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에이티식스 8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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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에이티식스 8권 표지

 내가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8권>을 읽기 위해서 책을 집어 들었던 건 아마 목요일이었을 거다. 워낙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빨리 책을 완독 한 이후 어떤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는지 글로 쓰고 싶었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8권>은 의욕과 달리 책을 빨리 읽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읽을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86 에이티식스 8권>에서 그려지는 새로운 장의 이야기는 지난 7권과 비교해 무게가 너무나 무거웠기 때문이다. 지난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7권>은 한 차례 대공세를 막은 이후 모두가 짧은 휴식을 취하면서 주인공 신과 레나 두 사람을 중심으로 훈훈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하지만 이번 8권은 완전히 달랐다.

 

 연방과 모두가 구조 요청을 받고 향한 '선진대국'이라는 이름의 소국은 이미 멸망하기 직전의 단계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그들이 눈을 빛내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에이티식스였던 멤버들은 각자만의 생각에 빠진다. 자신이 걷고 싶은 새로운 길을 찾은 멤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멤버도 있었다.

 

 그동안 죽지 못해 사는 것에 불과했지만 '저승사자'라는 이명으로 불릴 정도로 활약하는 신은 '레나'라는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신과 오랫동안 시간을 보낸 세오와 크레나 두 사람은 신이나 다른 에이티식스 멤버들처럼 되지 못해 방황한다. 그 와중에 맞닥뜨린 새로운 전장의 잔혹함은 피할 수 없는 커다란 상흔을 남겼다.

 

푸른 공간과 그림자 진 머리 위와 발밑의 기하학무늬. 쇳빛의 무수한 <레기온>.

나아가도 나아가도 전혀 변하지 않는 광경에 세오는 왠지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지금 얼마나 왔지? 대체 언제부터, 얼마 동안 싸우고 있지?

무수한 거울이 연이어지는 거울 지옥에 빠져든 듯하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허상의 공간.

이런 장소에서, 이런 내가 어디까지 가서, 뭘 목표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자신의 형태도 당장 잃어버릴 것 같은 이런 세계에서.

나는. (본문 182)

 

86 에이티식스 8권 중에서

 비록 이야기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거웠다고 해서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8권>은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모두 잔혹했던 건 아니다. 위에서 첨부한 첫 번째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레나가 '찌카다'라는 슈트를 입은 모습을 본 신과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사가 실린 장면까지는 지난 7권의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뭐, 나름 꽤 훈훈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정해함대를 타고 목표로 한 마천패루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펼쳐진 비정한 싸움은 분위기를 순식간에 가라앉게 만들었다. 지난 전장에서 에이티식스들은 시린들과 함께 싸우면서 닫혔던 미래를 보았고, 그 불확실한 미래에 꿈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 순간 그들 눈앞에 펼쳐진 전장의 비장함은 그들이 가슴에 품었던 긍지를 흔들었다.

 

 눈앞의 적을 멸살하고 것만 생각해도 부족한 전장 속에서 이 작은 흔들림은 특정 인물과 연결이 끊어지면서 몇 명이 크게 동요해 버린다. 그중 한 명이 <86 에이티식스 8권>에서 세오와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크레나로, 크레나는 전장에서 싸울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넋이 나가고 말았다. 한 명의 이탈은 그만큼의 구멍을 만들게 된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미래를 위해 지금 눈앞에 있는 레기온을 궤멸시키고자 했던 모두의 싸움은 간신히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는 그동안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시리즈를 읽으면서 보았던 것 중에서 가장  많은 희생이 나오고 말았다. 문제는 레레기온들이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전력은 분명히 이것만이 아닐 거라는 점이다.

 

 과연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다음 전장에서는 또 어떤 절망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라이트 노벨 <86 에이티식스 8권>을 읽어볼 수 있도록 하자. 책을 읽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도무지 한 번에 책을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을 수 없어 나누어서 읽었지만, <86 에이티식스 8권>은 아주 대단했다.

 

 마지막으로 <86 에이티식스 8권>에서 읽은 세오의 독백을 옮기고 싶다.

 

전장이, 전투가 좋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공화국 86구에서 무인기의 부품으로 강제로 싸우게 되고, 그 끝에 헛되이 죽으라는 명령을 받은 것을 지금도 세오는 원망한다.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것밖에 선택할 길이 없었을 뿐이다.

살아남았는데, 자신의 긍지를 지키기 위해서.

그럴 터인데 왜인지. 눈물리 흘러내렸다.

 

"나는 이제…… 함께 싸울 수 없어." (본문 329)

 

86 에이티식스 8권 중에서

 

86 에이티식스 7권 후기

5권이 발매된 이후 한동안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라이트 노벨 시리즈가 6권이 2023년 1월을 맞아 발매된 이후 7권이 2023년 2월을 맞아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빨리 을 읽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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