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1권 후기, 신입 라이트 노벨 편집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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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황금알 1권, 신입 라이트 노벨 편집자의 좌충우돌 이야기


 라이트 노벨과 만화를 읽고 글을 쓸 때마다 재미있는 작품은 금방 글이 써지지만, 약간 어중간한 작품은 글이 더디게 써진다. 아마 평소 라이트 노벨과 만화를 즐겨 읽는 사람들은 이런 기분을 알지 않을까 싶다. 원래 어떤 작품이라도 우리가 좋아할 수 있는, 이미 좋아해 버린 작품은 너무나 짧게 느껴지니까.


 현재 일본에서 <역시 내 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13권>이 발매되어 한국 팬들 사이에서도 기대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들은 일어 원서를 사서 읽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고, 그냥 나처럼 빠른 정식 발매를 기다리는 사람도 상당히 많을 거다. 개인적으로 나는 후자 쪽이다.


 지금도 여러 공모전에 도전할 아이디어를 정리하며 종종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나는 역시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읽은 이후 후기를 쓰는 게 가장 적성에 맞았다. 하지만 후기를 쓰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적어도 <신만이 아는 세계>의 카츠라기 케이마의 수준이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게 평범히 재미있는 작품을 발굴해서 소개하는 게 즐거운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편집자를 또 생각해보게 된다. 편집자. 왠지 모르게 그 이름만 들어도 <사랑에 빠진 메트로놈>의 토모야 같은 편집자가 될 수 없을까 싶지만, 실제로 편집자가 되어 일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고 흔히 말한다.


 오늘 이렇게 공모전에서 시작해 라이트 노벨, 그리고 편집을 차례대로 이야기한 이유는 오늘 소개할 만화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오늘 소개할 만화 <황금알 1권>은 학산문화사에서 발매한 ‘편집자’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로, 그동안 읽어보지 못한 독특한 편집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신입 여성 편집자를 주인공으로 했다고 해서 모에 계열로 나가는 작품은 아니다. 하물며, <사랑에 빠진 메트로놈>처럼 대작을 만들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며 작가와 줄다리기 시합을 하는 작품도 아니고, 악랄한 경쟁 업체와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작품도 아니다.


 그냥 무난히 ‘아, 이 주인공 바보다.’라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약간 코미디가 섞인 작품이었다. <황금알 1권>을 읽으면 제일 먼저 편집자를 꿈꾸는 주인공이 ‘1천만 부를 파는 편집자가 되는 거야!’라는 포부를 했던 과거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 과거의 모습은 현실과 별 관련이 없었다.


 편집부 1년 차로 일하는 주인공은 라이트 노벨 편집부 소속 사쿠라이 타마코. 함께 1천만 부 편집자를 꿈꾼 친구 타카메 카즈마는 주간 소년 매거코믹 편집부 1년 차. 두 주인공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일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상당히 러브 코미디 장르로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황금알 1권>은 적절히 코미디 장르를 섞으며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러브 코미디’로 나아가지 않는 작품이었다. 편집부에서 1년 차가 된 주인공이 라이트 노벨 신인상 공모전에서 작가를 발굴하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작가를 키워내는 이야기를 나름 위트 있게 그리며 소소한 즐거움을 줬다.


 편집부가 실제로 저런 식으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지만, 하나의 좋은 작품을 발매하기 위해서 얼마나 편집부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할애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약간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만화를 읽다 보니 ‘어? 벌써 1권 끝이야?’라는 느낌이었던 <황금알 1권>. 이 책은 황금알이 될 수 있을까?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보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나는 정말 이렇게 후기를 쓰면서 먹고살 수 있으려나 고민이다. 역시 라이트 노벨 작가로 데뷔하는 일과 편집부로 일하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데도, 그저 마음은 이런 삶을 추구하고 있다 보니 어렵다. 아하하하하하하.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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