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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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 상처투성이 소년이 자아내는 전기


 과거에 읽은 적이 없는 새로운 라이트 노벨을 읽는 건 커다란 모험이다. 특히 아무리 유명하다고 해도 나 자신이 이름을 모르는 작가의 라이트 노벨을 읽는 일은 가챠를 돌려서 최소 AAA급 상품을 손에 넣는 일과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이름을 아는 작가의 신작을 읽어도 실망할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늘 읽은 라이트 노벨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은 무척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일본을 무대로 하지 않고, 작가가 구성한 ‘임의의 세계’를 무대로 하면서 귀족과 서민이 치열하게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당연히 여기서 말하는 ‘치열하다’는 건 귀족과 서민의 대립이다.


 절대왕정이 무너지는 시기에 왕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왕가와 자신들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하는 귀족들. 그들이 만드는 세상이 정상적인 세상일 리가 없다. 그 속에서 끝없이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은 힘없는 서민들이다. 그들에게는 최소한의 인권조차 지켜지지 못했다.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의 주인공 루카는 바로 그 서민 중 한 명이다. 평민보다 못한 아래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루카는 슬럼가에서 여동생 실피와 함께 가까스로 연명하고 있었다. 라이트 노벨<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의 전반부는 루카와 실피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린다.



 아직 어린 소년, 소녀에 불과한 루카가 실피를 잃어버리면서 굳은 맹세를 하는 장면을 기점으로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 이야기는 새로운 장으로 옮겨간다. 성인은 아니지만, 17살 정도의 나이가 되어 전쟁터를 누비며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루카의 모습은 무척이나 위태로웠다.


 루카의 모습을 읽고 있으면 오래전에 읽은 라이트 노벨 <풀 메탈 패닉>의 주인공 사가라 소스 케가 떠오른다. 소스케는 전쟁고아로 홀로 암슬레이브(AS)를 타면서 병사로 활약했는데,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 주인공 루카 또한 이 세계의 기계 병기를 타고 병사로 활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활약한다고 하더라도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모두에게 인정을 받는 건 아니다. 그가 추구하는 ‘전쟁에서의 싸움’은 형식에 연연하는 귀족의 싸움과 달랐다. 루카가 상관에 항의해 “각하, 전쟁과 스포츠를 구별할 수 있으십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참 나도 모르게 귀족에게 혀를 차게 된다.


 자칫 상관모욕죄로 처형을 당할 수도 있었던 루카를 구해주는 것은 왕녀 파니아다. 일찍이 완성된 그릇으로 불리며 17세의 젊은 나이로 차기 왕 후보로 손꼽히는 파니아는 루카가 가진 견식에 감탄해 자신의 수하로 들인다.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에서 다음 장으로 가는 또 하나의 분기점이다.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은 파니아의 밑으로 들어간 루카가 소꿉친구 미즈키와 만나 파트너를 이루며 대활약하는 이야기다. 그 대활약은 전쟁터에서 정상적인 활약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하게 도망치고, 교란하고, 마지막에 승리를 거두어도 죄인이 되는 보상 없는 활약이었다.


 비록 루카의 처지에 동정의 시선이 갈 수밖에 없지만, 사뭇 비탄에 가까운 배경으로 그려지는 전쟁과 혁명을 다루고자 하는 작품은 이 정도의 수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루카는 실피가 마지막 목소리로 그에게 부탁한 ‘비비 레인을 찾아줘’라는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새로운 동료와 발걸음을 재촉한다.


 라이트 노벨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은 루카가 홀로 떠나기 위한 험난한 과정과 미래에 부딪힐 안타까운 마음을 보여주었다. 일그러진 세상을 무너뜨리기 위해 차곡차곡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루카. 과연 다음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맞이하게 될까?


 오늘은 여기서 라이트 노벨 <이윽고 사랑하는 비비 레인 1권> 후기를 마치고 싶다. 작품의 무대가 어두워도, 진지하게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 사람에게 이 작품을 추천한다. 역시 제대로 된 전쟁물은 마땅히 이렇게 전개되어야 하는 법이다. 아하하.


* 이 작품은 서울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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