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장례식, 리 크리에이터즈 마미카 장례식
- 문화/덕후의 잡담
- 2017. 6. 15. 07:30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장례식을 치르는 일본, 리 크리에이터즈(Re Creators)의 마미카를 추모하는 장례식이 열리다.
우리가 보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라이트 노벨의 대다수 출신지는 일본 열도다.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서브 컬쳐는 한국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매해 코스프레를 즐기는 사람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축제를 즐기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류보다 백만 배(?)는 시장이 더욱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을 방문해서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장소를 방문하는 '성지 순례'가 유행하기도 한다. 올해 초 한국에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 애니메이션이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면서 <너의 이름은> 배경이 된 지역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가고 싶었다!
일본에서 서브 컬쳐의 인기 덕분에 종종 일본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그려질 때가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오타쿠가 아니라면 정색할 정도의 에피소드다. 무려 애니메이션 속에서 사망한 캐릭터를 추모하는 장례식이 현실에서 열린 것이다. 일반인은 '헉!' 하고 놀랄 수밖에 없다.
나 또한 이런 소식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작품 속의 캐릭터 생일을 축하하는 일은 몇 번이나 본 적이 있고, 국내에서도 광고를 거는 기획이 추진되어 펀딩을 모집할 때 조금 보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장례식 소식은 생전 처음이었다. 이번 장례식의 주인공은 <리 크리에이터즈(RE Creators)>의 '마미카'였다.
애니메이션 <리크리에이터즈(RE Creators)>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라이트 노벨이나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가 현실로 나오는 설정을 가진 작품이다. 현실로 나온 캐릭터들은 '신의 세계'인 일본에 당황하거나 자신이 그들이 만든 오락에 불과한 사실에 불쾌해하기도 한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군복을 입은 미소녀 캐릭터인 '알타이르'가 세계에 이변을 일으키기 위해서 허구의 캐릭터끼리 부딪히는 일을 만든다. 그 일을 막기 위해서 '셀레지아'와 '메테오라' 등의 인물이 일본 정부와 협력하고, 알타이르와 부딪히는 게 <리 크리에이터즈(RE Creators)>의 에피소드다.
그 과정에서 장례식의 주인공인 마미카는 죽음을 맞이했다. 마미카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흔하게 들어본 '마법소녀'라는 수식어를 가진 캐릭터로, 마법소녀 작품의 주인공이었다. 보통 이런 마법 소녀 작품은 <마법 소녀 마도카 마기카> 시리즈가 나오기 전에는 단조로운 정의를 추구하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처음 마미카는 발암 캐릭터로 그려지기도 했지만, 일본에서 진짜 정의를 고민하면서 자신이 정한 답을 지키기 위해서 알타이르에게 맞서게 된다. 하지만 너무나 강한 알타이르 앞에 마미카는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리고, 그녀의 친구 알리스의 품속에서 말을 전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 애니메이션 리 크리에이터즈(Re Creators) 9화에서 죽음을 맞이한 마미카.
▲ 굉장히 본격적인 장례식이었다. 캐릭터 영정 사진이 돋보인다.
▲ 이것은 일본 팬들의 실시간 반응.
위 사진을 보면 마미카 장례식의 모습이 상당히 놀랍다. 마미카를 추모하기 위한 모습이 진지하기도 하지만,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역시 일본의 수준은 쉽게 얕볼 수가 없다. 만약 한국에서도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몇 명이나 이곳을 찾아 인증샷을 남기게 될까? (웃음)
지난번 애니메이션 <아이돌 마스터>의 10주년을 맞이하여 지하철역에 광고를 걸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인증샷을 남겼다. 나는 직접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서울 근처에 사는 친구가 근처에 갔을 때 찍어준 사진을 받았다. 뜻밖에 한국에서도 장례식이 작게 치러진다면, 제법 사람이 올지도 모른다.
일본의 서브 컬처를 사랑하는 모습에 놀란 애니메이션 캐릭터 장례식. 역시 오타쿠로서 일본에서 짧게 거주하면서 다채로운 이벤트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 조금 더 일본어를 공부해서 일본어 원서를 손쉽게 읽는 것만 아니라 일본어로 글을 자유롭게 쓰고 싶다. 그것이 오늘 나의 목표이다!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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