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부 시리즈 두 번째, 바보의 엔드 크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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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고전부 시리즈 두 번째, 미스터리 영화의 범인을 추리하다


 요네자와 호노부 고전부 시리즈가 국내에 처음 발매될 때 두 개의 시리즈가 함께 발매가 되었다. 하나는 전에 소개하였던 《빙과》라는 제목의 책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이번에 소개할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번에 소개할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는 학원제를 앞두고 어느 반에서 만든 영화의 에피소드를 완성하는 편의 이야기였는데, 하나의 특이점에 얽메이지 않아 상당히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빙과》 애니메이션에서만 보았던 이리스 후유미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즐겁게 읽어볼 수 있었고.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미우


 여기서 말하는 '학원제'는 우리가 보통 중학교 시절이나 고등학교 시절에 한 번쯤 해보았을 '학교 축제'를 말한다. 뭐, 개인적으로 이 학교 축제에 대해 어떤 좋은 기억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냥 학교에 안 나오는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날이기도 하고, 축제 당일에는 학교보다 근처 PC방에 앉아 있기만 했었다. 나름 즐길 수 있는 학교 축제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학교의 수준은 그저 미미했다. 그냥 한국의 전형적인 특징인 '그냥 1년에 한 번 하고 넘어가는 행사'라는 이름으로 치뤄지는 속빈 강정이었으니까. 뭐,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학원제를 맞이해 고전부 멤버들은 《빙과》 문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서 치탄다가 한 개의 사건을 고전부에 가지고 온다. 사건을 고전부에 가지고 온다고 말하기보다 이번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에서 등장하는 이리스에게 이용당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지 않을까.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었던 이리스의 묘사도 상당히 괜찮았는데, 책에서 볼 수 있는 이리스의 묘사는 더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저희 정말 왔어요."

여학생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제야 비로소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키는 치탄다와 거의 비슷하거나 좀 더 큰 정도. 체격은 호리호리하다. 눈은 가늘고 다소 눈꼬리가 올라갔으며 하관이 갸름하게 빠졌다. 미인이라고해도 될 정도이지만, 내가 그 사람에게 가장 뚜렷하게 받은 인상은 냉철함이었다. 한 학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고등학생 같지 않게 위엄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듯한 분위기가 있었다. 고등학생이 아니면 뭔가 하니, 그래, 전형적인 이미지의 경찰관 아니면 교사…… 아니, 아예 자위대 대원이 어울릴지 모른다. 그것도 위관급 이상. 얼굴에 웃음기가 없는데, 그렇다고 무뚝뚝한 것도 아니다. 그녀의 태도는 감저잉 없는 것에 가까웠다. 그런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낮고 침착한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그래, 잘 왔어."

우리를 한 사람씩 훑어보았다. (p30)


 여기서 등장한 이리스의 별명은 '여제'인데, 특별함이나 기대감이라는 감정을 이용하 어떤 사람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뭐, 한 마디로 말하자면… 사람을 쉽게 이용하거나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말이다. 《원피스》 보아 핸콕과 달리 냉철함으로 사람을 이끄는 리더 같은 그녀는 이번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사건을 오레키 호타로가 책임지고 추리를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오레키도 이용당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자세한 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영화의 줄거리를 추리해가는 고전부의 이야기는 그 자체가 이번 두 번째 고전부 시리즈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 어떤 미스터리를 두고' 이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던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는데, 평소 《셜록 홈즈》 같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가벼운 느낌으로 다가오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상당히 논리적이고, 읽는 내내 흥미가 있기에 책을 읽는 맛을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이 정도로 고전부 시리즈 두 번째, 《바보의 엔드 크레디》 감상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고전부 시리즈 작가 후기 뒤에는 한 서평가가 쓴 고전부 시리즈에 대한 서평이 적혀 있는데, 그 서평을 읽어보면 정말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뭐, 나도 그 정도 수준에 이르는 서평을 써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러나 내게 있어 그런 서평은 좀 어려울 듯하다. 단순히 내가 글을 쓰는 건 재미있는 책을 읽고, 그 책이 어떤 부분에서 재미있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 뿐이니까. 앞으로도 이 허접한 감상 후기를 읽어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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