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의미 1권 후기, 방과 후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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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내가 사는 의미 1권, 이건 단순한 라이트 노벨이 아니다.


 이때까지 많은 라이트 노벨을 읽고 있지만, 왠만해서는 '공포물'을 다루고 있는 라이트 노벨을 읽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난 무서운 장르의 작품을 정말 끔찍히 싫어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공포물'은 내게 있어 멀기만 한 장르다. 그래서 나는 라이트 노벨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일반 문학 작품, 영화 등에서도 '공포물'은 가급적 멀리하고 있다.


 아마 지금껏 '공포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호러'가 섞인 작품 중 본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뭐, 여러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학원묵시록》이라는 작품이다.


ⓒ학원묵시록


 이 작품은 평범히 학교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 갑자기 학교가 좀비의 습격을 받게 되면서 일상이 무너지는 작품이다. 좀비에 습격을 받은 사람은 똑같이 좀비가 되어 사람이 아니게 되는데, 학교에 우후죽순 생겨난 그들로부터 도망쳐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만화책을 원작을 하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만화가 연재중지되어있는데, 기쁘게도 이 글을 쓰기 위해 이미지를 찾다가 《학원묵시록》이 올 봄부터 연재 재개가 된다고 한다. 정말 오랜 시간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소식이라 반갑기 그지 없다. 이 작품은 국내에도 정식 발매가 되어 있으며, 19세 이상이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잔인성 그런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작품이 상업지에 연재되고 있는 작품이라 상당히 에로에로하다.)


 뭐, 《학원묵시록》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왜 많은 호러 작품 중에서 유독 이 작품이 떠오른 건 이번에 읽을 수 있었던 라이트 노벨이 상당히 이 작품과 많이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에로에로한 부분은 닮지 않았지만, 작품이 진행되는 전개 방식이 상당히 비슷하고, 보는 내내 '대박', '도대체 이 작품은 뭐'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


 어떤 작품이길래 내가 이렇게 강한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할 것이다. (아니면 어쩌지….) 이번 2014년 3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읽을 수 있었던, 마치 《학원묵시록》을 조금 바꿔서 소설로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작품은 S노벨에서 발매한 《내가 사는 의미》라는 이름의 작품이다.


내가 사는 의미 1권, ⓒ미우


 제목만 보았을 때, 난 이 작품이 도대체 어떤 작품인지 알 수 없었다. 제목 《내가 사는 의미》라는 문장 그대로 이 작품이 조금 진지한 성장과 고찰을 그린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까 싶었지만, 책에 함께 붙어있는 '아무도 깨닫지 못했다. 인류가 생태피라미드의 정점에서 추락했다는 것을―――'이라는 문구는 이 책이 그런 장르의 작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인류가 생태피라미드의 정점에서 추락하다. 왠지 이 문구만 보면 2013년 초반기에 뜨거웠던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이 떠오른다. 거인들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류의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화제가 되었는데, 이 작품 《내가 사는 의미》는 어느 정도 그것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갈등을 겪는 그런 분위기가 비슷했다.)


 그러나 이 작품 《내가 사는 의미》는 《진격의 거인》보다  《학원묵시록》이라는 작품을 더 닮아있다. 학원에서 평범히 일상을 보내는 주인공 타와와 그녀를 좋아하는 히로인 네네네와 아오바는 둘이 동시에 타와에게 고백하는데, 그 고백애 답하기 위해 타와가 움직이는 그 순간 평범했던 그 일상은 무서운 속도로 빠르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 일상을 무너뜨린 건 학원에 침입한 어떤 이질적인 존재, 즉, 괴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학원묵시록》에서는 남주인공 타케시가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모습을 보고 제일 먼저 행동에 나서는데, 《내가 사는 의미》에서도 남주인공 타와가 제일 먼저 괴물 고양이 거미를 보고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도망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런 부분에서 남주는 이상하게도 참 정의감이 높은 듯 하면서도 치밀한 듯하다. 현실에서는 모두 '너 누군데?'하며 도망치기 바쁠텐데….


ⓒ학원묵시록


 이번 《내가 사는 의미 1권, 방과 후의 투쟁》에서 읽을 수 있었던 내용은 정말 치열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주인공과 그 주변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학원묵시록》에서 볼 수 있었던 그 모습과 정말 비슷했다. 사람과 괴물이 대립하고, 괴물과 대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누어져 사람과 사람이 대립하는 구조. 하나부터 열까지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치열한 전개 덕분에 책을 읽는동안 시간이 흐르는 것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몰입해 읽어볼 수 있었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한 가지 장면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기다렸다는 듯이 페타페타의 발소리가 환호성을 지른다. 순식간에 미나모토와의 거리가 좁혀진다.

"젠장, 어째서야!"

미나모토의 의문에도 토와는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페타페타가 실제로 반응하는 건 '소리' 쪽이었던 것이다.

네네네의 경우도, 교무실의 경우도, 모유리의 경우에도 놈은 움직이는 물체가 아닌 소리를 내는 사냥감을 습격했다.

도망칠 때는 모두가 비명을 질렀다. 그렇지 않아도 50킬로그램에 가까운 물체가 바닥을 차는 발소리는 생각보다 잘 울리는 법이다.

페타페타에게는 가만히 서서 움직이지 않는 때가 있다. 그건 공기나 바닥을 통해서 전해진느 소리를 느껴서 사냥감의 위치를 감지하고 있었기 때문이 ㄹ것이다.

발바닥으로 소리를 감지하는 동물로 코끼리가 있다. 그들은 소리를 통해서 수 킬로미터에 떨어진 무리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페타페타가 순식간에 미나모토와의 거리를 좁히고 그 팔을 뻗는다.

놈이 미나모토의 다리를 붙잡을 뻔한 순간, 미나모토가 발군의 운동신경으로 그것을 피했다.

토와가 한 것처럼 점프해서 포획에서 벗어난다. (p257)


 사람을 습격하는 페타페타는 괴물 중 한 마리로,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꼭 《학원묵시록》에서 볼 수 있는 좀비들을 닮았다. 아무튼, 《내가 사는 의미 1권》은 모두가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전개 속에서 정말 이외의 결말로 끝을 맺으면서 '도대체 이게 뭐야>'라는 말을 저절로 하게 만들었다. 아마 다음 《내가 사는 의미 2권》에서는 이번 1권에서 뿌려졌던 여러 떡밥에 대한 해답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일일이 언급할 수는 없지만, 간단히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는 게 꽤 있었다.)


 정말 재미있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내가 사는 의미 1권》. 평소 호러물은 좋아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판타지 요소가 섞이면서 나름 괜찮게 읽을 수 있었던 듯하다. 뭐, 그 판타지 요소는 여기서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다음 2권에서는 조금 더 강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2권이 정말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이 정도로 《내가 사는 의미 1권, 방과 후의 투쟁》 감상 후기를 마친다. 부족한 감상 후기이지만 여기까지 읽어준 것에 대해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다음 《내가 사는 의미 2권》을 언제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2권 감상 후기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아, 그리고 혹시 S노벨 편집자가 이 글을 읽는다면― 부디 《백련의 패왕과 성약의 발키리》 작품의 다음권도 빨리 발매해주셨으면 한다. 아하하. (매번 리트윗을 하시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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