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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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감상 후기]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 땅에 떨어진 명성과 지켜야 할 동료


 3월 신작 라이트 노벨 중에서 빨리 읽고 싶은 상위 랭크 작품인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을 드디어 읽었다. 지난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0권>에서 터진 커다란 위기를 벨이 어떻게 극복할지 무척 궁금했는데, 이번 11권에서 모든 시간이 긴박하게 흘러갔다.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 이야기 시작은 다이달로스 거리 사건 이후 뿔뿔이 흩어진 제노스와 하염없이 밤하늘의 달을 보는 검은 미노타우로스였다.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은 '토끼 몰락'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제목은 다이달로스 거리 사건 이후 추락한 벨을 상징했다.


 '리틀 루키'라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벨은 몬스터를 지키다 한순간에 명성이 추락하고 말았다. 그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많은 모험가가 조롱의 시선 혹은 경멸에 가까운 시선을 보냈다. 벨은 자신이 혼자서 그런 일을 벌인 것에 대해 힘들어했는데, 그 모습을 11권에서는 섬세하게 잘 그리고 있다.


 하지만 벨의 낙담은 오래가지 않았다. 동료들 덕분에 다시 기운을 차린 벨은 제노스들이 무사히 던전에 돌아갈 수 있는 작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우라노스, 헤르메스, 헤스티아, 헤파이토스 등의 신과  수하들의 힘을 빌려 이 작전은 류와 아이샤 등을 비롯한 거짓 모든 모험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로지 '벨 크라넬'이라는 한 소년을 중심으로.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은 도중에 호흡을 멈추고 쉴 부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벨이 펠즈의 마법 도구를 빌려 아이즈의 감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하는 동안 핀의 작전과 남몰래 움직이는 프레이야 파밀리아의 움직임이 연이어 그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과정에서 약간 쉰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는 벨에게 자꾸 여성들이 차례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류와 아이샤를 비롯하여 나자, 아이네까지 모이게 되면서 벨과 여러 해프닝을 겪는다. 그것을 지켜보는 아이즈의 모습이 굉장히 재밌었다.


'또또…… 여자…….'

아이즈는 에이나가 벨과 접촉하는 모습을 또렷하게 지각하고 있었다.

'…………………계속 여자.'

마음속도 포함해 아이즈는 말이 없어졌다. 무릎을 끌어안고 쪼그려 앉은 채 빠안-히 소년의 하얀 머리에 시선을 보낸다. 아, 지금 '만만한 여자'라는 말 들렸어.

새빨개졌다가 창백해졌다가, 소년의 얼굴은 이리저리 바쁘게 바뀌었다.

사르륵, 금발을 어깨에서 떨어뜨리며 아이즈는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벨은…… 불량한 애야?"

그 직후, 소년의 비명이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본문 163)


 하지만 이렇게 잠시 숨을 돌리는 장면도 한순간이다. 벨이 아이즈의 감시망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류가 잠시 아이즈를 상대한다. 류와 아이즈의 대결은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 같았지만 이 부분은 자세히 그려지지 않아 굉장히 아쉬웠다. 비록 결과는 류의 패배였지만, 아이즈 또한 진심으로 승부했다.


 그렇게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전투가 곳곳에서 발발했다. 마검을 휘두르는 벨프를 비롯해서 류를 뿌리치고 달려온 아이즈와 맞서는 벨의 모습까지!! 어느 한 장면도 쉽게 넘어갈 수 없어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급격한 피로가 몰려올 정도였다. (웃음)


 개인적으로 하이라이트 중 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벨과 아이즈의 모습을 짧게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웃을 수 없는 사실에 웃으면서 벨은 가차 없는 아이즈의 검기를 노려보았다.

공격은 닿지 않는다. 반격은 스치지도 않는다. 자신의 외침을, 마음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

냉정한 그녀가 싫어졌나? 아니, 그렇지 않아.

전혀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그녀에게 화가 나나? 번지수 잘못 짚었어.

그녀의 검은 까마득히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현실과 이상의 벽을 벨에게 가르쳐준다.

벨이 품었던 망므은 그런 것이다. 비네를 구했던 결단은 그 정도로 가혹한 것이다

따라가야만 한다.

붙잡아야만 한다.

넘어서야만 한다.

무력함을 직시한 만큼 달려라. 기어올라라. 더 빠르게. 더 강하게.

"――!!"

등이 뜨거웠다. 등이 타오르고 있다. 등이 미칠 듯한 열망을 부르짖고 있다.

멀다. 이렇게 멀 수가. 알고 있었다. 하염없이 높다는 정도는.

그러니 따라잡아야 한다.

그 아이를 구하고 싶다는 이 마음과 함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벨은 부르짖었다. (본문 320)



 벨과 아이즈의 겨루기는 비네가 중간에 끼어들면서 멈추게 된다. 비네는 아이즈의 말에 반응하며 스스로 자신의 발톱과 날개를 뜯어내는데, 비네와 벨이 보여준 모습에 아이즈는 비로소 검을 멈추게 된다. 역시 사람이 무언가를 간절하게 호소하는 데 필요한 것은 그 진심을 보여주는 행동이다.


 벨은 비네를 함께 크로노스로 가는 입구에 데려준다.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헤르메스의 이상한 짓에 '뭐야? 이 새끼는!?'이라는 의문을 품는 것도 잠시, 곳곳에 뿌려진 복선이 비로소 한 개의 답이 되며 '영웅 회귀'의 장이 시작한다.


 제노스 일행과 마지막에 합류한 제노스인 검은 미노타우로스 아스테리오스. 그의 정체는 과거 벨이 영웅을 동경하며 한 발짝 내딛는 계기가 된 몬스터였다. 아스테리오스는 간절하게 벨과 재회와 재대결을 원하고 있었다. 아스테리오스와 벨의 대결이 <던전 만남 11권>의 최종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벨은 아스테리오스의 모습에서 헌터 딕스를 보았다.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던 아이즈를 보았다. 지키지 못해 한번은 재가되어 사라졌던 비네를 보았다. 자신의 무력함을 상징하는 존재들을 보았다.

라브리스 너머에 보이는 딕스의 창이, 아이즈의 검이, 비네의 눈물이 벨의 마음을 찢어발기는 미칠 듯한 선망을 일깨워주었다,

――강해지고 싶어.

이 호적수를 뛰어넘기 위해―― 무력한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강해지고 싶어.

이 호적수에게 승리하기 위해―― 이제는 아무 것도 잃지 ㅇ낳기 위해.

――강해져서,

영웅처럼.

소중한 무언가를, 소중한 누군가를 끝까지 지켜내는, 영웅처럼.

위선자라 매도를 사더라도, 현실에 짓이겨져도, 끝까지 저항하는 영웅처럼.

――나는.

영웅이, 되고 싶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벨은 포효했다.

한게 너머로 자신의 몸을 비집고 밀어 넣어, 새하얀 세계를 향해 가속했다. (본문 443)


 위 장면은 아스테리오스와 벨의 대결 중 일부를 옮긴 글이다. 아스테리오스와 벨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가는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 책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절대 당신이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명승부가 바로 11권에 기록되어 있다. 아아, 정말 몰입감은 최고였다!


 다시 한 번 더 강하게 영웅이 되길 갈망하는 벨은 앞으로 어떤 성장을 하게 될까? 그가 걷는 영웅담은 비극의 길일지도 모른다. 오늘 라이트 노벨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1권> 후기는 이쯤에서 마치고자 한다. 다음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2권>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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