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14권 후기
- 문화/만화책 후기
- 2023. 12. 10. 09:56
약 4개월 만에 정식 발매된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14권>의 표지를 본다면 누군지 알 수 없는 여성의 모습과 함께 가면을 쓴 수상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특수한 사이비 종교 같은 느낌이 드는데, 알고 보니 만화 14권의 표지를 차지한 인물은 오니즈카가 있는 학교에서 근무 중인 코다마 선생님이었다.
과거 그라비아 아이돌로 활동했던 그녀는 수수께끼의 공백기 2년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2년 동안 있었던 단체가 정상적인 단체는 아니었던 것 같다. 흔히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다면 자신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잘못을 저지른다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그와 같은 사건을 종종 접할 수가 있다.
돌나라부터 시작해서 JMS, 허경영 등 이미 이름만 들어도 아는 사이비 종교 단체의 만행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었지만, 그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각종 사건 사고가 터져도 제대로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조차 들을 수가 없다. JMS와 돌나라 같은 경우는 복수의 방송사가 취재한 덕분에 작게나마 타격은 입은 게 전부였다.
하지만 재벌이 망하지 않는 것과 똑같이 기반이 튼튼한 사이비 종교 집단은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전광훈을 비롯한 특정 세력들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치에 관여하는 점만 보더라도 우리는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14권>의 코다마 선생님이 있었던 곳도 바로 그 정도의 힘이 있는 듯했다.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시리즈는 1화부터 오니즈카가 교도소에 갇힌 시점의 에피소드와 교도소게 갇히기 전 교사로서 활약한 에피소드를 교차해서 그리고 있다. 만화를 읽기 시작한 점부터 오니즈카가 교도소에 갇힌 이유와 교도소에서 오니즈카를 죽이려고 하는 배후에 누가 있는지 궁금해서 지금까지 계속 만화를 읽고 있었다.
오늘 읽은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14권>에서는 드디어 그 실체가 옅게나 드러났는데, 그 배후에는 과거 코다마 선생님의 검은 공백기라고 말할 수 있는 2년 동안 속한 집단이 있었다. 만화 14권은 학교에서 코다마 선생님이 그 조직에 납치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조만간에 오니즈카가 그 집단과 직접 마주치게 될 듯했다.
아마 그때부터 두 개 시점으로 나누어져 있던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는 하나의 시점으로 그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 내 예상에 불과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작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코다마 선생님을 노리는 세력과 교도소의 오니즈카를 노리는 건 같은 세력이라고 생각한다.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14권>은 그렇게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오니즈카와 교도소에 가기 전 교사로서 있는 오니즈카의 시점에서 모두 흥미로운 이야기가 그려졌다. 교도소에 갇히기 전 교사로서 생활하는 오니즈카의 에피소드는 약속된 사건이 발생할 것 같은 '맛집 매칭 어플'을 이용하는 네 명의 소녀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 주세요! 멧시'라는 이름의 맛집 매칭 어플은 사진이랑 프로필을 등록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올리면, '그거 사 줄게' 하는 사람이랑 매칭시켜 주는 어플이었다. 해당 어플은 시간 많은 여대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만화에 적혀 있었는데, 당연히 여대생 혹은 여고생과 밥 한 끼를 먹기 위해 노리고 접근하는 어른들이 있기 마련이다.
순수하게 밥 한 끼를 혼자 먹는 게 씁쓸해서 밥을 함께 먹을 동료를 찾는 것과 의미가 달랐다. 가격이 비싸거나 인스타그램 맛집으로 유명한 곳을 찾아 인증 사진을 남기고 싶은데, 경제력이 없으니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을 찾아 맛집에서 대접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어플은 장점을 갖고 있기는 해도 만만치 않은 단점이 있는 법이었다.
해당 어플로 맛집을 이용하는 친구들을 본 소녀가 말한 "먹고 싶은 음식을 이렇게 올려두면 '내가 사 줄게―'하며 남자들이 메일을 보내는 편리한 서비스인데―, 그냥 얻어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성폭행이나 스토킹 같은 문제도 많은 모양이라―."라는 걱정은 곧 현실이 될 듯했다. 남자들이 아무 대가 없이 음식을 사줄 리가 없으니까.
해당 어플을 이용해 한 끼를 얻어먹으면 상대방에게 분위기를 맞춰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해당 어플을 사용하는 오니즈카의 반에 속한 소녀들은 그런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고, "사진 한 장 찍어주실래요?"라며 인스타그램에 올릴 인증 사진을 찍은 이후 빠르게 음식만 먹고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아마 네 명의 소녀들은 해당 어플을 이용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블랙리스트로 등록되어 있거나 혹은 준 만큼 대가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건 인기 여성 BJ에게 막대한 돈을 쓰면서 투자를 하는 심리와 똑같다. 떡 하나 떨어지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 투자를 하는 거다 보니 추후 벌어질 일도 뻔해 보인다.
그 이야기는 추후 발매될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15권>을 읽고 다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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