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4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24. 11. 10. 22:16
미야코와 아사코 두 사람의 관계에 한 걸음 진전이 있는 모습이 그려진 3권에서 이어지는 만화 <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4권>은 표지부터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낮은 종종 덥다고 말하는 날이 있기는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표지에 그려진 두 사람처럼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만화 <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4권>의 표지만 보더라도 두 사람의 거리를 추측해 볼 수 있는데, 만화의 시작은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소재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소재는 상대방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것으로, 미야코의 잦은 실수나 행동에 아사코는 경고를 하면서도 크게 화를 내지 않았다.
거기에 아사코는 "화내는 건 체력이 필요하잖아. 하나하나 사소한 일로 싸우고서 힘들어하고 싶지 않고, 가능한 한 회피하고 싶달까."라고 말한다. 그러다 아사코는 크게 화를 내지 않는 미야코에게 "나한테 체력을 쓰고 싶지 않은 거가?"라며 묻는다. 어떻게 본다면 화를 내는 것도 일종의 관심으로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거기에 대해 아사코는 그 말은 흘려들을 수 없다면서 그 말이 나왔던 미야코의 행동에 대해서는 스스로 납득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나는 만화 <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4권>을 통해 아사코의 이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참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런 건 우리에게도 필요한 자세였다.
나는 오늘 점심 때에 동생과 작은 다툼이 있었는데, 그 원인은 드라이이기를 5분가량 쓰는 동생에게 "네가 쓰면 머리카락이 너무 떨어지니까 청소기 간단하게 좀 밀어라."라고 말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동생은 그 말을 듣고도 청소기를 밀지 않고 그냥 누워 있다 보니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고, 동생 놈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싸우게 된 건데… 솔직히 이런 행동을 하나하나 다 지적하면 내가 체력적으로 지치기는 해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지 않는 게 짜증이 났다. 어떻게 본다면 애정이 있기에 주의를 주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고, 평소 습관이 마음에 들지 않다 보니 고치라는 충고도 있었다. 이런 일이 있으면 체력적으로 너무 지쳤다.
차라리 아사코처럼 화를 내지 않거나 어차피 정리와 청소하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녀석이니 그냥 포기하고 지냈어야 했는데, 괜히 또 내가 쓸데없는 기대를 품은 것 같아서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비록 현실에서는 화를 내지 않는 데에 실패했지만, 인스타그램에 달린 시비를 거는 댓글은 화를 내지 않고 바로 차단했다.
화를 내는 데에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것보다 그 에너지와 시간을 소중한 사람에게 쓰거나 나를 위해 쓰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만화 <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4권>에서는 딱 그렇게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미야코와 아사코 두 사람의 모습을 시작점으로 루리와 하토모리의 모습을 웃으며 읽어볼 수 있었다.
만화 <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4권>에서는 아사코의 생일을 맞아 미야코가 생일 선물을 건네주는 모습을 비롯해 지나치게 자신을 몰아 세우면서 일을 하는 루리를 위해 행동하는 하토모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좋은 친구라는 건 바로 그렇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화 <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4권> 마지막에는 아사코의 본가를 방문한 미야코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사코의 본가에서 만난 어머니는 미야코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미야코가 아이돌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깜짝 놀랐다. 아버지가 보여주는 모습은 재미있으면서도 자상한 느낌이었다.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서 아사코가 어쩌면 그렇게 상냥한 사람이 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요즘 MBC를 통해 보도되는 한 초등학교 5학년의 학부모과 달리 진짜 부모님이라는 느낌이었다. 살면서 이런 어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우리는 좋은 어른이 되고, 좋은 부모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그런 자신이 없다 보니 만화를 읽으면서 쓴웃음을 지었고, 지금 내 곁에 있지는 않아도 간혹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인여을 이어가는 친구들에게 감사했다. 괜히 글 마지막이 사적인 이야기로 마무리되고 말았는데 그냥 사족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만화 <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4권>을 읽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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