는 들어있었으면 했다.


 하지만 3분 쇠고기 카레는 그런 작은 기대를 저버리게 했다. 끓는 물에 3분 동안 열심히 데워서 밥과 함께 먹기 위해서 부었더니 나오는 건 그저 짙은 황갈색의 누런 국물밖에 없었다. 당연히 여기서 카레의 향기와 맛은 나기는 했지만, 솔직히 카레 같지 않았다. 그냥 시중에서 파는 카레 가루와 뜨거운 물만 데운 후에 먹는 그런 기분이었다. 있는 건 보일 듯 말 듯한 감자 두 덩어리와 고기 한 덩어리가 전부였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 ⓒ미우


포장지 퀄리티는 기대도 안 해, ⓒ미우


이게 3분 카레의 실체, ⓒ미우


 3분 쇠고기 카레 8개가 들어 있는 세트를 구매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먹고 있지만, 매번 밥에 부어서 먹을 때마다 '하아, 빌어먹을. 내가 왜 이걸 사는 바람에… 이렇게 밥을 먹어야 하는 거야?' 하는 후회를 한다. 위 사진을 볼 수 있겠지만, 한 개만 그런 것도 아니고… 거의 모든 게 이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내용의 부실함이 있었다. 한 개의 단가는 몇 년 전보다 올랐는데, 내실은 갈수록 엉망이라니!


 얼마 전에는 국내 시리얼 브랜드를 장악하고 있는 동서식품에서 재활용 시리얼을 판매한 것이 보도되면서 큰 화제가 되었었다. 그리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과자의 내용 부실을 풍자한 '과자로 한강 건너기' 행사를 통해 질소가 너무 크게 들어 있어 포장지보다 내용물이 너무 부실하다는 게 보도가 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 카레의 양이 너무 부실하다. 해도 너무하다.


 솔직히 악의적으로 비판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도대체 제조 과정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의심할 정도다. 어떻게 이런 카레를 맛있는 카레라고 방송 홍보도 하고, 깊고 풍부한 맛이 살아 있다고 적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 깊고 풍부한 맛은커녕 그냥 돈 주고 산 게 아까워서 먹을 뿐이다. 정말, 내가 두 번 다시 이 카레를 사서 먹으면 성을 간다!



 어떤 사람은 나를 가리켜 '네가 그냥 만들어서 먹으면 되지, 왜 멀쩡히 잘 팔리는 제품을 디스 하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뭐, 요리할 수 있다면 나도 충분히 그러겠다. 아니, 그 이전에 요리를 안 하려고 하는 내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3분 요리 시리즈는 나만 먹는 게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이 구매해서 먹는 식품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몇 예능 프로그램 덕분에 캠핑이 아주 유행했었는데, 이런 제품은 캠핑에서도 사람들이 자주 구매하고는 한다. 그런데 과연 그 사람들이 모두 이런 퀄리티의 카레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지난 몇 년 동안 제품의 단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조금씩 올랐지만, 안의 내용물은 갈수록 더 부족해지고 있다. 이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포장지를 뜯은 3분 카레의 실체는 해도 너무했다. 제품에 적은 대로 깊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으려면, 이것보다 최소한 몇 덩어리는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엄마와 함께 이 제품의 이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그게 뭐고? 다음에 그냥 카레나 해 먹자. 이건 도무지 먹을 게 안 되네"라는 말을 했다. 정말 엄마의 말이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이 글의 부제목으로 사용한 "내 3분 카레의 건더기가 이렇게 없을 리가 없어!"라는 반응을 할 수밖에 없는 3분 쇠고기 카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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