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아이돌을 하고 있습니다
- 문화/라이트 노벨
- 2013. 12. 17.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방과 후 아이돌, 새롭게 시작하는 학원 아이돌 러브 코미디!
아이돌. 참, 많은 뜻을 가진 한 개의 단어다. 나처럼 2차원 세계의 주민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 아이돌은 '와아-!' 하는 함성이 저절로 나오는 당연하 빛나는 존재이겠지만,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 세계에 사는 2차원 세계의 주민에게도 아이돌은 '와아-!' 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그런 존재이다.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에서 '아이돌'이라는 속성을 가진 캐릭터는 10편의 애니메이션 중 8편은 나올 정도로 자주 사용되는 속성이고, 이 '아이돌'이라는 캐릭터의 성우는 애니메이션만이 아니라 실제로 앨범까지도 내며 많은 인기를 얻는다. 아이돌을 다루고 있는 애니메이션 《아이돌 마스터》와 《러브 라이브!》,《전희절창 심포기어》 외 다양한 작품이 엄청난 호응을 얻었었다. 나도 엄청나게 열광했던 사람 중 한 명이고.
[애니메이션 관련/아니메 후기] - 아이돌 마스터 애니메이션 간략 총평
갑작스럽게 글의 시작부터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건, 이번에 소개할 12월 신작 라이트 노벨은 바로 '아이돌'을 다루고 있는 라이트 노벨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아이돌과 바로 소꿉친구 사이라거나 그런 뻔한 전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 새로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된 《방과 후 아이돌》은 꽤 신선한 맛이 있어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뭐, 라이트 노벨 내용에 큰 불만은 없지만, 일러스트만 조금 더 좋은 일러스트였다면(IS 인피니트 스트라토스 개정판 정도…), 조금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었다.
방과 후 아이돌, ⓒ미우
어느 작품에서나 '아이돌' 캐릭터는 단순히 앞에서 빛나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뒤에서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그런 존재로 자주 묘사된다. 이번에 읽을 수 있었던 《방과 후 아이돌》 또한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그럼에도 꽤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던 건 그 배경 자체가 조금 색다르기 때문이다. 뭐, 학원에서 생활하는 두 남녀가 우연히 마주쳤는데… 알고보니 그녀가 아이돌이었다는 속성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뭐가 흥미롭냐면… 보통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 노벨에서는 이미 학원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는 소녀와 엮이는데, 이건 겉으로는 차가운 학생회장이지만― 뒤에서는 아이돌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소녀와 엮였으니까. (이 부분은 《회장님은 메이드사마!》라는 작품과 상당히 비슷했는데, 여자 주인공에 대한 속성만 비슷했을 뿐… 다른 건 겹치는 부분이 없다.) 그 소녀의 이름은 이시가키 마호. 슈에이 고등학교 2학년의 학생회장으로 이 작품의 남주인공 나리타 유스케와는 같은 반에 있다. 과거 조금 얽힌 사연이 있었지만,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이였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디어스테에서 만나게 되면서 둘의 이야기가 시작한다.
평범히 아이돌을 찬양하는 작품이라고 말하기보다 《아이돌 마스터》와 《러브 라이브!》처럼 아이돌로 조금씩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뭐, 그 두 작품과 달리 그 성장에서는 남자 주인공 유스케가 꽤 활약을 한다는 부분이나 조금씩 싹트는 연애감정이 나온다는 부분이나 과거에 헤어진 소꿉친구가 느닷없이 아이돌로 나타난다거나 하는 부분은 다르지만…. 뭐, '치정'이라는 속성이 들어가면서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생성되었기에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방과 후 아이돌 1권》에서는 단순히 여주인공 마호가 어떻게 아이돌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왜 사람들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인지… 그런 이야기를 자세히 읽어볼 수 있다. 1권인만큼 이야기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조금 자세히 적혀있었다. 그래도 사건의 몇 가지 부분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책에 쓰여있는 글 중 일부분은 '호오…'하며 읽을 수도 있었다. 잠시 그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초등학생 때 되고 싶었던 거 있어?
그 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오는 도중에도, 집에 도착한 다음에도, 목욕하고 나온 다음에도, 머릿속 한구석에 들어앉아서 유스케에게 불쾌함을 남겼다.
"나는 졸업문집에 뭐라고 썼었지?"
생각해 봐도 떠오르질 않아서, 유스케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초등학교 졸업앨범을 꺼냈다.
6학년 3반 페이지에, 어린애 같은 얼굴의 자신이 찍혀 있다. 앳된 정도가 아니다. 고작 4년 만에 이렇게 생김새가 바뀌는구나. 하고 솔직히 놀라 버렸다.
그 졸업앨범에 실린 '장래의 꿈'이라고 이름 붙은 작문에서, 유스케는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참으로 천진난만한 꿈이다.
아마 동급생들도 비슷한 걸 썼을 것이다. 축구 선수거나, 연예인이거나, 내각 총리대신 차이는 있겠지만.
(중략)
어떡하면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있는지도 모르고,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래도 머릿속으로는 넓은 야구장에서 홈런을 계속 쳐내는 자신을 그리고 있었다.
그로부터 고작해야 4년 정도. 지금은 고교 2학년. 16세. 지금부터 프로야구 선수를 목표로 삼는 건 너무 늦었다. 진심으로 되려는 녀석들은, 중학교 때 시니어에서 뛰고, 고교는 고시엔 단골 고교에서 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들과 땀을 흘린다. 그야말로 고시엔 출장이 목표가 아니라, 우승을 노리는 마음가짐으로….
야구부가 전혀 강하지 않은 지금 학교에서, 귀가부를 택한 유스케는 이미 늦었다.
첫 갈림길은, 아마도 중학교 3년 사이에 있었을 것이다. 그 터닝포인트가 존재한다는 것도 모른 채, 눈치채지도 못하고, 자신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시기였던 것도 모른 채, 천진하게 지나쳐 버렸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으니까.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따위….
학교 수업을 열심히 받아도 그건 모른다.
그런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가끔씩이지만, 분명히 깨닫는 사람도 있다. 목표를 잃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마호처럼….
"그걸, 좀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내 주제에 무슨."
드러누운 상태라서 자기 목소리가 천장에서 내려왔다.
"그건 제대로 사과하자."
그렇게 결심하고, 이날, 유스케는 잠을 청했다. (p118-119)
이 부분을 읽으면서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뭐, 나는 애초에 졸업 앨범이라는 것을 학교 졸업과 동시에 바로 태워버렸지만…. 딱히 내게 졸업 앨범이 가지는 의미는 없었다. 단순히 이 글을 읽으면서 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마 단순히 가볍게 라이트 노벨을 읽으며 웃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책처럼 조금 더 생각하며 읽다보니 이런 부분에서 잠시 멈춰서 생각을 길게 해본 듯하다. 《방과 후 아이돌》은 이런 부분도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번 1권에서는 앞에서 말한 대로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서 다음에 일어날 한 개의 사건에 대해 암시하며 끝을 맺었다. 1권도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기에 다음 2권도 정말 기대된다. 일러스트가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화가 되었을 때… 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괜찮지 않을까 싶다. 하하.
그럼, 이정도로 《방과 후 아이돌》 1권 감상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다음 2권이 언제 또 정식발매가 될지 모르겠지만, 2권 감상 후기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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