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스틱한 그녀 12화 후기
- 문화/아니메 관련
- 2019. 3. 30. 09:33
애니메이션 <도메스틱한 그녀> 시리즈가 12화로 완결이 되었다. 완결이 되었다고 해도 독자적인 루트로 완결은 맺지 않았고, 만화책 어느 정도 분량에서 끝을 맺었다. 히나와 나츠오의 관계가 수학 여행에서 찍힌 사진을 통해 학교에 알려지고, 히나가 학교를 옮기는 건으로 마무리되는 에피소드.
지난 <도메스틱한 그녀 11화>를 보지 않았던 터라 11화를 보고 나서 12화를 보았는데, 애니메이션은 만화와 달리 편집된 부분이 많았다. 물론, 그 편집된 부분은 술에 취한 알렉스가 루이에게 사고를 칠 뻔한 걸 나츠오가 막는 부분인데, 굳이 넣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건지… 분량 조절을 위해 잘린 건지….
어쨌든, <도메스틱한 그녀> 1기에서 중요한 건 나츠오와 히나 두 사람의 관계의 재정리였기 때문에 두 사람에게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졌다. 히나가 갑작스레 전근을 가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츠오는 깜짝 놀라게 되고, 그는 연락이 닿지 않는 히나를 찾으려 애타게 뛰어다녔다.
하지만 모든 건 이미 끝나버린 이후였고, 나츠오는 히나가 남기고 간 편지를 읽으면서 망연자실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 나츠오를 밖으로 꺼내준 인물은 나츠오의 소중한 안경 친구다. 그저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정확하게 현실을 꼬집으면서 경고를 한 친구 덕분에 나츠오는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제정신을 차린 나츠오가 저지른 일은 장편 소설을 쓰는 것. 소설 지도를 부탁한 선생님께 찾아가 단편 대신 장편을 쓰고 싶다고 말하고, 그는 자신이 겪은 일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소설로 옮긴다. 무릇, 예술은 슬픔과 괴로움에서 탄생한다고 했던가. 나츠오가 새롭게 쓴 장편은 놀라울 만한 힘이 있었다.
나츠오의 소설은 키리야 선생님이 몰래 문학상에 응모를 하면서 아마추어 부분 대상을 받게 되고, 나츠오는 정식으로 소설가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역시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 누군가의 마음을 뒤흔들기 위해서는 작가가 직접 마음을 있는 힘껏 부딪힐 필요가 있다. 나츠오의 장편 소설이 딱 그랬다.
과거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 아리마 코우세이가 다시금 피아노 앞에 서서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카오리에 대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기 위해서 연주한 덕분에 다시 피아노 앞에 설 수 있었고, 아리마는 엄마에 대한 마음, 카오리에 대한 마음으로 표현의 깊이를 더해간다.
물론, 그 마음이 모두 하나부터 열까지 슬픔과 괴로움을 바탕으로 새겨졌다는 게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나츠오 또한 현재 그런 상황이었고, 만화 <도메스틱한 그녀>를 읽어보면 차후에 쓰는 소설도 조금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 물론, 그게 해피 엔딩이라고 할지, 배드 엔딩이라고 할지 아직은 모르지만.
어쨌든, 애니메이션 <도메스틱한 그녀 12화>가 이렇게 끝이 나버려 몹시 아쉽다. 그래도 마지막에 루이가 "포기하지 않을 거니까."라며 나츠오에게 선언하는 모습, 그리고 히나가 긴 머리를 자르고 단발로 살아가는 모습이 비치며 '다음'을 기약한 것으로 만족한다. 음, 애니메이션 2기가 나올 수 있을까?
아직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만화책은 또 엉망진창으로 엉켜서 전개되고 있어 다음 에피소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일본어가 가능하다면 만화 <도메스틱한 그녀>도 꼭 구매해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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