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1권 후기

[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1권, 뜻밖에 몰입해서 읽은 라이트 노벨

 나에게는 두 명의 내가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왜냐하면, 지루하기 그지없는 삶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나와 함께 영원히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삶이라는 것이 이토록 고민과 후회와 기쁨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

 오늘 소개할 라이트 노벨은 '흡혈귀'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보통 흡혈귀가 등장하는 작품은 <종말의 세라프>처럼 처절한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거나 <월희>처럼 완벽히 판타지 요소가 일상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작품이 많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후자에 속하지만, 방향이 조금 다른 작품이다.

 <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이라는 제목을 통해서 '흡혈귀가 사랑을 한다.'는 주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주인공 하라다 우타야는 원래 평범한 인간이었다. 그는 명작 농구 만화를 통해 농구를 무척 좋아하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어느 날 우연히 흡혈귀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가 농구부 연습이 끝난 이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묻지 마 살인범'을 만나 앗차 하는 순간에 찔리고 말았다. 점점 의식을 잃어가면서 죽어가고 있을 때, 그의 앞에 "살고 싶은가……?"라고 묻는 적색의 눈을 한 소녀가 나타났다. 그 소녀가 바로 우타야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흡혈귀 시즈쿠였다.

 사실 첫 장면이 굉장히 건조해 보이지만, 실제로 책을 읽으면 진지한 상황 속에서 무심코 웃게 되는 장면이 그려진다. 주인공 우타야는 흡혈귀 소녀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상황 속에서 무심코 그가 본 명작 농구 만화의 "안자이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1권>의 첫장면에 해당하는 이 장면에서 나는 주인공 우타야가 본 명작 농구만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것은바로사쿠라기 하나미치(한국은 강백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슬램덩크>였다. 이야기 전개 속에서도 <슬램덩크>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주인공 우타야는 흡혈귀가 된 이후 카이세이 고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달라진 자신의 몸에 망연자실하게 있는 그는 카이세이 고등학교에서 '하루시나 아야네'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녀를 통해서 그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계기를 찾게 되고, 그녀를 향한 영원한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다.

 <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1권>의 제목은 우타야와 아야네 두 사람의 모습을 상징한다. 아야네는 연극부에 소속된 우타야보다 한 학년 위의 학생이었는데, 그녀는 키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파트너 상대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아야네 앞에 우타야가 나타난 것이다.

 아야네와 우타야 두 사람의 이야기는 평범한 연애 소설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아야네의 모습을 보면서 흡혈 충동을 느끼는 우타야의 모습은 판타지를 부여했다. 우타야는 학원의 또 다른 미소녀인 카레나의 도발에 넘어가 진한 키스를 사람들 앞에서 해버리는데, 이건 키스가 아니라 흡혈에 가까웠다.

 충동적인 입맞춤을 통해서 상대 여성에게서 정기를 빨아들이는 거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말 그대로 흡혈을 하지 않기에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은 점이다. 하지만 점점 피를 빨고 싶어지는흡혈충동이 우타야 내에서 강해지고 있었는데, 이 갈증을 저자는 굉장히 섬세하게 잘 묘사해내고 있다.

 <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1권>은 주인공 우타야가 혼자 겪고 있는 내면의 갈등과 함께 아야네를 통한 고통의 극복을 다루고 있다. 앞으로 열린 길에서 우타야는 더욱 방황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고, 우타야를 멀리서 지켜보던 흡혈귀 시즈쿠의 정체와 감정이 무척 궁금해진다.

 다음 <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까? 본편의 전개를 살펴보면 다음 2권의 핵심에는 아야네의 여동생 리카가 깊이 들어올 것 같은데, 그 부분 또한 제법 기대된다. 오늘 라이트 노벨 <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1권> 후기는 여기까지다!

* 이 작품은 학산문화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