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돼지는 산타클로스의 꿈을 꾸지 않는다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24. 5. 18. 20:05
5월을 맞아 발매된 <청춘 돼지> 시리즈의 제13권 <청춘 돼지는 산타클로스의 꿈을 꾸지 않는다>은 사쿠타의 꿈으로 이야기의 막을 올린다. 사쿠타가 꾼 꿈에서는 사쿠라지마 마이가 "실은, 제가 키리시마 토코예요."라는 충격적인(?) 선언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키리시마 코토는 바로 표지의 인물인데 말이다.
사쿠타가 묘한 꿈을 꾼 이후 눈을 떴을 때 그의 곁에는 마이가 있었고,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 이후 다시 한번 사람들 사이에서 열기기 식지 않은 #꿈꾸다 해프닝과 관련된 이야기를 좇아가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여러 이야기 중에서 소악마 후배 토모에가 꾸었다고 하는 사쿠라지마 마이의 사고 이야기가 핵심이 된다.
처음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달리 마이가 꿈을 꾸지 않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홋카이도의 친구 장례식에 참가한 후쿠야마 타쿠미에게 들은 이야기를 통해 마이가 꿈을 꾸지 않는 하나의 가설을 세우게 된다. 그 가설은 바로 '미래에 죽었기 때문에 꿈을 꾸지 않는 건 아닐까?'라는 가설이다.
이유는 몰라도 모두가 꾸는 미래 예지몽과 비슷한 꿈을 마이가 꾸지 않는 것은 확실히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청춘 돼지는 산타클로스의 꿈을 꾸지 않는다>에서 사쿠타에게 마이와 관련된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 후쿠야마 타쿠미는 이번 13권에서 그려진 키리시마 토코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아주 중요한 인물이었다.
우리는 지난 <청춘 돼지 12권>을 읽었을 때까지만 해도 미니 스커트 산타복을 입은 그녀가 키리시마 토코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13권을 읽을 때도 그녀가 키리시마 토코인 것 같았지만, 이야기 중간부터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사쿠타를 통해 우리는 자신을 키리시마 토코라고 말하는 그녀가 키리시마 토코가 아닐 가능성을 갖게 된다.
그녀의 '이와미자와 네네'라는 진짜 이름은 일찍이 언급이 되기는 했지만, 이와미자와 네네가 자신의 존재를 주변 사람에게 인식당하지 않는 이유는 <청춘 돼지는 산타클로스의 꿈을 꾸지 않는다>에서 처음으로 밝혀진다. 그리고 그녀가 '키리시마 토코'라는 이름에 집착하게 된 이유도 13권을 통해 읽어볼 수 있었다. 참, 이건 가슴 아팠다.
"하지만, 사쿠타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는 대충 알겠어."
"정말이야?"
"그런 애, 대학에 들어온 직후에 몇 명 봤거든."
"어떤 애인데?"
"고등학교까지는 아마 학교에서 가장 미인이었던 애야.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 보니 언니가 있어서, 자기 캐릭터라든가 포지션이라든가 가치 같은 걸 전부 찾지 못한 바람에 자기 자신을 잃게 됐어." (본문 127)
사쿠타와 노도카가 나눈 대화는 '이와미자와 네네'가 '키리시마 토코'라는 이름에 집착한 이유이기도 했다. 아마 적잖은 사람이 누군가처럼 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적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의 얼굴, 지금의 몸매, 지금의 환경이 아니라 저 사람과 같은 얼굴, 몸매, 환경을 지닌다면 나도 특별해질 수 있다고….
보통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고 패턴으로, 자신만만한 사람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점차 자신감을 잃어가기 시작할 때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고 한다. <청춘 돼지는 산타클로스의 꿈을 꾸지 않는다>의 주인공인 키리시마 토코를 자처했던 이와미자와 네네도 그런 인물이었다. 즉, 그녀도 사춘기 증후군이었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쿠타는 그녀의 마음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자신조차 외면하려고 하는 그 마음을 다시금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그녀의 앞에 나서게 된다. 이 장면은 사뭇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아마 추후 애니메이션 극장판으로 만들어진다면 더욱 우리의 가슴을 자극하는 형태로 그려질 것으로 생각한다.
좀 더 자세한 건 직접 <청춘 돼지는 산타클로스의 꿈을 꾸지 않는다>을 읽어보도록 하자. 그녀, 이와미자와 네네로 시작해 사쿠라지마 마이로 이어지는 사건은 일단락된 듯이 보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청춘 돼지 13권>은 막을 내렸다.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키리시마 토코'라는 이름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라이트 노벨 <청춘 돼지> 시리즈는 15권으로 완결이 결정되었고, 다음 14권인 <청춘 돼지는 걸 프렌드의 꿈을 꾸지 않는다>가 2024년 8월에 발매될 예정이니 천천히 기다려보자. 아마 한국에서 <청춘 돼지는 걸 프렌드의 꿈을 꾸지 않는다>를 읽으려면 내년 봄이 되어야 할 것이다. 14권은 이미 제목부터 마이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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