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에이티식스 9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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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에이티식스 9권 표지

 지난 8권을 통해서 선단국군과 함께 하는 작전이 끝난 신과 모두에게는 쉽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상흔이 남고 말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우리가 <86 에이티식스>라는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서 무심코 '그들은 전장에서 희생될 리가 없다'라고 생각했던 이들 중 한 명이 깊은 상처를 입으면서 전장에 설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절대 그럴 리가 없는데….

 

 그 인물은 바로 세오다. 세오는 지난 선단국군과 함께 레일건 레기온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팔 한쪽이 날아가는 부상을 입으면서 더는 전장에 설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그가 원한다면 최전선에서 싸우지 않더라도 후방에서 지원을 한다거나 레나와 함께 사령부에서 함께 싸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세오는 답을 구할 수가 없었다.

 

 지난 <86 에이티식스 8권>에서 세오는 육체적으로 싸울 수 없는 부상을 입었다면, 크레나는 정신적으로 싸울 수 없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그녀를 지탱하고 있던 긍지가 통째로 흔들리면서 그녀는 무엇을 위해서 싸워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번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9권>은 크레나가 끌어안은 문제를 통해 정신적 성장을 다루었다.

 

 <86 에이티식스 9권> 전반부에서 읽을 수 있는 크레나의 독백을 옮긴다면 다음과 같다.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생각해야만 한다. 눈앞에 제시되었다.

긍지마저도 빼앗긴다는 것을.

그래도 죽지 않는다고――살아야만 한다고.

에이티식스가 아니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미래가― 세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도, 찾아올지도 모른다니.

그런 건.

"괜찮을 리가…… 없잖아."

어린아이처럼, 정말로 한심한 그 울림이 싫어서, 크레나는 미카를 밀치듯이 떼어내고 그 자리에서 뛰쳐나갔다. (본문 40)

 

86 에이티식스 9권 중에서

 그렇게 정신적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흔들리는 크레나와 달리 신은 레나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강한 의지를 품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었다.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9권>은 어디까지 성교국에서 공통된 적인 레기온을 상대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이 과정에서 전장에 임하는 이들의 정신적인 고통과 성장이 무척 섬세하게 잘 그려졌다.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9권>을 읽으면서 무심코 소름이 돋았던, 비탄의 탄식이 나왔던 건 위에서 첨부한 흑백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는 성교국의 '성녀'로 불리는 헤르나가 털어놓은 성교국의 진실이다. 성교국은 산마그놀리아 공화국이 저질렀던 만행과 비슷한 짓을, 아니, 어떻게 해석한다면 그보다 더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국가였다.

 

 성교국의 그런 구조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과거 연합왕국과 제국은 성교국을 '미친 나라(광국)'으로 불렀던 것이다. 종교가 중심이 되어 있는 나라는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평화롭고 윤택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 밑천은 특정 종교가 주장하는 주장을 떠받드는 '광신도'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광신도가 내세운 '성녀'라는 건 무엇일까?

 

 우리는 어렵지 않게 추측해 볼 수 있다. 성녀는 이른바 마스코트다. 사람들이 성교를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성교를 지키는 병사는 백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다. 그렇다 보니 성교국에서 운용하는 작은 병기의 파일럿들은 생각지 못한 존재들이 타고 있었는데… 와, 이건 진짜 너무나도 끔찍했다.

 

86 에이티식스 9권 중에서

 이 끔찍한 지옥에서 살아남은 이들과 한 성녀의 외침은 레기온과 맞서는 전장 속에서 커다란 먹구름을 드리우게 한다. 하지만 아무리 지옥이라도 희망의 빛은 있는 법이라는 것을 신과 다른 에이티식스 멤버들이 증명해 보이면서 상황은 크게 변한다. 특히, 계속해서 방황하고 괴로워하던 크레나는 마침내 이 전장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다.

 

양친과 언니를 잃었던 어렸을 적에는, 빼앗길 뿐이지 저항할 수 없었다. 너무 어리고, 무력하고, 싸울 의지조차 갖지 않았고, 그러니까 어떤 부조리에도 저항할 수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렀다. 성장한 자신은 무력한 아이가 아니게 되었다. 싸우는 힘과 기술과, 무엇보다 끝까지 싸운다는 의지를 얻었다.

<레기온>과, 절망과, 부조리하게 덮쳐오는 일과.

끝내고 싶다고 생각한 학살을, 끝낼 수 있도록.

소중한 이와 그 미래를, 자기 자신과 그 미래도, 갑자기 덮쳐오는 인간의 악의에게서 이번에는 지킬 수 있도록.

인간은, 세계는, 잔혹하고 잔인한다. 심술궂고 부조리하다.

그래도 자신은 이제 맞설 수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이후의 미래와도. (본문 327)

 

 흔히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바로 고통이라고 말한다. 고통 없이 쑥쑥 성장해서 어른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사람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울 수밖에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 한 번은 산산조각이 날 정도로 무너져야 더 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법이다. <86 에이티식스>의 신과 레나만이 아니라 에이티식스 전원이 그 과정을 거쳤다.

 

 이번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9권>에서 무너진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바로 크레나다. 다시금 앞을 바라보며 싸울 수 있게 된 크레나의 활약으로 신과 에이티식스 외 모두는 다섯 개의 레일건을 장착한 레기온을 이겼을 뿐만 아니라 아주 큰 소득을 거둘 수 있었다. 다음 <86 에이티식스 10권>은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9권>을 읽어보도록 하자. 전장과 인간의 잔혹함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었던 <86 에이티식스 9권>은 정말 이 작품이 시간을 들여 읽을 가치가 있는 멋진 작품이라는 것을 상기하게 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부디, 2024년에는 애니메이션 <86 에이티식스 2기>도 만날 수 있기를!

 

 

86 에이티식스 8권 후기

내가 라이트 노벨 을 읽기 위해서 책을 집어 들었던 건 아마 목요일이었을 거다. 워낙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빨리 책을 완독 한 이후 어떤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는지 글로 쓰고 싶었다.

lanov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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