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타임 5권, 한 여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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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리뷰] 골든 타임 5권, 한 여름 방학의 기억


 흐릿한 과거의 기억부터 다시 시작한 '골든 타임 5권'을 읽었다. 타다 반리가 겪은 과거의 그 기억은 다시 한 번 더 겪어야만 하는 아픔을 예견하는 것일까.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 사건이 또 한 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뭐, 이번 5권에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의 한 부분이 되기도 했고…. 린다와 코코. 도대체 이 두 명은 반리와 어떤 식으로 또 얽히게 될까. 그런 식으로 기대하며 읽었던 '골든 타임 5권'이었다.



골든 타임 5권, ⓒ미우


 이번 '골든 타임 5권'은 다른 권보다 조금 감상 후기를 적기가 어렵다. 그렇게 '큰 사건'이 이번 5권에서는 일어나지 않았고, 태풍 전야 같은 분위기였다. 타다 반리의 과거 회상 장면 이후 읽을 수 있는 현재의 이야기는 축연의 한 행사, 그리고 코코가 요리를 하는 장면이었다. 여기서 코코가 요리를 하는 장면은 꽤 재밌었는데… 일명 공기 요리였다. 자세한 건 책을 읽어보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뭐, 이 이야기 이후로는 한참동안 조금 지루하면서도 조용한 그런 이야기의 이어짐이었다.


 특히 그런 이야기 일부분 중 타다 반리의 기억의 단편이라고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타다 반리의 독백이 관심을 끌었다. 그저 사람이 없이 혼자 쓸쓸히 보내는 타다 반리를 보며 또 다른 타다 반리의 서술. 참 작품을 희안하게 잘 썼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유없이 '심심하군'이라는 감정에 지배당하고 있어 썩 큰 감흥은 얻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한 작품의 5권을 연이어 읽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조금 질리게 되어버린 걸까. 답은 알 수없다.


 아무튼, 그 일이 있은 후에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건이 있다. 바로 오카 치나미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이었는데, 이 장면이 나는 '골든 타임 5권'에서 가장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그 일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으헤―?!"

딸기우유처럼 달콤하고 묘하게 앳된 애니메이션 목소리가 반리와 이차원의 등 뒤에서 울려 퍼졌다. 그나저나 '으헤―'라니, 다른 감탄사도 있을 텐데.

 "반리랑 이차원, 왜 우리 집 앞에 있는 거야?! 우편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하면 되잖아! 어, 설마 벌써 여름 문안 엽서 갖다 주러 온거야?! 아까의 전화는 그 예고편이었던 거야?!"

칠흑처럼 촉촉하게 반짝이는, 두 개의 보석 같은 눈동자. 새하얗고 작은 얼굴. 양손에는 편의점 비닐 봉투와 서점 비닐 봍우.

마주치자마자 바로 우후후후… 사내 녀석 둘은 기분 나쁘게 벌써부터 온몸이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은하 규모로 귀여운 오카 치나미의 등장이다.

놀란 얼굴이 또 귀엽다. 반리와 이차원의 얼굴을 교대로 가리키는 가느다란 손가락도 귀엽다. 그 검지에 낀 새빨간 보석 반지도 장난감 같아서 귀여워 죽겠다.

긴 머리카락을 둘로 나눠 경단 모양으로 말아 올리고, 어린애처럼 가녀린 어깨는 햇볕에 그을렸는지 엷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민족의상같이 생긴 비즈 달린 탱크톱을 겹쳐 입고 낙낙한 청바지에 버켄스탁 슈즈 차림.

… (중략)

 "왜 아무 말도 안 해~?! 내가 보이기는 하는 거야?!"

초조해진 듯 치나미가 팔짝팔짝 뛰어오른다. 탱크톱에 달린 비즈가 짤랑짤랑 흔들린다. 두 개의 루즈한 경단도 귀 위에서 힘없이 폭신폭신 흔들린다.

 "핫…! 이, 이런. 오카 계곡의 음란한, 아니 흐트러진 가지아에 사로잡혀 현실세계의 적응능력을 잃어버릴 뻔했어…! 이차원 씨, 정신 차려―! 오카의 주민표는 전자 처리 되어 있다고―!"

 "뭐라고?! 주민표 생각에 빠져 있었단 말이야?! 제법이로군, 타다 씨! 나는 지금 더블 경단 머리라고 하면 중국인 캐릭터밖에 떠오르지 않는 자기 자신의 빈약한 상상력 레벨을 탄식하고 있었어! 오카 샤오지에, 셴마양?! 어미에는 '~해'가 붙는 캐릭터에…


p149,150


 뭐, 위와 같은 식으로 치나미와 만나는 장면은 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상당히 귀여움을 발하는 치나미인데, 라이트 노벨에서는 그게 더 업이 되어 있다. 이렇게 치나미를 만난 코코와 이차원, 반리는 '바다에 가자'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이후 저녁을 먹기 위해 어떤 가게를 향하다 '특이한 사건'을 접하게 된다. 이 사건은 뒤로도 계속 비밀로 남아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그래도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애니메이션은 여기까지 오지 않을 테니까.


 시간은 흘러 바다로 가는 도중에 비를 만나게 되고, 또 한 번 거기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서 '골든 타임 5권'은 끝을 맺는다. 얼마 전에 올렸던 '문제아들이 이세계에서 온다는 모양인데요? 7권'도 마지막에 사건을 일으키면서 끝을 맺는 바람에 속이 탔는데, 이번 골든 타임도 그랬다. 이렇게 끊는 것이 다음 권에 대한 재미를 증폭시키기는 하겠지만, 그저 기다려야만 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왠지 이번 골든 타임 5권은 이펙트가 약했기 때문에 다음 6권에서 읽을 수 있을 그 사건이 더 기다려진다고 할까.


 그럼, 이 정도로 '골든 타임 5권 감상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긴 시간동안 라이트 노벨만을 읽으면서 글을 쓰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역시 한 시리즈를 지금까지 정식 발매가 된 걸 다 읽고 나면 찾아오는 허무함이 너무 크다. 하아. 뭐, 오늘도 재미없는 내 감상 후기를 읽어준 것에 대해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갑자기 이런 말을 하니 뜬금없군. 뭐, 내일도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가 계속 예약 발행이 될 예정이지만(이 글이 올라가는 시간은 병원에 입원 중)… 퇴원 후에 읽게 될 '골든 타임 6권' 감상 후기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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