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캐 토모자키군 4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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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약캐 토모자키 군 4권, 자기 자신을 믿는 것


 가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믿는 일이 어려울 때가 있다. 아무리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잘 할 수 있어!’라며 자기 최면을 걸더라도 자신감이라는 건 쉽게 생기지 않는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매번 대학에서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낯선 자리에 나설 때마다 항상 긴장감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면 종종 ‘사람 인(人)’자를 손바닥에 손으로 쓴 이후 ‘사람 인(人)’라를 삼키며 긴장을 풀려고 하는 귀여운 캐릭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실에서 나는 그런 모에 캐릭터는 아니지만, 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라면 하라 수 있어.’라며 셀 수 없이 되뇐 후 평범한 얼굴을 만든다.


 평소 사람과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했던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 과정을 배웠는데, 지금 이 수준에 도달하는 데에도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탓에 번번이 나 자신을 모자라게 평가하거나 자신이 없는 경우가 많아 애를 먹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 전에 겪은 녹음 해프닝이다.


 마이크를 산 이후 애니메이션과 만화, 라이트 노벨 후기 등을 블로그에 올리는 콘텐츠를 조금씩 음성 파일을 이용해 2차 생산을 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내 목소리에 자신을 가지지 못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내적 갈등 끝에 가까스로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현실의 약캐’는 참 고달픈 법이다.


 그래서 나는 라이트 노벨 <약캐 토모자키 군> 시리즈를 정말 좋아한다. 자기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주인공 토모자키를 비롯해 히로인(아마도) 입장에 서 있는 히나미 아오이가 말하는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강캐가 되기 위한 방법이 무척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고,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 읽은 <약캐 토모자키 군 4권>은 한 차례 떠들썩한 이벤트 이후 불온한 공기가 감도는 이벤트를 맞이하는 편이다. <약캐 토모자키 군 4권> 시작은 히나미와 토모자키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인데, 솔직히 이 장면을 읽어보면 역시 히나미는 토모자키의 히로인이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토모자키의 히로인으로서 히나미의 이야기는 <약캐 토모자키 군 4권>에서 중요하지 않다. 진짜 중요한 것은 <약캐 토모자키 군 4권>에서 그려진 구기 대회를 맞아 반 내에서 흐르기 시작한 차가운 공기를 바꾸는 일이다. 역시 학원 내에서 일어나는 문화제, 구기대회는 빠질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는 보통 ‘체육대회’라고 말하는 이런 구기대회는 연내 행사 중 별 의미가 없는 이벤트이지만, 지나치게 열정적인 인물이나 혹은 지나치게 냉소적인 인물이 있으면 조용한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약캐 토모자키 군 4권>에서 벌어진 사건도 바로 ‘냉소적인 인물’ 한 명 때문에 반이 무거웠다.


 그 인물은 반 내에서 ‘여왕’으로 불릴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콘노 에리카’라는 인물이다. 다른 라이트 노벨과 비교하자면,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에 등장하는 ‘미우라’ 정도의 레벨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콘노 에리카가 만든 구기대회의 냉소적인 분위기를 해결하는 데 4권 과제 중 하나다.



 ‘퀸’ 콘노 에리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녀의 그룹에 속한 이즈미가 겪는 문제도 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바로, 나카무라 슈지의 반항 사건이다. 이 반항 사건은 슈지의 부모님이 집에서 게임 어패를 하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학교에도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애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즈미의 놀라운 성장을 볼 수 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변화를 결심한 인물의 반짝임은 굉장히 멋졌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있는 힘껏 자신을 믿고, 어떤 선택에 두려움이 있더라도 과감히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토모자키와 주변 인물의 도움으로 이즈미는 나카무라 슈지가 다시 학교에 나오도록 만들었다. 참, <약캐 토모자키 군 4권>에서 읽은 이즈미의 한결같은 마음은 꼭 직접 이야기를 읽어보기를 바란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사람이 변화를 결심했을 때는 가히 경험치 2배 버프를 넘어섰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한 발 내디딘 이즈미 덕분에 콘노 에리카를 의욕적으로 만들고, 구기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게임은 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법이다. 바로 또 그 콘노 에리카를 중심으로 그냥 넘길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반 내의 ‘왕따’ 문제다.


 콘노 에리카는 나카무라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지만, 구기대회 이후 이즈미와 나카무라가 사귀게 되면서 그녀는 화풀이 상대가 필요했다. 그 화풀이로 반 내에서 가장 약소한 인물을 건드렸고, 이 문제는 사소한 장난에서 심각한 학교 폭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문제가 자연 소멸할 일은 없었다.


 <약캐 토모자키 군 4권> 마지막은 이 문제로 계속 방법을 찾는 토모자키와 자신 나름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오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인물을 위해 콘노 에키라에게 한소리를 했다가 새로운 타깃이 되어버린 타마가 자기 자신이 믿는 변화를 위해 토모자키에게 어느 부탁을 하는 장면으로 끝났다.


 커다란 두 강캐의 프라이드 싸움에서 약캐 토모자키와 타마가 선택한 약캐가 강캐로 성장하는 일. 과연 이 선택은 다음 <약캐 토모자키 군 5권>에서 어떤 그림으로 그려지게 될까? 정말, 이 작품은 인생이라는 게임이 갓겜이면서도 갓겜이 아니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나는 인생에서 너무나 약소한 약캐이기 때문에 내심 <약캐 토모자키 군> 시리즈를 읽으면서 골똘히 생각할 때가 많다. 내가 강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배우고자 늘 토모자키의 이야기와 히나미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읽고 있다. 언젠가 나도 히나미 같은 히로인을 만나 강캐로 변하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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