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속에 2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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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을 맞아 발매된 소미미디어의 신작 라이트 노벨 <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 속에 2권>은 지난 1권과 마찬가지로 정말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역시 이런 청춘 러브 코미디 에피소드를 그리는 라이트 노벨은 왠만큼 실패하는 경우가 없어서 좋다. 아니, 가끔은 있는데 이 작품은 완전 좋았다!


 라이트 노벨 <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 속에 2권>에서 그려지는 에피소드는 2권의 표지에서 볼 수 있는 나나세 유즈키와 관련된 에피소드다. 2권을 여는 에피소드는 휴일에 치토세 사쿠와 만난 나나세 유즈키가 “최근 스토커가 따라다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치토세 사쿠에게 도움을 청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그려진 건 어디까지 사건의 경위 파악과 최선의 해결책을 위한 ‘도움’을 얻기 위한 단계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트 노벨 <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 속에 2권>에서는 나나세 유즈키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쓰레기들이 등장했을 때 완벽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각오가 필요했다.


 그 각오를 나나세 유즈키가 품게 되는 과정을 라이트 노벨 <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 속에 2권>이라는 한 권의 라이트 노벨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정말 이 에피소드를 하나부터 열까지 천천히 읽기 시작한 뒤로 만나는 여러 장면이 인상 깊이 남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건 나나세가 걸어온 길일까?



 나나세 유즈키는 치토세 사쿠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보다 나은 자신으로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마치 <약캐 토모자키 군>에서 볼 수 있는 히나미 아오아와 마찬가지로 약캐에서 강캐가 되고자 여러 단계를 거쳐왔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히나이 아오이처럼 완벽하지 못했다.


 그녀는 불필요한 싹을 싹둑 잘라내는 법이나 강하게 나아가야 하는 부분에서 강하게 나아가지 못하면서 스스로 약점을 만들고 말았다. 그럼에도 그녀가 그 사건으로 트라우마을 겪으면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돌아가더라도 확실히 오늘의 나를 보다 나은 자신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나나세의 이런 강한 점에 대해서 치토세 사쿠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고마워, 유즈키.”

”왜 사쿠가 고맙다고 하는 거야?”

쿡쿡 웃는 유즈키를 보니 방심하면 울어버릴지도 모를 것 같았다.

정말....., 정말 아름다운 미소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나나세 유즈키로 존재하는 걸 포기하지 않아 줘서 고마워. 올곧게 여기까지 걸어와 줘서 고마워. 왠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게 엄청 기뻐.”

사소한 거라고 코웃음 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 심한 경험이라고, 불쌍하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건 어찌되든 상관없다.

누구든 살아가다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 나쁜 일이나, 인생을 완전히 부정당한 듯한 사건을 겪을 수 있다. 자기만 불행하다는 건 그냥 환상이다.

하지만 이 녀석은, 나나세 유즈키는 그것을 트라우마라는 말로 포장하고 눈을 돌리지 않았다. 도망치지 않았다. 눈에 띄지 않게끔 교실 한구석에서 몰래 살아간다 해도, 남성공포증에 걸린다 해도 이상할 게 없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확실하게 나나세 유즈키로서 여기에 있다는 것이 내게는 정말 고귀하게 보였다. (본문 268)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라이트 노벨 <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 속에 2권>에서 읽을 수 있었던 유즈키의 모습은 과거의 내가 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비록 완전히 다 극복하지 못한 약한 부분 때문에 다시 절망에 빠질 뻔 했어도 소중한 친구 덕분에 그녀는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과거에 그렇지 못했다. 지금 다시 나에게 “너는 그 날의 일을 극복했어?”라고 물어보아도 솔직히 “그렇다”고 대답할 자신이 없다. 나는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어울리는 걸 어려워할 뿐만 아니라 거북한 감정이 먼저 든다. 괜히 불필요하게 사람과 얽히지 않고자 선을 긋고 있다.


 이것도 지금의 나로서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하고 자신이 생겼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칙을 정해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불과 몇 년 전의 나는 완전히 인터넷 공간 외에는 모든 오프라인 창구를 닫고 지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이트 노벨 1권에서 켄타의 이야기를 다룰 때도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다.


 그리고 오늘은 라이트 노벨 <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 속에 2권>에서 읽을 수 있는 유즈키의 이야기와 사쿠 두 살마의 이야기를 통해서 ‘되지 못한 내가 바랐던 이상적인 모습’을 보며 재차 생각했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사쿠의 말대로 누군가는 코웃음을 치면서 ‘라이트 노벨로 그런 것까지 생각하냐?’라며 비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 없다. 내가 오늘을 이러한 형태로 ‘나 자신’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데에는 내가 읽은 많은 책의 도움을 받았으니까. 거기에는 라이트 노벨과 만화도 필히 들어가 있었다.


 좋은 책을 통해서 웃을 수 있었고, 울 수 있었고, 내 아픔을 마주 볼 수 있었고, 내 잘못을 후회할 수 있었고,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었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 나는 지금 오늘도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유튜브 영상을 찍고 있다.


 원래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는 일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하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며 콘텐츠를 생산하며 내 삶을 살기 위한 선택지를 고르며 나아가다 보니 유튜브에도 자연스럽게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콘텐츠 시대는 블로그와 유튜브 두 개의 플랫폼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변화를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나나세 유즈키는 고등학교에 들어와 치토세 사쿠를 만나고, 팀 치토세 멤버들을 만나면서 다시 한 걸음 더 앞으로 내디딛을 수 있었다. 앞으로 그들에게 기다리는 새로운 내일에는 어떤 일상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나나세 유즈키의 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다가 다시 돌아와서 나나세 유즈키의 사건을 화려하게 마무리한 라이트 노벨 <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 속에 2권>. 오늘도 최고로 재밌었다. 여러모로 나는 이런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성장하게 되는 것 같아 즐겁다.


 아마 그건 내 착각이겠지만, 나도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아하하. 아, 언젠가 유즈키나 사쿠처럼 나도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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