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캐 토모자키군 2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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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약캐 토모자키군 2권,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노력하는 방법


 개인적으로 최근 만난 작품 중에서 유독 끌리는 작품이 있다. 바로, 라이트 노벨 <약캐 토모자키군> 시리즈다. 내가 이 작품에 끌리는 이유는 게임에서 독보적인 1위를 하고 있지만, 인생이라는 현실에서는 망캐에 불과한 주인공이 '히나미 아오이'라는 인물을 만나 인생을 바꿔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주인공이 인생이라는 망겜을 갓겜으로 바꿔 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 <약캐 토모자키군> 시리즈를 읽는 동안 나는 현실에서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망겜이라고 생각하는 인생을 대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확실히 나는 히나미를 만나기 전의 주인공과 너무나 똑같았다.


 하지만 나는 주인공처럼 게임에서 독보적인 1위를 하고 있지 못하고, 라이트 노벨 후기 블로그로서도 독보적인 1위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 인생이라는 망겜을 조금 더 유연하게 살고자 노력했지만,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결과는 얻지 못했다. 그게 지금의 내 인생이다.


 그래서 라이트 노벨 <약캐 토모자키군> 시리즈를 읽으면서 어디까지 '라이트 노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어떤 때는 저렇게 웃어야 하고, 어떤 때는 저렇게 자기주장을 완곡하게 해야 하는구나!'라는 걸 배우고 있다. 역시 나는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이 아니면 진지해질 수 없는 걸까? (웃음)



 이번에 새롭게 발매된 <약캐 토모자키군 2권>도 무척 유익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 시작은 나카무라의 생일을 맞아 토모자키가 이즈미, 히나미, 미즈사와 세 사람과 함께 쇼핑과 외출을 하는 이야기다. 함께 밥을 먹는다는 계획이 약간의 차질로 쇼핑까지 하는 고난도 미션이 되었다.


 친구, 아니, 친구라고 말하기에 아직은 낯선 클래스 메이트와 함께 쇼핑하면서 돌아다니는 일은 정말 리얼충 레벨에 해당하는 일이다. 토모자키는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고난도 미션만 아니라 히나미가 제시한 과제를 클리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눈에 빛을 띠며 읽은 장면이 한 가지 있다.


"종교도 마찬 가지야. 토모자키 군."

"으, 으으......"

꽤나 위험한 발언을 들었다.

"아무튼, 그런 느낌이야. 종교뿐만 아니라 그 어떤 집단에도 크든 작든 '분위기의 조종'이 반드시 존재해. 그게 전혀 없는 집단은 존재하지 않아. 반에도, 가정도, 누군가와 단둘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야. 사람은 선악이라는 행동 기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생물이거든." (본문 80)


 히나미가 말하는 분위기의 조종. 실제로 우리가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항상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분위기를 주도해나가는 사람과 분위기에 끌려나가는 사람은 존재감과 선택의 기회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은 교묘히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약캐 토모자키군 2권>에서 토모자키, 이즈미, 히나미, 미즈사와 네 사람이 함께할 때는 미즈사와가 그 역할을 했다. 먼저 분위기 주도권을 잡는 동시에 상대방에게 동의할 수밖에 없는 제안을 하는 모습을 분석하는 히나미가 참 대단했다. 과연 실제로 이렇게 분석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나라면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다. 나는 누군가와 함께 돌아다니는 일이 너무나 불편하다. 어디를 가더라도 혼자 돌아다니면서 혼자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 혼자라면 실패해도 하나의 경험치로 만들 수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면 그 실패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정말 최악에 가깝다.


 토모자키는 그래도 <약캐 토모자키군 2권>에서 쇼핑과 밥을 먹는 시간 동안 나름 선전했다. 그야말로 그림자 오타쿠에서 벗어나 리얼충으로 한 단계 레벨업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짧은 경험치 획득 이벤트 이후 <약캐 토모자키군 2권>은 듀토리얼을 벗어나 실제 전투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바로, <약캐 토모자키군 2권>의 메인 이벤트인 히나미의 학생회장 선거다. 히나미는 학생회장 선거를 출마할 때 추천인으로 토모자키를 지명할 생각이었지만, 히나미의 친구인 미미미가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계획을 바꾸게 된다. 토모자키를 가리키며 미미미의 추천인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하지만 미미미는 이미 추천인이 있는 상황이라 토모자키를 거절한다. 뭐, 처음에는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그림이었다. 학생회장에 출마하는 사람이 추천인 없이 시작할 리가 없었다. 히나미는 그 상황조차 예상하고 토모자키에게 그런 퀘스트를 냈다고 고백한다. 역시 리얼충 1위는 대단히 놀랍다.




 학생회장 선거 에피소드가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끝나면,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레벨업을 하는 이야기는 멈출 수밖에 없다. 토모자키는 미미미가 나눠주는 공약용지를 본 후 작은 어드바이스를 하게 되고, 본격적으로 미미미가 학생회장 선거에서 히나미와 대등한 승부가 가능하도록 도와주기 시작한다.


 토모자키는 인생이라는 게임의 약캐가 아니라 어패라는 게임의 일인자로 머리를 사용한다. 히나미가 자신에게 충고해준 리얼충 충고와 게임에서 자신이 승부하는 스타일을 이용해 미미미를 앞장 서서 지원했다. 덕분에 제법 좋은 그림이 그려질 것 같았지만, 결과는 역시 히나미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 과정에서 그려지는 이야기가 <약캐 토모자키군 2권>의 핵심이고, 학생 선거 이후 미미미가 겪는 내적 갈등을 토모자키가 개입하여 해결하는 과정이 <약캐 토모자키군 2권>의 결말이다. 미미미가겪은 일화는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라며 공감할 수 있어 더욱 이야기를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만약 미미미가 <식극의 소마> 주인공 유키히라 소마처럼 실패해도 자신과 싸우면서 꾸준히 앞을 바라보고, <쿠로코의 농구> 주인공 카가미 타이가처럼 패배해도 더욱 의욕을 태우는 사람이었다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그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이야기는 더욱 좋았다.


 체육, 성적 등 히나미에게 밀린 미미미가 자기 자신과 히나미에게 품은 심정, 그리고 1위가 되어 반짝반짝 빛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말의 의미. 이러한 모습이 무척 섬세하게 잘 그려진 <약캐 토모자키군 2권>이었다. 혹시 아직 <약캐 토모자키군> 시리즈를 만나보지 않았다면, 한번 읽어보는 건 어떨까?


 오늘 라이트 노벨 <약캐 토모자키군 2권> 후기는 여기서 마친다. 나 또한 주인공 토모자키처럼 인생이라는 망겜을 갓엠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 아마 어느 정도 노력은 하고 있을 테지만, 히마리처럼 간절하게 한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 시급한 건 10kg 넘게 불어난 체중을 빼는 일이다. (한숨)


 (나도 미소녀 히나미 같은 히로인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 아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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