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23. 1. 11. 09:05
오는 2023년 1월 신작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고 있는 라이트 노벨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의 여자 주인공 시이나 마히루는 <이 라이트 노벨이 대단해> 2022~2023에서 2년 연속 라이트 노벨 여성 캐릭터 부문 인기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라이트 노벨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라이트 노벨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시리즈는 국내에 6권까지 정식 발매되어 있다. 그동안 책을 읽고 후기를 작성하지 않았지만, 라이트 노벨을 6권까지 모두 구매해 놓고 1권 후기를 네이버 블로그에 발행한 이후 계속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라이트 노벨 2권을 읽을 수 있었다.
라이트 노벨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권>은 지난 1권에 마지막 이야기로 그려진 크리스마스를 보낸 이후 연말연시를 마히루와 함께 보내는 남자 주인공 아마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보통 일본에서 연말연시를 보내는 풍경은 한 해 동안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청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네와 마히루는 해넘이 메밀국수(年越しそば)를 먹으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두 사람이 보내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은 그야말로 다정한 부부나 다름 없어 훈훈한 공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연초를 맞아서 아마네의 아버지와 어머니 두 사람이 집을 찾아와 마히루를 만나고, 함께 새해 참배를 가면서 벌어지는 소동도 보기 좋았다.
딱히 정월 초하루라고 해서 어딘가에 갈 필요도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은 아마네는 이렇게 느긋하게 지내기만 해도 만족한다. 마히루도 식사 때문에 정초에는 아마네의 집에서 지내겠다고 하니까, 대화할 상대도 충분하고 식사도 문제가 없다.
분수에 넘치는 새해 첫날이라고 새각하면서, 아마네는 옆에 있는 마히루를 몰래 바라보며 나지막이 웃었다. (본문 35)
아마네의 부모님과 마히루, 아마네 네 사람이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그냥 결혼하고 시댁 부모님이 찾아온 분위기인데?'라며 감탄한 이야기가 그려진 이후에는 1월을 보내고 2월이 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가 찾아온다. 바로, 많은 남성이 남몰래 가슴 설레어한다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다. (웃음)
그동안 주인공 아마네에게 밸런타인데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날이었지만, 그의 곁에는 마히루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조금 특별한 밸런타인데이가 된다. 마히루가 아마네에게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전달하는 모습도 '역시 마히루다! 이건 완전 천사야! 너무 귀여워!'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이 장면은 꼭 책을 읽어보도록 하자.
그리고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권>은 봄 방학을 보낸 이후 빠르게 3월로 들어가 초콜릿을 받은 남성이 여성에게 3배로 보상해야 한다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이한다. 화이트데이를 맞아 아마네는 마히루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평소 잘 가지 않는 쇼핑몰을 찾아 그녀를 위한 선물을 마련한다.
위에서 첨부한 일러스트에 그려진 마히루가 팔찌를 낀 왼손을 소중히 끌어안으며 미소를 짓는 모습이 바로 화이트데이를 맞아 선물을 받은 이후의 모습이다. 이런 마히루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아마네는 무엇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2권은 연말연시부터 시작해 연초,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까지 아주 훈훈함이 넘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권>은 무작정 따뜻한 이야기만을 보여주기 보다 마히루가 가진 하나의 슬픔을 또 2권 막바지에 그리고 있다. 그 슬픔은 1권을 통해서도 아마네가 마히루는 부모님과 무언가 일이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던 사연이자 1권에서 그려진 시작 장면의 이유다.
마히루가 비를 맞으며 공원의 그네에 앉아 낙담을 하고 있었던 이유를 라이트 노벨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권>에서 비로소 읽어볼 수 있는데, 마히루가 털어놓은 이야기 중 일부를 옮긴다면 다음과 같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고 나직이 중얼거린 마히루는 초췌해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부모처럼 저를 대해 준 기억이 없어요. 저를 실질적으로 키워 준 사람은 하우스키퍼였죠. 어머니는 집 밖에 애인을 만들고는 그쪽으로만 드나들었고, 아버지는 저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일에만 몰두했어요. 어쩌면 아버지도 애인이 따로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에겐 돈만 주고 방치했죠. 저는 필요가 없다면서요.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착한 아이로 지내도 저에게 관심을 주지는 않았어요."
마히루가 왜 천사님 같은 착한 아이로 있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본문 235)
마히루의 이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나의 가슴을 통증으로 저리게 했다. 만약 그녀가 그러한 환경 속에서 착한 아이로 지내는 게 아니라 어긋난 아이로 지내고자 했다면 전혀 다른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현실에서 재벌 3세들의 갑질과 마약 사건 등을 통해서 그러한 사례를 볼 수 있는데, 마히루는 어디까지 착한 아이로 있고자 했다.
덕분에 마히루는 모두에게 '천사님'이라고 불리는 너무나도 착한 아이가 될 수 있었지만, 사랑 없이 결혼한 부모님 사이에서 실수로 태어나버린 마히루는 가장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그녀는 힘들 때 잠시 기댈 수 있는 사람도 없었는데, 그런 사람이 바로 주인공 후지미야 아마네가 되었던 거다.
평범한 가정은 가족끼리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그려지기 마련인 연말연시와 연초를 시작점으로 한 <옆집 천사님 때문에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타락한 사연 2권>. 그 덕분에 2권의 마지막에 그려진 마히루의 속사정은 더욱 대비가 되어 그녀를 마주 보며 안아주는 아마네의 모습이 더욱 따뜻해 보였다.
오는 2023년 1월을 맞아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 작품에 벌써 반한 것 같다면, 꼭 원작 라이트 노벨 시리즈도 구매해서 읽어볼 수 있도록 하자. 책으로 읽어볼 수 있는 마히루와 아마네의 이야기는 겨울이라도 겨울임을 잊게 할 정도의 따뜻함을 독자들에게 전해줄 것이다. 다음 3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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