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 후기
- 문화/라이트 노벨
- 2018. 1. 20. 07:30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 본격 이세계 자판기 판타지
일본에서 발매되는 이세계 전생을 소재로 한 라이트 노벨은 그야말로 레드오션 시장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아졌다. 어떤 라이트 노벨 독자는 ‘이세계 전생물은 믿고 거른다.’라고 말할 정도로 평이한 이세계 전생물 라이트 노벨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자 새로운 시도가 생겨났다.
자칭 인기가 없는 주인공인 이세계로 전생해 무쌍 하렘을 손에 넣는 전형적인 틀을 깨기 시작했다. 이세계 소환 혹은 전생에 휘말린 인물이 알고보니 치트인 설정, 이세계로 전생했더니 인간이 아니라 다른 종족인 설정, 용사가 되어 마왕을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용사를 쓰러뜨리는 설정이 그렇다.
이 같은 설정도 점점 사람들 사이에서 질리기 시작하자 다음은 ‘생물이 아닌 물건’이 되는 일도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X사람’ 관계가 좋아 슬라임이나 검 이야기는 읽어보지 않 았지만, 오늘 처음으로 ‘사람’이 아니라 ‘물건’으로 전생한 주인공이 그려지는 작품을 읽었다.
그 작품은 소미미디어에서 1월 신작 라이트 노벨로 발매한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이라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볼 수 있는 ‘자동판매기’라는 단어가 무척 눈에 들어왔고, 일본은 정말 별의별 자동판매기가 다 있기 때문에 제목만 보고서 이 작품을 읽기로 일찍감치 정했다.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의 주인공은 역시 흔해 빠진 이세계 전생물과 똑같이 사고를 당해서 죽음을 맞이한 이후 이세계로 전생한다. 하지만 이세계로 전생하는 과정에서 특정 여신을 만나 이야기하는 과정 없이, 눈을 떠보니 자동 판매기가 된 것을 자각하게 된다.
하지만 ‘자동판매기’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적었다. 처음에는 개구리 몬스터에게 습격을 받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판기의 상태에서 의식을 집중하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비롯해 다양한 스테이터스를 이해하게 된다. 바로, 그때부터 본격적인 생활이 시작하는 거다!
주인공은 스스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야만 뭐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우연히 주인공 근처를 지나가다 주인공을 발견한 인물이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랏미스’라는 이름의 거유의 미소녀였다.
배가 고픈 그녀가 자동 자판기의 기능을 이해하고, 자동판매기가 되어버린 주인공이 말할 수 있는 자동 판매기 음성(어서 오세요, 꽝입니다. 등)을 통해 소통하며 두 사람은 함께 움직이게 된다. ‘괴력’ 가호를 가지고 있는 랏미스는 수백 킬로에 달하는 자동판매기를 거뜬히 홀로 짊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자동판매기가 된 주인공은 랏미스와 함께 미궁 도시에 가게 되고, 거기서 ‘이세계 식당’과 같은 레벨의 인기를 누린다. 자동판매기를 통해 판매하며 은화를 모아 포인트가 쌓일 때마다 그는 새로운 기능과 상품을 추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에 따라 형태도 변했다.
개구리 마인을 퇴치할 때 랏미스와 함께 이동하며 컵라면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마을이 성장함에 따라 인구 조절이 필요하다는 상담을 받은 이후 콘돔을 판매하기도 한다. 참, 이 장면들을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무심코 웃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특이한데도 무척 재밌었다.
주인공은 ‘의사를 지닌 마도구’로 사람들에게 이해되고 있지만, 이렇게 편리한 마도구를 그냥 두고만 보는 사람들만 있을 리가 없었다. 그를 훔쳐서 달아나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빨간 책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되거나 산소통을 판매하기도 한다. 참, 자동판매기의 진화는 놀랍다.
‘1권’이라는 숫자가 붙지 않은 시점에서 2권이 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자동 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을 읽었을 때는 충분히 ‘재미’와 ‘판매’라는 부분에서 가능성이 있었다. 부디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 2권>도 한국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웃음)
그동안 평범한 이세계 전생물에 질린 사람에게 주저 없이 나는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을 추천하고 싶다. 약간 취향을 타는 바보 같은 설정이지만,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 이 작품은 소미미디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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