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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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 마지막 게임까지 살아 남아라!


 사람이 인생을 즐기며 사는 데 필요한 건 ‘나는 여기에 있다.’라는 걸 깨닫는 거라고 한다. 내가 여기에 있다는 걸 깨닫는 일은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 나로서 가치를 인정하는 일이다. 나는 살아있어서 괜찮은 녀석이라고, 나는 제법 재미있게 사는 녀석이라고 인정하는 일이 인생을 즐기는 출발점이다.


 이 출발점에 서야만 사람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존감이 높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가지고 무엇을 하더라도 당당히 도전할 수 있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해내지 못하는 일이다. 그래서 많은 심리학자가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일부터 하라고 말한다.


 일본과 한국에서 대대적으로 유행한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말한 아들러의 심리학도 그렇다. 내가 남을 지나치게 신경 쓰느라 나를 부정한다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말하는 책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렇게 무거운 이야기로 운을 뗀 이유는 오늘 소개할 라이트 노벨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는 딱 이 상황을 그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의 제목만 보더라도 어떤 특징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할지 대충 예상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읽은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도 빗나가지 않았다,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 시작은 학교와 가정에서 투명 인간으로 살아가는 카리야 토모에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학교에서 추대를 받는 사기사와 히메코를 바라보다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왕따를 당하는 카츠라기 마이의 모습을 보며 어정쩡한 입장에 서 있었다. 캐릭터과 극과 극이지 않은가?


 하지만 극과 극인 캐릭터는 알고 보면 내심 비슷한 부분이 많은 캐릭터다. 토모에가 집으로 돌아갔을 때 수상쩍은 갑옷을 입은 녀석에게 의식을 잃었고, 눈을 떠보니 그곳은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를 위한 장소였다. 이세계 전이와 살짝 다른 그저 게임의 무대로 불러나온 듯한 느낌으로 막을 올렸다.


 수상쩍은 갑옷 녀석은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의 내용과 이유를 아래와 같이 말한다.


“여러분은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에 참가하게 됩니다. 오늘을 포함해 사흘간, 여러분은 모험가 파티가 되어 흉악한 마수들과 싸웁니다. 총 3회의 ‘필요 없는 아이 배틀’에서 살아남은 분들은 원래 세계로 보내드리니 안심하시길….”

(본문 39)


“여왕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살 가치가 없는 인간이 너무 많다고.”

흑기사는 조금 뜸을 들인 뒤 설명을 이었다.

“살 가치가 없는 인간이… 필요 없는 아이가 너무 많은 탓에 인류의 번영이 현저하게 정체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필요 없는 아이들을 배제하고 대신 필요한 아이를 공급하면 되지 않는가. 그것이 여왕님의 생각입니다.”

(본문 40)


 시작부터 대범하게 나온 전제조건은 살짝 혐오감이 들 수도 있지만, 내심 현실을 부정할 수 없는 이야기라 제법 흥미가 돋았다.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를 위해 소환된 인물들은 모두 ‘나 같은 건 필요 없어.’라고 생각하는 인물들이다. 물론,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성향과 기질은 모두 천차만별이었다.



 자존감이 낮은 동시에 서로가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모이면 거기서는 또 하나의 위계질서가 만들어진다. 다른 곳에서 기를 펼치지 못한 사람들은 기를 펼치고자 하고, 우수해도 주변에 사람이 없던 사람은 여전히 다른 사람을 바보 취급하고, 늘 웃는 얼굴 뒤에 살인귀를 숨긴 사람은 남몰래 계략을 꾸민다.


 라이트 노벨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에 참여한 주인공 카리야 토모에 외 사카모토 마히로, 만죠메 하루, 코바야카와 유키, 사기사와 히메코, 사토 키라라, 사카모토 마히로, 카츠라기 마이 등 인물들은 모두 그런 인물들이었다. 데스 게임이라는 소재는 살짝 임팩트가 없었지만, 인물들의 특성은 좋았다.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을 읽으면서 문득 <왕게임>이라는 만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왕게임>만큼 데스 게임을 잔인하고 철저하게 그린 작품은 없었을 거다. <왕게임>에서는 인간의 본성을 무엇보다 잘 보여주는 작품인데,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의 주인공이 그런 게임에 참여했다면 어떨까?


 ‘대박’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에서 펼쳐진 데스 게임도 나름 긴장감을 높이며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사실 몬스터 사냥을 비롯한 그 이후의 시스템은 격렬하게 무언가를 자극하는 맛은 없었다. 뻔히 보이는 반전 속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 결말이 놀랐을 뿐이다.


 그래도 평범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을 읽고 나서 살짝 강도가 더 높은 작품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왕게임> 혹은 <목숨이 걸린 게임에 휘말려 마음에 안드는 놈들을 기꺼이 다 죽이기로 했다>를 읽어보기를 바란다. 정말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들이다.


 오늘 라이트 노벨 <필요 없는 아이 퀘스트>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필요한 아이인가? 필요 없는 아이인가? (웃음)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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