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차림의 내가 높으신 분들의 가정교사가 된 사건 3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4. 5. 12.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드레스 차림의 내가 높으신 분들의 가정교사가 된 사건 3권
뒤로 갈수록 작가가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이 돋보이는 라이트 노벨 《드레스 차림의 내가 높으신 분들의 가정교사가 된 사건》 시리즈의 세 번째 권이 이번 2014년 5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었다. 노블엔진은 매달 1일에 발매가 되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에도 제일 먼저 구매해서 읽어보았는데, 이번 《드레스 차림의 내가 높으신 분들의 가정교사가 된 사건 3권》도 상당히 괜찮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드레스 차림의 내가 3권, ⓒ미우
《드레스 차림의 내가 높으신 분들의 가정교사가 된 사건 3권》은 크게 3개의 본편 이야기와 3개의 번외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뭐, 본편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번외편 이야기도 나름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읽어볼 수 있었던 번외편 이야기에서 진짜 '그린다'와 헬무트 사이에서 있었던 하나의 일은 뭔가 앞으로 사건이 커지는 데에 하나의 또 다른 해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쎄, 추리력이 약한 내가 하는 말이기에 이 부분이 어느 정도로 작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어쨌든, 이번 3권에서 읽을 수 있었던 본편 이야기 3개 중 제일 먼저 읽을 수 있었던 건 아니스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이야기다. 아니스가 도둑으로 몰린 하나의 사건을 샤르가 해결하는 편인데, 당연히 샤르 혼자서 해결하기보다 세이라의 도움을 얻어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세이라는 여기서 '오답입니다만….'라고 고민하며 작게작게 샤르를 도와주는데, 이 부분은 상당히 귀엽고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한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밀실이 아닙니다.
라고 얼굴 붉히며 말해준 것도…….
분명 세이라에게는 '정답'이 보였겠지.
그리고 내가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살짝 힘을 빌려주었다.
겉으로는 '모릅니다.' 라고 말하면서.
세이라는 얼굴을 붉힌 채로 내 얼굴을 멍하니 올려다보았지만, 내가 준 팔찌를 붙잡고 화난 건지 부끄러워하는 건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아닙니다……. 저도 '정답' 인지 '오답' 인지 헤맸습니다. 이런 건…… 처음이라……. 평소라면…… '정답'은 처음부터 눈앞에 있는데…… 샤르 선생님이…… 아니스를 위해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왠지…… 뭐가 옳은지…… 모르게 되어서…… 아니스를 구하지 않는 게 낫지 않나…… 전…… 아니스에게 질투를……." (p86)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별 축제에서의 샤르가 다시 한 번 더 그린다를 만나는 이야기이다. 뭐, 직접 대면을 하기보다는 거의 지나가다 만나는 식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었는데, 여기서는 그린다가 하려고 하는 어떤 행위는 어쩌면 이 소설 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사건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냥 느낌이 그렇다. 도대체 그린다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판타지 요소가 드문드문 등장하는 이 작품에서는 어쩌면 이 판타지 요소가 '사건의 중심'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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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야기에서 읽어볼 수 있었던 건 세이라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어른이 되기 위한 불법적인 방법'이라는 제목의 이야기다. 왠지 제목만 보면 '뭐야!?'라는 느낌이 강한데, 처음에 나도 그랬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불순한 느낌의 이야기가 아니라(뭔가 난 타락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어릴 때는 정말 순수했었는데….) 빨리 어른이 되어 샤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세이라가 책에서 나오는 빠른 성장을 해주는 약을 만든 이야기다.
그 약은 당연히 성공했기에 세이라는 갑작스럽게 9살에서 17살의 몸이 되어버리고 말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세 번째 이야기의 포인트였다. 몸은 17살이 되었지만, 가슴은 전혀 자라지 않은 세이라가 '다음에는 꼭 가슴이 커지는 약을 만들겠어요.' 하는 부분도 귀여웠고, 세이라가 샤르에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는 장면은 '참, 착한 아이구나!'는 훈훈함이 들었다. 그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전, 방에 돌아간 뒤로도, 잠이 안 와서……. 샤르 선생님이, 혼자 슬퍼하시지 않나 싶어서, 심장이 아프고, 괴로워서, 하지만…… 다음 날 아침에 샤르 선생님 방을 엿보았더니, 아니스가 나오고――샤르 선생님은, 아니스한테 '어제는 고마워.' 라고 홀가분한 얼굴로, 웃으시고."
세이라는 말을 삼키고 흐느껴 울었다.
어른이 되어도 우는 모습은 똑같구나.
내 가슴도 푹푹 아파왔다.
"저도 아니스처럼…… 샤르 선생님을, 위,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아니스는, 가슴도 크고, 어른이니까……. 저도,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샤르 선생님께, 히, 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저, 전 샤르 선생님께, 매달릴 뿐이지, 저만 샤르 선생님께, 도움을 받을 뿐이지…… 선생님께, 전혀 답례를 해드릴 수 없으니까……. 그건, 제가, 어린애니까……."
왕비님은 세이라가 혼자서 뭐든지 할 수 있는 아이니까 내게 의존하는 걸 무서워하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그 상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세이라는 내게 의존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내게 아이 대접받는 게 슬펐던 것이다. (p236)
세이라의 이 부분을 작가는 정말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려서 묘사해주었는데, 그래서 이 부분이 더 와 닿으며 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변하게 된다고 하는데… 이 소설 《드레스 차림의 내가 높으신 분들의 가정교사가 된 사건》에서 읽을 수 있었던 세이라는 그 대표적인 캐릭터로 잘 그리고 있다. 아아, 나도 언젠가 사랑을 하면 바뀔 수 있으려나? 그저 쓴웃음이 나올 뿐이다.
뭐, 이 정도로 《드레스 차림의 내가 높으신 분들의 가정교사가 된 사건 3권》 감상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오늘 오후나 내일 저녁에 2차로 주문한 5월 신작 라이트 노벨을 받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9권》을 제일 먼저 읽어서 빠른 감상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다. 그럼, 다음 라이트 노벨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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