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찍다 1권 후기, 카메라가 생기다
- 문화/만화책 후기
- 2016. 12. 6. 08:00
[만화책 감상 후기] 그녀를 찍다 1권, 우연히 카메라를 손에 넣었다
만화책과 라이트 노벨, 애니메이션을 접하면 자주 소꿉친구가 있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소꿉친구가 있는 게 아니다. 그 소꿉친구는 대체로 절세의 미소녀인 데다가 남자 주인공에게는 계속해서 새로운 플래그의 냄새가 짙은 히로인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오늘 읽은 만화책 <그녀를 찍다 1권> 또한 그런 이야기다. 남자 주인공 마에다에게는 '니이미'라는 절세의 미소녀 소꿉친구가 있고, 아이돌을 노리는 여동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번 1권에서 새로운 인물을 여러 명 만나게 되는데, 모두 하나같이 '미소녀다!'라는 감탄이 나오는 인물이다.
작품의 제목을 보고 어떤 작품인지 조금 궁금했는데, 이 작품은 우연히 아버지의 사용하지 않는 카메라를 받은 주인공이 카메라로 미소녀들을 찍는 이야기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미소녀 촬영을 주인공은 너무나 쉽게 해낸다. 무엇보다 카메라 하나 들었다고 이어지는 이벤트가 대박이었다.
<그녀를 찍다 1권>을 읽다 보면 '엄청 사건이 많은 하루였어. 카메라 하나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라며 하루를 회상하는 장면이 있다. 나는 그 장면을 읽으면서 너무나 강하게 "그런 일은 보통 없다고!"라며 딴죽을 걸어버리고 말았다. 만화라는 사실을 알아도, 역시 이런 반응이 나오게 마련이었다.
그녀를 찍다 1권, ⓒ미우
그녀를 찍다 1권, ⓒ미우
나 또한 DSLR 카메라를 구매해서 꽤 많은 사진을 찍고 다녔다. 평소에는 하늘 사진과 풍경 사진을 주로 찍었는데, 카메라를 구매해서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SoLa>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그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사진 찍는 일의 감동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글을 썼었다.
참,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거치지 않은 부분이 없는 것 같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는 이유도 애니메이션의 영향이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예전에 접한 만화 블로거의 영향이고, 피아노를 취미로 하는 것 또한 애니메이션의 영향이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되어버리는 걸까?
문득 웃음을 지으며 여러 상상을 해보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녀를 찍다 1권>의 주인공처럼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을 거라는 건 분명했다. 카메라를 들고 미소녀 혹은 미인의 사진을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는 레벨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현실에서 그런 일을 했다간 바로 고소를 당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를 찍다 1권> 주인공은 느닷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며 '셔터 찬스!'라며 이래저래 좋은 사진을 많이 찍는다. 아이돌을 노리는 여동생 카노와 그녀의 친구인 리듬체조를 하는 마이가 함께 있는 사진을 몇 번이나 찍는데, 만화를 보면서 '아아, 나도 저런 사진을 찍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다.
그녀를 찍다 1권, ⓒ미우
그녀를 찍다 1권, ⓒ미우
<그녀를 찍다 1권>은 그렇게 주인공 마에다가 우연히 아버지에게 받은 DSLR 카메라를 가지고 미소녀의 사진을 찍고, 미소녀와 플래그를 착착 세워나가는 이야기다. 말주변이 없는 그의 주변에는 손에 꼽는 미소녀 소꿉친구가 두 명이나 있었고, 사진부와 포토부로 경쟁하는 미소녀 선배 또한 있었다.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에게 주어지는 셔터 찬스는 일반인이 절대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셔터 찬스다. 그저 카메라를 하나 우연히 들었다고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이것은 마치 <투 러블 트러블 다크니스>에서 보는 유우키 리토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여성들의 연쇄 작용 같았다. (웃음)
어쨌든, <그녀를 찍다 1권>은 여러 플래그가 꽂히는 장면을 남기면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는 장면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진 나는 오로지 책 사진을 찍는 것밖에 일이 없지만, 언젠가 주인공처럼 저런 이벤트를 겪어보고 싶다. 일생의 소원이다. (웃음)
오늘은 여기서 만화책 <그녀를 찍다 1권> 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진 남자 오타쿠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만화, 하지만 보면 '내가 이러려고 카메라를 취미로 했나 자괴감이 든다.'는 말이 나오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볼지 안 볼지는 당신의 몫이다. 아하하.
*이 작품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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