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 사신 이리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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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 사신 이리아 등장


 라이트 노벨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1권》을 읽었을 때에는 애니메이션보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 또한 마찬가지였다. 1권에서 리사라와 큐르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면, 2권에서는 이리아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던 편이었다. 이리아와 리사라가 엮이는 부분은 애니메이션에서도 상당히 재미있게 잘 그려졌지만, 라이트 노벨에서는 더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러브 코미디에 집중하였기에 다른 사람들도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 ⓒ미우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은 메를로 파의 사진 마르벡의 독백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이야기는 료스케가 다니는 학교의 특이자를 찾아내라는 내용이었다. 뭐, 처음에는 어느 정도 진지한 이야기였다고 볼 수 있지만, 뒤에서 이어진 이야기는 료스케와 리사라, 큐르 세 명이 함께 엮이는 코미디였다. H한 코미디가 이 작품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의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역시 2권에서도 처음부터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기서 일부분을 옮기고 싶지만, 왠지 모르게 '위험 수위'로 지정될까 봐 옮기지를 못하겠다. 그래도 조금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이것 놔, 놓으라고! 닿았어. 닿았다고! 내, 그, 거, 거기에!"

"하아, 하아하아…… 하아하아……."

무언가가 크게, 크게 늘어난다. 료스케가 살아가는 원동력을 흡수하고, 힘차게, 당당하게, 단단하게, 커지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말도 안 돼! 큐르! 얼른 도와줘! 딱딱한 게 닿고 있단 말이야!"
"우와, 정말이네요. <부러진 검, 그람>의 자루가 또 튀어나왔어요……."

"그게 아니라! 그보다 아래, 아래쪽이 위험해! 내 순결이이!"

"네? …… 우와, 볼케이노."
아래를 살핀 큐르가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게 무슨 소리니?!"

"그게 말이죠. 산처럼 우뚝 솟은 료스케 씨의 가랑이 위를, 언니의 빨간 털이 덮어서…… 뭐라고 할까요. 분화를 시작한 화산이라는 뜻을 담아서, 시적으로 표현해봤답니다."

"조금도 시적이지 않아!"

"근데 말이죠. 그렇게 말해도……."

큐르도 난처한 기색으로 료스케를 본다. 콧김으로 거칠게 훅훅 내뿜고, 충혈된 눈으로 리사라의 세미 누드를 응시하고 있다. 집중력이 엄청나서, 도무지 주의를 돌릴 방법이 없다.

"어쩌면 <그람>에 의해 의식이 지배당하기 시작한 걸지도 모르니…… 카이사르, 어쩌면 좋을까요?"

"멍!"

카이사르가 한 차례 짖었다.

이어서 카이사르는 리사라와 료스케의 결합부――아니, 사실은 아직 결합한 게 아니지만――에 앞발을 얹었다.

그리고 눌렀다.

"끄, 끄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그 단말마의 비명은, 괴조의 울음소리를 연상케 했다……. (p50)


 위에서 읽어볼 수 있는 이런 이벤트 장면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이었다. 리사라와 큐르와 엮여서 이벤트 장면이 펼쳐졌을 때도 정말 대박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료스케와 다른 사신 이리아와 만나서 겪게 되는 이벤트도 정말 적나라하게 묘사가 되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단순히 야한 것에 그치지 않고, 코미디로 잘 표현했기에 작품이 잘 살아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개들의 제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카이사르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드문 존재감이었지만, 라이트 노벨에서는 정말 대단한 존재감이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애니메이션 《원피스》로 친다면, 료스케가 기르는 개 카이사르는 패왕색의 패기를 지닌 제왕의 힘을 가진 개였다.  백만 가까이나 되는 영력을 지닌 카이사르는 평범한 인간이 지니는 영력의 30배가 넘는 수치를 가지고 있었고, 료스케 1만 5천보다 약 100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특이자는 1천만을 가볍게 웃돈다고 한다.) 이번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에서 카이사르는 사건 해결에서도 정말 재미있는 역할을 잘 해주었는데, 설마 개 하나의 존재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몰랐다.


 그리고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1권》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번 2권에서도 주인공 료스케가 《하이스쿨 DxD》의 주인공 잇세와 상당히 겹치는 부분을 읽어볼 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각성한 그람의 의지를 누른 료스케의 변태력인데, 잇세가 오로지 가슴에 대한 집념만으로 적룡제 속에 있는 의지를 누른 것과 마찬가지였다. 정말 이 부분을 읽으면서 빵 터졌었는데, 그 부분을 조금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제왕의 그릇이라고 해봤자, 결국은 개. <리딜>도 운이 나쁘군."

그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좁군."

말을 내뱉자마자, 길고 굵직한, 강인한 검을 휘두른다. 자잘한 장식이 하나도 없이 투박한 검신은 마치 종이라고 베는 것처럼, 결계를 손쉽게 가른다.

"꺄악!?"

큐르의 수영복이 충격파에 의해 깔끔하게 잘라졌다. 그 옆에 선 결계에서 해방된 리사라가 넋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자, 우선은 나를 철저하게 욕보인 빌어먹을 사신부터 찾아야겠군."

<그람>의 뇌리에 이리아가 떠오른다. 거짓으로 똘똘 뭉친 그 여자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자."

발을 내디디려던 <그람>이 신음했다.

"뭐……냐?"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기는커녕, 정신을 차려 보니 <그람>은 아무런 관심도 없는 계집――큐르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우, 우오오오. 큐르의 아래쪽 털도 천연 파마잖아!'

목소리가 커진다.

"서, 설, 마…… 이렇게까지 각성한 나를!"

신음하며 소리를 막는다. 하지만 없어지지 않는다.

'크윽! 리사라의 사촌동생 같지 않은 가슴! 저건 몇 년 지나면 반드시 E컵이 되지 않을까? 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알까 보냐! 젠장! 한 번도 모자라서 두 번이나!"

비틀거린다. <그람>이 이마에 손을 대고, 비틀비틀 움직인다.

그때,

[잠시 후에 수영복 대회를 개최합니다. 참가자 여러분은 서둘러 주세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그것이 결정타였다.

'이봐! 또 그러기냐!'

"수영복 ! 그렇지! 역시 단순한 알몸보다, 의상이 중요하지! 뭔가 강조하는 게 있어야지! 그래, 여자라면 자고로 장식이 있어야 해!"

료스케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는 수 없지. 내가 졌다, 졌어…….'

료스케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그런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정말이지,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네."

오른손으로 가슴을 가리면서, 리사라가 고개를 흔들었다. (p237)


 정말이지 이렇게 심한 변태들은 어떻게 이질적인 존재를 가볍게 뛰어넘는 망상력을 가졌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하이스쿨 DxD》의 주인공 잇세도 이런 망상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힘을 손에 넣었는데, 앞으로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의 주인공 료스케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료스케과 <그람>을 완전히 다룰 수 있게 되었을 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으, 정말 궁금하다. 아마 이번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을 읽었던 사람들은 다 그렇지 않을까.


 애니메이션과 다른 이벤트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2권》. 그래서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신경쓰지 않은 채, 히로인들의 모에를 듬뿍 감상할 수 있었다. 물론, 재미도 상당했다. 앞으로 벌어질 아수라장에서 또 어떤 H한 이벤트를 통해 러브 코미디를 전개해나갈지 정말 기대된다. 다음 《그래서 나는 H를 할 수 없다 3권》 감상 후기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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