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그대에게, 오이마 요시토키 최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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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감상 후기] 불멸의 그대에게, 목소리의 형태 작가 최신작


 극장에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는 만화가 원작이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꽤 시간이 지났어도 그 감동은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있는 것 같다. <목소리의 형태>를 계기로 작가 오이마 요시토키의 작품에 흥미가 생긴 사람이 더러 있지 않을까?


 오늘 소개할 만화 <불멸의 그대에게>는 오이마 요시토키의 최신작이다. <목소리의 형태>를 국내에 발매하는 대원씨아이에서 그의 작품이 발매되었는데, 이 작품은 <목소리의 형태>와 분위기나 설정이 무척 달랐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무슨 작품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불멸의 그대에게>의 주인공은 귀가 안 들리는 소녀나 왕따를 당하는 소년이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애초에 처음 인격은커녕, 자아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인물이 아닌 주인공을 '주인공'이라고 말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이 작품의 시점은 어떤 구체에서 시작한다.


 그 구체는 단순한 구체가 아니라 온갖 것들의 모습을 본뜨고 변화할 수 있는 구체다. 작품 속 '나'라는 인물(아마도 신일까?)은 그것을 이 땅에 던져놓고 관찰하기로 했다. 구체는 한동안 돌로 지내다가 이끼가 되었고, 이끼에서 늑대의 모습이 되었고, 이윽고 어떤 인간의 모습이 된다.






 늑대에서 인간이 되는 동안 함께 지낸 소년을 통해 늑대는 감정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소년이 상처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죽음에 이르자 늑대는 그 소년의 모습이 된다. 여기까지 작품을 읽는 동안 솔직히 뭘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없었다. 소년의 모습이 된 이후 이야기는 잠시 무대가 바뀐다.


 어느 나라에서 사람들이 아이를 산제물로 바치는 장면이다. '마치'라는 소녀는 어른이 되고 싶어 했지만, 산제물로 선택되어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다. 그러다 그녀는 도중에 도망치게 되고, 죽음에 이른 상태에서 회복하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아무래도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 지점인 것 같았다.


 소년은 늑대처럼 계속 행동했는데, 소녀는 소년을 잠깐 보살펴준다. 그러다 다시 제물로 끌려가게 되고, 그곳에 등장한 수상쩍은 곰이 습격해온다. 아무래도 산제물을 바치는 의식은 신에 바치는 게 아니라 이 곰을 위한 먹이를 주는 것 같았다. 여기에 소년이 개입하면서 상황은 변한다.


 소년은 늑대의 모습이 되어 곰을 죽인다. 이야기는 또 다른 무대로 이어질 것을 보여주면 끝난다. 마지막까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완전한 '무(無)' 상태의 구체가 자아를 갖게 되고, 인간이 되어 감정을 느끼게 되어 채워가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걸까?


 만약 그렇다면 조금 더 다른 방법이 있었을 텐데, 이렇게 어려운 전개를 선택해야 했는지 작은 의문이 든다. 이 책이 만화책으로 번역되어 출간될 정도면 상당한 인기가 있었다는 뜻이다. 한때 일본은 묻지 마 사건을 비롯해 감정과 인간의 정의에 대한 문제가 일어난 적이 있어 인기가 있었던 걸까?


 굉장히 뭐라고 말하기 힘든 만화 <불멸의 그대에게>. 판단은 여러분께 맡긴다.



*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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