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 젠지로 혈통의 비밀
- 문화/라이트 노벨
- 2013. 11. 24. 08:0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 정세를 뒤흔들 젠지로 혈통의 비밀
아아, 1권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고― 2권을 기다리다 드디어 읽게 된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이다. 이번 2권에서도 크게 판타지적인 느낌이 강한 이야기는 없었고, 단순히 정치를 하는 그런 이야기를 상당히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었다. 제목이 '이상적인 기둥서방'이기 때문에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오해할 수도 있지만, 책은 진지한 내용을 가지고 풀어가기 때문에 절대 가벼운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재미있다는 건 그만큼 이 작품이 여러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 ⓒ미우
이번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새로운 인물이라고 말해야 할지, 아니면 인제야 본격적으로 좀 더 앞으로 치고 나오는 인물이 등장한다고 말해야 할지 의문이지만…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에서는 그 인물들이 그리는 잠재적인 갈등요소를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인물 중에서 가장 많이 앞으로 나왔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바로 아우라를 섬기고 있는 푸죠르 장군이라는 인물이다. 이 인물은 작품 내에서도 아주 야심이 많은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야심이 많다고 해서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에 나오는 가늘룽 공작처럼 아래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거나 노골적으로 왕위를 무시하는 그런 인물은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꽤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런 미묘한 갈등을 보며 긴장할 수 있는 매력이 '이상적인 기둥서방'이라는 라이트 노벨이 가진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푸죠르 장군이 한 번이나 두 번의 실패로 물러날 정도의 야심가라면 '굶주린 늑대'라는 등의 별명으로 불리지도 않았다.
아우라는 떨어진 곳에서 푸죠르 장군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확실히, 젠지로 님의 역할은 다음 세대로 혈통을 잇는 것이기에, 몸이 위험에 노출되는 전장에 서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런 역할은 저희에게 맡겨 주십시오. 그렇다면 젠지로 님. 아우라 폐하와의 사이에 왕가의 혈통을 계승하는 분이 태어나신 다음에는 젠지로 님 자신의 가문을 이을 아이를 낳을 '측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옵니다만."
선물 공세 다음으로 맞선 공세를 걸어오는 푸죠르 장군을 보고 떨어진 곳에서 귀를 세우고 있던 아우라는 순간 얼굴을 찡그렸다.
그런 아우라를 개의치 않고 푸죠르 장군은 당당한 태도로 젠지로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그런데 얘기가 바뀝니다만, 저희 기젠 집안이 아주 약간이긴 해도 카파 왕가의 고귀한 혈통을 잇고 있다는 것을 젠지로 님도 알고 계십니까? 저는 오늘 이곳에 여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만, 모처럼의 기회이니 여동생을 젠지로 님께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얘기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유곽 포주가 여자를 팔아넘길 때도 이것보다 서두가 길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단도직입적인 흥정이었다.
위와 같은 이야기의 분위기로 이번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을 읽을 수 있는데, 이후 더 큰 일을 차례차례 벌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전쟁을 한다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단순히 왠지 모르게 큰일이 발생할 듯한 잠재적인 암시라고 말하는 편이 옳은 것일까.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에서는 젠지로 혈통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데,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신빙성을 가진 이야기였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젠지로의 혈통은 지금 젠지로가 속해있는 카파왕국과 떨어진 곳에 있는 쌍왕국의 피가 섞여 있는 듯하다.
"공시 기록에서 완전히 말소되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소문이라고는 하지만, 150년 전에 샤로와 왕가 직계의 공주가 절대 맺어질 수 없는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군. 상대 남성은 그냥 평민이었다고도, '당시 적대적이었던 나라의 왕족'이었다고 하는 설도 있다나. 그렇게 결코 맺어져서는 안 되는 두 사람 사이에 싹튼 사랑은 이윽고 두 사람을 사랑의 도피행각으로 이끌었다. 그 후 두 사람은 '추적자의 손길이 절대 미치지 않는 신천지'로 떠났다."
마지막엔 자포자기한 듯 아우라는 뱉어버리는 것처럼 빠른 말투로 말을 마쳤다.
비서관은 조금 전의 아우라와 마찬가지로 크게 몇 번인가 심호흡을 했다. 과연, 이건 확실히 동요하지 않을 수 없는 엄청나게 나쁜 소식이었다.
그래도 당사자가 아닌 만큼 아우라보다는 훨씬 냉정함이 남아 있던 파비오 비서관은 목소리의 흔들림도 없이 확인하기 시작했다.
"카파 왕국에 전해 오는 '150년 전에 이세계로 달아난 왕자'의 상대가 샤로와 왕가의 왕녀였다. 즉 젠지로 님은 카파 왕가의 핏줄을 잇는 동시에 샤로와 왕가의 핏줄도 잇는다, 그런 얘깁니까?"
이건 마치 애니메이션 '나루토'에서 특정 능력을 지닌 두 부족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대체로 그 아이는 한쪽 능력만을 가지기보다 두 특정 능력을 다 지닐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확률이 높은데, 젠지로는 그런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태어난 아이가 재능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에서 아우라와 젠지로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우라보다 더 강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즉, 카파 왕국과 쌍왕국 두 국가의 시공마법과 부여마법을 모두 발휘할 힘을 가졌다고 예측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가정'에 한하는 이야기이지만, 작품 내에서도 '불길함'은 조금씩 묘사가 되었기 때문에… 과연 이 뒤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정말 기대된다. 결혼과 함께 출산이라는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아직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느낌을 받는 작품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 과연, 다음에 읽을 수 있는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3권'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정말 흥미진진하다.
그럼, 이 정도로 '이상적인 기둥서방 생활 2권'을 마치도록 하겠다. 판타지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판타지적인 요소보다는 미묘한 대립과 갈등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는 라이트 노벨.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판타지가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또 만났을 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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