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8. 12. 15.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 웃음이 필요한 당신에게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면 얼마 가지 않아 미친 듯이 웃을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가 연이어 그려지는 라이트 노벨 <이 멋진 세계의 축복을!> 시리즈의 스핀오프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시리즈 2권이 12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발매되었다. 이미 표지부터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이 작품!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 표지는 우리 귀여운 융융이 메인, 그리고 한쪽 구석에 액셀 마을 양아치 더스트가 자리 잡고 있다.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시리즈는 본편 시리즈에서 큰 웃음을 줬지만, 길게 등장은 하지 않는 캐릭터들을 메인으로 내세워 에피소드를 매번 그린다.
오늘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은 더스트가 겪는 고난의 하루하루가 메인 에피소드다. 첫 번째 장부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듯이 웃을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더스트가 혼자서 보상을 획득하려고 레이드 형태로 도전하던 히드라에 달려들었다가 죽어버린 거다.
게임이라면 마을에서 리스폰이 되겠지만, 게임이 아닌 세계에서는 그걸로 인생은 끝이다. 죽어버린 더스트는 사후 세계의 중간 지점인 에리스가 있는 곳에서 눈을 뜬다. 보통 사람이라면 ‘어? 여기가어 디지? 아, 맞아. 나 죽었지.’라는 말을 할 텐데, 더스트가 이곳에서 내뱉은 말은 아래와 같다.
“딱 봐도 고급스러운 가게잖아. 말도 안 되는 금액을 나한테 요구하려는 건 아니지? 미안하지만, 내 지갑은 텅텅 비었다고. 어차피 손님을 등치면서 돈을 긁어모으고 있잖아? 바가지는 단호하게 사절하겠어!”
아무리 고급 술집이라도 먼지 한 톨 없는 이런 새하얀 방에서 장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귀족들을 대상으로 한 은밀한 가게에 우연히 들어오고 만 것 같네.
“바가지……. 역시 카즈마 씨의 지인이군요. 쉬운 상대가 아닌 것 같아요.”
“응? 카즈마와 아는 사이야? 그럼 잘 됐네. 내 절친한테 달아두라고.”
“그러니까, 여기는 술집이 아니에요!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본문 20)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저 여신과의 해후를’ 에피소드부터 제대로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더스트의 이 모습은 사람이 하는 평소의 소소한. 행동과 습관에서 나오는 사고가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보여주었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니 다음도 무척 궁금했다.
천천히 읽으면서도 빠르게 흘러가는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의 두 번째 에피소드는 ‘저 하렘을 향해서’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다. 제목에 ’하렘’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으니 당연히 융융을 비롯한 인물과 길드 의뢰 수행을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전개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번째 에피소드의 시작은 언제나 더스트와 함께하던 동료 키스와 테일러 두 사람이 어느 던전 내부에서 돌아온 이후 무기력 상태에 빠져 버린 게 원인이다. 두 사람이 빠지면서 더스트 일행이 미리 의뢰를 받아 놓았던 고블린 퇴치를 나가기 위한 멤버가 없어 임시로 파티 멤버를 모집하게 된다.
하지만 액셀 마을에서 양아치 모험가로 유명하고,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는 모험가로 악명 높은 더스트 임시 파티에 들어올 사람은 딱히 없었다. 애초에 린과 싸우다 길드 내부가 아니라 잡화점에서. 임시 멤버를 모집하게 된 상황에서 최악이었다. 그때 더스트의 파티 멤버에 응한 멤버는 바로….
카즈마 팀의 다크니스, 메구밍, 아쿠아 세 사람이다. 세 사람은 차례대로 더스트를 찾아와 지금 카즈마가 틀어박혀 있어 심심하다는 등의 개인적인 이유로 임시 파티 멤버로 넣어달라고 말한다. 이 세 사람은 겉보기에 스펙이 높아도 제대로 된 인물이 하나도 없어 더스트는 완강히 거절했다.
“싫어!”
나는 주저 없이 딱 잘라 그렇게 대답했다. 이 녀석과 얽혔다가 따끔한 맛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얽히고 싶지 않았다.
“너무하잖아, 더스트!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면 카즈마 네 파티에게 부탁을 해보자고 아까 자기 집으로 말하지 않았어? 너 얼마 전에 카즈마네와 파티를 짠 적도 있잖아.”
“아~, 다크니스가 없을 때 도와준 적이 있긴 하지. 아무튼 잘 들어, 린. 나는 아까 카즈마네 파티에게 부탁을 해보자고 말하기는 했어. 그건 인정할게. 하지만 그건 카즈마가 함께 한다는 전제 하에서의 이야기야. 보호자 없이 단독일 때는 다룰 수 없는 상대라고. 린, 너는 사슬에 묶이지 않은 맹수를 채찍도 없이 조련할 자신이 있어?”
“본인을 앞에 두고 이렇게 매도를 해대다니……. 혹시 나한테 포상을 주는 것이냐?”
다크니스가 볼을 새빨갛게 붉히고 거친 숨을 내쉬자 린은 약간 질린 표정을 지었다. (본문 58)
더스트의 말대로 카즈마 파티는 카즈마 없이 누구 하나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는 멤버만 모여 있는 곳이다. 더스트는 카즈마와 자신의 파티를 바꿔서 모험을 해본 이후 카즈마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체감했고, 그 이후 몇 번이나 카즈마 파티 여성 진들이 막무가내인지 잘 알고 있었던 거다.
다크니스를 시작으로 메구밍, 심지어 아쿠아까지 그의 임시 멤버 모집에 문을 두드리자 더스트는 린과 함께 황급히 철수해버린다. 그리고 고블린 퇴치에는 길드에서 ‘권해주세요!’ 오라를 내뿜는 융융과 서큐버스 가게의 로리 서큐버스를 임시 멤버로 삼아 넷이서 고블린 퇴치에 나서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 완벽한 하렘 파티의 구성이고, 융융의 뛰어난 활약으로 고블린은 어렵지 않게 토벌할 수 있었다. 더스트는 눈앞의 사실에 굉장히 만족하지만, 상상 이상의 고초에 “내 절친은 진짜로 대단 한 녀석인걸.”이라며 카즈마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또 한 번 체험하며 의뢰를 마친다.
그리고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은 ‘제3장 저 온천 마을에서 관광을’이라는 세 번째 에피소드에 절정을 찍는다.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시리즈에 등장하는 온천 마을은 바로 물의 도시이자 휴양지로 유명한 ‘아르칸레티아’다. 다른 말로 하자면, 아쿠아 교도가 주민인 마을이었다.
아쿠아 교도의 집성체인 마을. 여기서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본편에서도 아쿠아교 사람들의 엄청난 술책이 숨겨진 종교 가입 권유를 비롯해 에리스교 신도에게 대하는 태도에서 분명한 색깔을 보여줬던 그들은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에서도 큰 활약을 한다.
“초면인 사람한테 서슴없이 무례한 소리를 하네……. 유감이지만 나는 에리스 교도야.”
크리스는 쓴웃음을 지은 뒤 에리스 교도의 증표인 성인을 꺼내서 그 여자에게 보여줬다.
그 순간, 그 여자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리고 벌레라도 씹은 것처럼 인상을 한껏 찌푸렸다.
“퉤.”
그 여자는 갑자기 땅을 향해 침을 뱉었다.
그리고 장바구니를 들더니 그대로 어딘가로 가버렸다.
나와 크리스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고 그 여자의 등을 계속 쳐다보자, 그녀는 또 돌아보더니—.
“…퉤.”
한 번 더 침을 뱉은 후 빠른 걸음으로 가버렸다. (본문 175)
정말이지 아쿠아 교도의 활약은 언제나 상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한다. 이 웃음이 가득한 온천 마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도 역시 융융, 로리 서큐버스, 심지어 바닐과 크리스(에리스)까지 참여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장면이 그려졌다.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통해 직접 읽어보기를 바란다.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의 온천 마을 에피소드에서는 뇌에 영구 보존하고 싶은 융융의 귀여운 모습이 그려진 일러스트도 있다. 역시 융융은 어떤 의미에서 ‘최강’이라는 아깝지 않은 캐릭터인데, AGF 2018에서 융융 다키마쿠라를 살 수 없었던 게 천추의 한이다. 으으, 아까워라.
그렇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웃으며 읽은 12월 신작 라이트 노벨 <저 어리석은 자에게도 각광을! 2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또 추억의 인물이 적은 일기장과 병기가 등장해 ‘여기서 또 나오는 거냐?!’라는 딴죽을 독자가 날리게 한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지금 바로 읽어보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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