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9권 후기

 오니즈카를 암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학교에 왔지만, 오니즈카가 보여주는 열혈 교사의 모습에서 자신이 과거에 포기했던 양지로 나아가는 꿈에 대한 미련을 갖게 된 텐도 카게토라. 음지에서 허접한 양아치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교단에서 선생님으로 살고 싶어진 그는 자신의 몸에 새긴 문신으로 인해 학교 회의에 불러가게 된다.

 

 몸에 전신 문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윗옷을 벗었는데 놀랍게도 그의 몸에는 어디에도 문신을 찾을 수 없었다. 이는 오니즈카가 문신을 지우는 스프레이로 그를 도와주었기 때문인데, 오니즈카가 텐도를 한번 도와주면서 건넨 말은 괜스레 오니즈카다운 멋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나는 관심 없어. 남에게 말 못할 실수 한두 개는 누구나 있는 법이야. 나도 그렇고…."

 

▲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9권 중에서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말 못할못 할 실수 한두 개 정도는 가지고 있는 법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과거를 돌아본다면 남에 말 못 할 실수를 몇 개 가지고 있는데, 그 실수를 통해 후회한 적은 있어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바보 같은 짓을 벌이지는 않았다. 늘 그 실수를 곱씹으면서 '다음에는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이라는 건 우리가 말하는 것과 달리 또 쉽게 되지 않는 법이기도 하다. 다음에는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어도 항상 잘 되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대학에 다니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나는 그런 실수를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반복하며 늘 무력한 나를 마주하며 괴로워해야 했다.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9권>의 텐도 또한 자신의 그런 무력한 모습을 마주하며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음지의 굴레에서 괴로워한다. 그는 자신을 도와준, 다시금 양지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준 오니즈카를 죽이는 것은 물론, 학교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처한 상황이 쉽게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9권 중에서

 

 그래서 텐도는 무척 괴로워하며 오니즈카를 죽일 수밖에 없다고 마음을 먹지만, 역시 조직의 사람들 앞에서 학생들이 당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바보 같은 저항을 하게 된다. 그러다 위기에 놓였을 때 우리의 주인공이자 늘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힘을 보여주는 오니즈카가 등장해 텐도에게 손을 내민다.

 

 나는 이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9권>을 단순히 판타지로만 보지 않았다. 지난 7권부터 그려지고 있는 텐도의 에피소드는 사람이 자신의 반복된 실수로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는 진흙탕에 빠졌을 때, 그 진흙탕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처절하게 몸부림을 쳐야 하는지 보여주는 뼈아픈 교훈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뒤늦게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했을 때 사람은 대체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일 때가 많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늦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고, 내일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그렇게 변하기 위한 각오를 가슴에 품고 힘껏 발버둥 칠 때 비로소 진짜 노력이 아닐까?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9권>의 텐도의 그런 노력 앞에는 '오니즈카'라는 인물이 나타나 그의 손을 잡고 그가 빠진 진흙탕에서 번쩍 들어 그를 꺼내주려고 하고 있다.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9권>의 마지막에는 텐도에게 그런 명령을 내린 인물이 다른 거물에게 잡히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쉽게도 결말은 볼 수 없었다.

 

 앞으로 텐도가 어떻게 될지, 그리고 그가 빠져 있던 진흙탕이 어떻게 될지는 다음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10권>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과연 10권에서 그는 무사히 진흙탕에서 빠져 나와 오니즈카와 함께 이단아 교사들끼리 함께 잘 해낼 수 있을까? ― 그 이야기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10권>이 발매되는 날에 다시 나누도록 하자.

 

만화 GTO 파라다이스 로스트 8권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