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기사의 영웅담 1권 후기, 이단의 마도 기사
- 문화/라이트 노벨
- 2014. 1. 14.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낙제기사의 영웅담 1권, 최약의 마력VS최강의 검기
요즘 라이트 노벨을 읽다보면 상당히 비슷한 무대 설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을 더러 만날 수 있다. 이번 2014년 1월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이번에 읽은 《낙제기사의 영웅담 1권》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검무라고 말하기보다 검기라고 말하는 편이 이 라이트 노벨에서는 옳은 표현이겠지만, '칠성검무제'라는 검무를 겨루는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라이트 노벨 《정령사의 검무》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했다.
아마 이번 《낙제기사의 영웅담 1권》을 읽으면서 《정령사의 검무》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작품의 남자 주인공 쿠로카네 잇키는 마도 기사 평가에서 F를 받아 유급을 하고 말았지만, 그가 'F'라는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의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제도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좀 더 어두운 배경이 있었는데,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1권을 통해 자세히 읽어볼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의 그릇을 평가하는 데에는 형식적인 것보다 그 사람의 본질을 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기도 하다.
낙제기사의 영웅담 1권, ⓒ미우
《낙제기사의 영웅담 1권》에서는 등장 인물에 대한 간단히 소개를 하고, 그들이 가진 이야기에 대해 기본적인 씨앗을 내리는 듯한 이야기였다. 주인공 잇키는 버밀리온 제2황녀 스텔라와 처음부터 늘 그런 이벤트를 통해 부딪히게 되고, 그는 그녀와의 모의 전에서 자신만의 검무로 승리하게 된다. 절대적인 A랭크에게 F랭크가 이긴 것이었다. 이게 바로 이번에 읽을 수 있는 《낙제기사의 영웅담 1권》의 핵심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은 이벤트로 여기서 스텔라는 잇키의 하인이 된다(?))
스텔라는 학원장으로부터 잇키가 가진 사정에 대해 알게 되고, 이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당연히 이 둘을 더 가깝게 하는 이벤트가 연이어 발생한다. 그 이벤트 중 한 개는 바로 여동생의 등장이다. 본가에서 쫓겨나 4년만에 만나게 된 잇키의 여동생 시즈쿠는 첫 재회의 순간부터 엄청난 기질을 발휘한다.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이후로 라이트 노벨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동생 대부분이 이런 캐릭터가 된 것이 이제는 질리기도 하지만, 이 덕분에 재미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동생 시즈쿠는 스텔라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잇키에게 다가가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시즈쿠! 지, 지금 대체 뭘……."
"뭐냐니…… 물론 입맞춤이죠."
"알고 있어! 그건 알고 있다고! 그러니까 놀랐잖아! 그게 아니라! 어쩔 셈으로 그런 거냐고?!"
"어쩔 셈이고 뭐고, 입맞춤은 친애의 증거. 연인…… 같은 가볍고 무르고 허술한 인연으로 맺어졌을 뿐인 남녀 사이도 하는 일이에요. 그렇다면 같은 피와 살과 뼈를 나눈, 강철보다도 단단한 인연으로 맺어진 남매 사이가 입맞춤 나누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죠. 아니요, 오히려 안 하게는 부자연스러워요. 애당초 외국에서는 입맞춤 같은 건 그야말로 인사일 뿐이고."
"어, 어, 그런 거야? 스텔라, 내가 이상한가?"
"그럴 리 없잖아! 뭘 박력에 밀려 꺾이려고 그래! 대개 외국에서도 마우스 투 마우스는 인사로 끝나지 않는다고! 이 중에서 남매끼리 키스하는 사람 있어?!"
"없어, 없어."
"있을 리 있나."
"상상만 해도 토할 것 같아."
"어어, 시즈쿠. 역시 민주주의적으로 네 의견이 이상하다는 판결이 났는데."
"우후후. 아무 문제 없어요, 오라버니. 남은 남, 우리는 우리인걸요. ……분명 다른 분들의 남매는 툰드라처럼 얼어붙은 모양이에요. 병든 세상이니까요. 그렇지만 저랑 오라버니는 달라요. 오히려 입맞춤 정도는 4년 치의 그리움을 표현하기에 부족해요. 지금 우리에게는 섹스조차 평범한 인사일 거예요."
"""그럴 리가 있냐!"""
1학기 첫날에 벌써 1학년 1반 전원의 마음이 하나가 되었다. (p118)
이 존재감이 강한 여동생 시즈쿠는 또 하나 이외의 인물을 데리고 온다. 트렌스 젠더라는 룸메이트 아리스인. 뭐, 이 녀석도 이 녀석 나름대로 주인공에게 어떤 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리고 잇키, 스텔라, 시즈쿠, 아리스인 이 네 명이 맞물렸을 때 또 하나의 큰 사건이 발생하며 남주인공 잇키를 키리하라라는 쓰레기와 정면 대결을 하는 구조가 발생한다. 애초에 칠성 검무제 토너먼트 차례가 그런 식으로 배치되어있었지만, 키리하라라는 쓰레기가 얼마나 쓰레기인지 잘 보여주는 사건이 칠성 검무제였다.
완전 스텔스 능력으로 잇키를 농락하며 위기의 순간까지 몰아붙였지만, 스텔라의 분노와 진심이 함께 녹은 외침에 잇키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자신의 능력으로 키리하라를 제압한다. 그리고 키라하라는 공포에 떨면서 정말 떨거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는데, 읽는 동안 속이 후련해질 정도였다. 이 칠성 검무제를 시작으로 하여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낙제기사의 영웅담》. 앞으로 정말 기대된다.
이 정도로 《낙제기사의 영웅담 1권》 감상 후기를 마치고자 한다. 진지한 이야기 이외에도 정말 재미있는, 부러운 이벤트가 있었기에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역시 이 작품을 구매해서 읽어보기로 한 건 잘한 것 같다. 보통 이런 신작은 1권과 2권의 발매는 연이어서 발매가 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2월 라이트 노벨 신작으로 《낙제기사의 영웅담 2권》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꼭 2월에 2권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어떤 한 이야기를 남긴다. 이건 바로 사람은 절대 재능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본질을 보아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라이트 노벨을 통해 이런 부분에 조명을 켜두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식으로 라이트 노벨도 읽는다. 꽤 좋은 이야기이다. 하하하.
잘 들어라, 꼬맹아. 지금은 그저 작은 꼬맹이지만,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는 녀석들 같이 재능 따위의 사소한 것에 만족하는 그릇이 작은 어른은 되지 말거라. 분순에 걸맞다는 듣기에 좋은 포기로 어른인 척 유세 떠는 어른이 되지 마라. 그런 것 문제 삼지 않는 통 큰 어른이 되어라. ――포기하지 않는 마음만 있으면 인간은 뭐든 할 수 있어. 어쨌든 인간이라는 존재는 날개도 없는데 달까지 간 생물이니까 말이지.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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